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색깔로 잘 알려진 호금조(胡錦鳥) 암컷은 짝짓기 상대와 자신의 색깔이 다르면 수컷 새끼를 더 많이 낳기로 결정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호금조는 머리 색깔이 붉거나 검은데 짝짓기 상대로 머리 색깔이 같은 짝을 선호한다.
이는 붉은 색이나 검은 색이 선명할수록 유전적으로 우수한 새끼를 얻을 수 있는 반면 색깔이 흐릿한 새끼, 그 중에서도 암컷 새끼는 매우 어린 나이에 죽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로 설명된다.
호주 매커리 대학 연구진은 색깔이 다른 상대와 짝짓기를 한 암컷은 수컷 새끼를 많이 낳음으로써 이런 불리함을 극복한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호금조들은 상대의 머리 색깔만 보아도 유전적으로 유리한 지 아닌지를 알 수 있으며 같은 색깔의 수컷과 짝짓기한 암컷이 낳은 알에서는 훨씬 건강한 새끼들이 태어난다.
연구진은 머리 색깔이 다른 상대와 짝짓기한 암컷 호금조는 새끼의 생존률을 높이기 위해 성을 미리 결정하며 그 결과 70%의 알에서 수컷 새끼가 깨어난다고 밝혔다.
반면 색깔이 같은 상대와 짝짓기한 암컷이 낳는 알에서는 암컷과 수컷이 깨어나는 비율이 반반씩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호금조 암컷은 색깔이 다른 수컷과 짝짓기하기를 무척 싫어하지만 적합한 상대가 없을 경우엔 이런 방법으로 불리한 상황을 최대한 유리하게 조절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과연 암컷이 새끼의 성비 결정권을 장악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붉은 머리 수컷을 친환경 염료로 검게 염색했는데 그 결과 이 수컷과 짝짓기한 암컷은 암수 동수의 알을 낳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새가 알의 성을 어떻게 결정하는 지는 "큰 수수께끼"라면서 "호르몬이 어떤 역할을 하지 않을까 추측은 하지만 이는 검증이 필요한 가설"이라고 말했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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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9-03-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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