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곡물생산지의 작황이 좋지 않아 전 세계적인 식량위기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고 고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식량 가격 등급에 따라 세계 각지에서 증산 노력이 펼쳐지고 있지만 주요 곡창지대의 일기불순으로 작황이 좋지 않아 잘해야 평년작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10일 전했다.
미국의 경우, 올해 곡물 경작면적이 3억2천400만에이커로 지난해에 비해 400만에이커 증가했지만 곡창지대인 아이오와와 위스콘신, 미네소타주가 지난해 홍수피해를 입은 데 이어 인디애나와 일리노이주에서도 일기불순이 이어지면서 옥수수와 대두 재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내 대두 파종이 지난해에 비해 16% 정도 감소한 상태이며 전체 쌀 생산량의 근 50%를 담당하고 있는 아칸소주의 쌀 작황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칸소 쌀재배농협회의 하비 호윙턴은 현재의 상황은 분명 기대했던 것만큼의 쌀 생산이 힘들어 보이는 상태라고 말했다.
농무부도 전날 이미 옥수수가 무성하게 자라 있어야 하는 시기임에도 아직 10분의 1 정도는 싹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밝혀 올해 옥수수 생산량이 기대치에 못 미칠 것임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와코비아의 곡물 애널리스트인 빌 넬슨은 전반적으로 파종이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로 인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무부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지프 글로버도 미국 내 곡물생산량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 이에 따른 국제적인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은 국제 옥수수 거래량의 60%, 대두의 3분의 1일 정도를 공급하고 있으며 밀과 쌀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25%와 10%에 달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남서부와 남동부 일부를 제외한 광범위한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뭄으로 인해 곡물생산량이 예년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호주 밀재배농협회의 보브 이플라는 가뭄으로 인해 많은 재배농이 밀을 파종하지도 못한 상태라면서 이로 인해 올해 수확량이 예년 평균치를 밑돌면서 연 평균 1천700만t에서 1천800만t에 달했던 수출물량도 500만t에서 1천500만t으로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도 당국이 곡창지대인 남부지역 쌀과 밀 재배농에 향후 10일 간 악천후가 예상됨에 따라 가능한 한 빨리 수확에 나설 것을 권고하는 등 생산차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기후 조건 악화 뿐만 아니라 디젤과 비료 등이 가격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올해 곡물생산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라면서 주요 곡물의 공급량이 10년래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는 상태여서 만약 올해 곡물생산이 차질을 빚는다면 큰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식량위기가 발생하면서 빈국들의 농업생산량 확대보다는 농산품을 살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는 기존 전략을 재고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과 같은 국제기구들이 그동안 자급 자족형 농업이 경제발전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판단 아래 농업투자 확대보다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심의 경제발전 모델을 수혜국에 강요해 왔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 등과 같은 거대신흥경제권의 곡물 수요가 증가를 발판으로 곡물가가 급등, 세계 식량시장의 수급상황이 변화하면서 이제는 농업을 경제부흥이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재부상하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 (뉴욕=연합뉴스 제공) 김계환 특파원
- 저작권자 2008-06-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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