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 되면서 춘곤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히 점심만 먹고 나면 눈꺼풀이 천근만근 무거워 자신도 모르게 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잠을 쫒아내기 위해 세수를 하고 커피를 마셔보지만 역부족이다.
봄이 되면 몸에 힘이 없고 졸리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 이유에 대해 살펴보자.
춘곤증은 의학적으로 신체가 계절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일시적으로 생기는 생리적 부적응 현상을 말한다. 일종의 계절병인 셈이다. 특히 춘곤증은 충분히 수면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졸음이 쏟아지는 경우가 많고 권태감으로 인해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보통 3월 중순~4월초에 주로 나타나는데, 길게는 5월까지도 지속되는 사람들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주로 춘곤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평소 운동이 부족한 사람, 과로가 겹친 사람, 고연령층일 경우 심하다.
이 증후군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바로 좋아지는데, 그 자체가 질병은 아니지만 간염·결핵 등 증세가 비슷한 다른 중요한 질병의 초기 신호일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증세가 계속될 때는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도 춘곤증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추운 겨울철 움츠렸던 인체가 환경변화로 인해서 생체 리듬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봄이 되면서 일조시간이 길어지고 기온이 상승하면서 근육이 이완되어 나른함을 느끼게 된다는 것. 또 외출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단백질·비타민·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하는데, 이를 충분하게 섭취하지 못해서 나타날 수도 있다.
춘곤증은 피로감, 졸음 외에도 식욕부진·소화불량·현기증 등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겨울철에 긴장했던 근육·혈관·심장 등 활동이 갑자기 왕성해지면서 일을 하지 않는 데도 몸의 에너지 소비가 많아지기 때문에 피부의 온도가 자연적으로 상승하기도 한다.
가끔씩은 불면증, 손발 저림, 두통, 눈의 피로 등 무기력 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갑자기 식욕이 없어지고, 기운이 없으며, 가슴이 뛰고 얼굴이 달아오르는 등 갱년기 증세와 비슷한 신체적 변화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신체가 피로 하지 않도록 뇌의 활동을 돕는 단백질·비타민·무기질 등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음·지나친 흡연 및 카페인 등의 섭취를 피하면 춘곤증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충분한 수면과 함께 아침식사를 거르지 말고, 과식은 피하며, 가벼운 운동을 통해 근육을 풀어준다.
영양 측면에서 봤을 때는 보리·콩·달걀·시금치·돼지고기·깨·붉은팥·강낭콩·땅콩·잡곡밥 등 비타민 B와 과일·채소·냉이·달래·쑥갓·미나리·씀바귀 등 비타민 C가 많고, 입맛을 돋울 수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 가벼운 운동도 춘곤증을 날리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피로는 과로할 때만 아니라 운동량이 부족할 때도 생긴다. 10분에서 30분 가량 팔을 힘차게 흔들며 빨리 걷기를 하루 두세 번씩 하는 정도로도 정신적 스트레스와 몸의 노폐물을 없애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오히려 피로가 더 쌓일 수 있다. 또 평소 잘 쓰지 않아 굳어 있던 발목, 손목, 무릎, 어깨 등에도 무리가 갈 수 있다. 직장에서는 1시간에 한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 전신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장기간 피로 해소 안된다면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갑상선질환, 당뇨, 빈혈, 심장질환, 우울증, 자가 면역성 질환, 암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이다. 피로가 수주일 이상 지속되고 쉬어도 피로감이 해소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몸무게가 급격히 빠지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혹시 다른 질병이 있는 것은 아닌지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 박지환 객원기자
- daebak@heraldm.com
- 저작권자 2008-05-16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