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적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피부에서 떼어낸 세포로 유전자 결함을 고친 뒤 이를 줄기세포로 전환, 다시 환자에 재이식하는 치료법이 개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라 졸라에 위치한 소크연구소 생명연구부 후안 카를로스 밸몬트(Juan Carlos Izpisua Belmont)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달 31일자 <네이처(Nature)>에 ‘Disease-corrected haematopoietic progenitors from Fanconianaemia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라는 제목으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유도된 다중효력 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iPS)를 이용한 이번 치료법이 고안됨에 따라, 유전적 결함에 의한 각종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됐다. 연구팀은 또 일반 세포조직의 상태를 역으로 돌려 잠재적인 줄기세포로 전환하는 기술도 처음 선보였다.
아직 임상적인 성공가능성은 미지수이지만, 관련 분야 연구자들은 많은 유전적인 문제에 따른 질환을 효과 있게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반기고 있다.
소크연구소 생명연구부는 유전성 소아 악성빈혈인 판코니 빈혈 등 골격계 질환과 골수 이상, 암 전이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다. 연구팀은 관련질환을 가진 6명의 환자들로부터 피부 세포를 떼어내, 질환의 상태를 관장하는 결점 유전자를 바이러스를 통해 기능적으로 복제했다.
연구팀은 셀 프로그래밍(cell programming) 기술로 복제된 세포를 교정한 뒤, 줄기세포로 전환시켜 어떤 조직형태로도 키울 수 있도록 2년 동안 배양했다. 유전자 결함이 제거된 세포를 원 세포를 제공한 환자에게 이식, 문제가 있는 혈액세포를 건강한 혈액세포로 대체하는 방법이다.
면역체계 의한 거부반응 없어
연구팀은 iPS 세포로부터 혈액으로 분화되는 원천 세포를 배양한 뒤, 이를 환자의 등에 이식해 건강한 혈액세포를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iPS 재프로그래밍이라고 알려진 이 방법은 배아세포의 발달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하면 유전적 표현을 하는 세포의 패턴을 성인세포보다 활성화된 배아세포와 비슷하게 발현시킬 수 있다.iPS 세포 연구는 두 가지 이유에서 매력적인 연구방법이다. 배아줄기세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 배아 채취에 따른 윤리적인 논쟁을 피할 수 있다. 또 환자 자신의 몸에서 얻은 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면역체계에 의한 거부반응이 없다.
연구팀은 그러나 아직 이를 임상적으로 사용하는 데는 부적합하다고 밝혔다.이식한 세포가 종양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피부세포를 재프로그래밍화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바이러스성 전이유전자가 여전히 세포의 DNA에 남아 세포분화단계에서 활성화되면 암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최근 몇 주간의 관련 연구에 따르면, 다른 과학자들이 바이러스를 통하지 않고 iPS 세포를 만드는 두 가지 새로운 방법을 발표해 이 같은 우려가 줄어들고 있다.
연구자들은 밸몬트 연구팀의 치료법이 임상에 응용하는 것보다 개념 정립를 한 데 더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연구의 접근방법이 유전자 결함에 의한 각종 질환에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첫번째 목표가 되는 질환은 혈액관련 질환이지만, 연구가 심화되면 보다 복잡한 유전적 문제도 교정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 박상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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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9-06-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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