반도체용 소재를 이용한 인공 세포막이 개발돼 디옥시리보핵산(DNA) 염기서열 해독 등 관련 연구에 새 길이 열릴 전망이다.
서울대 재료공학과 김기범 교수 연구진은 '나노포어'(nanopore)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최근 이온 트랜지스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나노기공(氣空) 등으로 불리는 나노포어는 머리카락의 약 1천분의 1 두께인 박막에 뚫린 미세한 구멍을 말한다.
연구진은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질화규소(SiN)로 100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두께의 박막을 만들고 집적회로 패턴 기록 등에 사용되는 전자빔 리소그래피와 원자층 증착(蒸着) 공정을 이용해 1~2나노미터 크기의 균일한 나노포어들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에 그치지 않고 박막 안에 전극 역할을 할 질화티타늄(TiN) 막을 삽입, 나노포어 벽의 표면전하를 조절함으로써 구멍을 통해 흐르는 이온의 흐름을 선택적으로 제어하는 이온 트랜지스터를 구현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반도체용 소재와 기술을 이용해 생물의 세포막을 모방한 것이다. 생체는 세포막을 통해 이온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데 이를 이용하면 이러한 신호를 전기적으로 분석ㆍ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단계로는 이온뿐 아니라 DNA 등 생체분자의 운동을 전기적으로 제어하는 연구를 진행할 것이며, 이는 고체 소자를 통한 DNA 염기서열 해독 연구에 큰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회지 '나노레터' 5월판에 게재됐으며 'NPG아시아매터리얼스(NPG Asia Materials)' 7월판 하이라이트 연구결과로도 선정됐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황철환 기자
- hwangch@yna.co.kr
- 저작권자 2009-08-26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