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 침팬지가 포획한 고기를 암컷에게 나눠주고 그 대가로 오랜 기간에 걸쳐 교미 관계를 유지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BBC 등 영국 언론들은 8일 독일의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가 코트디부아르의 타이 국립공원에 있는 야생 침팬지들에 대한 추적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포획물을 암컷과 공유하는 수컷 침팬지의 경우 그렇지 않은 '이기적인' 수컷에 비해 2배가량 자주 짝짓기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처럼 '교미와 고기를 교환하는 행위'가 단기간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과거에도 침팬지들이 '교미와 고기를 교환한다'는 가설이 있었지만 고기를 주고 곧바로 일회성 교미를 하는 것으로 여겼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 따르면 암컷이 생식능력이 없을 때 수컷이 포획한 고기를 사이 좋게 나눠 먹고 암컷이 생식능력이 있을 때에는 교미하는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고기를 주고 바로 교미를 한다기보다는 장기적인 관계 속에서 고기와 교미를 주고받는 관계가 이어간다고 연구팀은 결론지었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티나 고메스는 "침팬지가 교미를 위해 고기를 나눠주고 그것도 일시적이 아니라 매우 오랜 기간 관계를 형성한다는 점이 새로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기는 침팬지에게 매우 중요한 영양 공급원이지만 암컷은 사냥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고기를 구하기가 어렵다"라며 "하지만 수컷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암컷들은 에너지를 소비하지도 않고 사냥에 따른 잠재적인 부상 위험에 노출되지도 않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대학의 마이클 거번 교수는 "침팬지 사회에서 암컷과 수컷이 고기와 교미를 교환하는 행위를 오랜 기간에 걸쳐 유지한다는 사실은 인간들이 특정 상대방과 오랜 관계를 유지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며 "침팬지 연구에서 과거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런던=연합뉴스 제공) 이성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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