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농업인에게 휴대전화 문자가 날아왔다.
"귀 과수원에 복숭아순나방 55마리가 발생했습니다. 28일 적용약제 살포가 필요합니다"
과수원 해충 방제에도 유비쿼터스 시대가 도래했다.
농촌진흥청은 과수원이 아닌 집이나 외출 중에도 해충 발생 상황을 바로 알 수 있는 '유비쿼터스 기반 무인 해충 발생 감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우선 '성(性)페로몬 트랩'을 기반으로 한다.
곤충은 '페로몬(pheromone)'이라고 부르는 각종 호르몬을 통해 행동 반응이 좌우되는데 농진청은 이중 성 페로몬을 이용, 과수원에 주로 발생하는 '복숭아순나방', '사과애모무늬잎말이나방', '사과문의잎말이나방', '사과굴나방' 등 나방류 해충 6종의 발생시기와 방제적기를 미리 알 수 있는 덫을 1998년 개발했다.
지금까지는 농업인이 5일 간격으로 덫으로 가 눈으로 해충 발생 여부를 확인했지만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성페로몬 트랩 내부에 카메라를 설치해 유인된 해충의 이미지를 촬영한 다음 무선 인터넷망을 통해 바로 서버 컴퓨터에 전송도록 설계됐다.
해충의 이미지를 전송받은 서버 컴퓨터는 내장된 프로그램으로 이미지 변환 과정을 거쳐 자동으로 해충의 밀도를 파악한다.
이렇게 파악된 해충 밀도를 경제적 피해 허용기준을 근거로 분석, 대상 해충의 방제 여부와 방제 시기를 농업인에게 휴대전화 문자로 알려준다.
농진청은 경북 영주와 청송 등 전국 8개 지역 사과 과수원에 이번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곧 같은 나방류 해충이 발생하는 배와 복숭아, 자두, 매실 등 작목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강상조 원장은 "이번에 개발된 감시 시스템은 농업인이 정확한 예찰로 최소한의 농약 살포를 통해 해충을 방제할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농약비 절감은 물론 안전한 농산물 생산에도 도움을 준다"며 "앞으로 기후 온난화에 따른 해충의 변화상을 신속 정확하게 모니터링하는 기반 시스템으로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수원=연합뉴스 제공) 신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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