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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강봉 편집기획위원
2008-05-14

[쟁점] 바이오산업구조 기형적인가? 생명.보건 분야 국가 R&D 투자전략 세미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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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부 출범과 함께 생명과학 및 공학 분야 R&D 투자에 대한 평가가 양 극단으로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이와 관련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바이오벤처협회, 생명공학연구협의회는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생명.보건 분야 국가 R&D투자전략’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토론회에서 나온 발언들을 현장 취재했다.

최근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산업 생산규모는 2조7천억 원으로 지난 1995년 2천400억 원에서 연평균 28%씩 증가했다. 또 정부가 관련 산업에 연간 수천억 원에서 1조원에 달하는 연구비를 책정하면서 연구 성과도 크게 신장했다.

그러나 최근 5년 간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의 연평균 영업 이익률은 0.7%에 불과했는데 이는 연구개발비에 비해 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미흡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다수 연구가 상업화 여부가 불투명한 줄기세포 연구 등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녹십자 장종환 부사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전 세계적으로 많이 팔리는 약이 리서치 없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었겠느냐”며 리서치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리서치만 강조하고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경우 결국 국내 연구 성과가 대부분 해외 다국적 제약사로 넘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만남 유럽, 일본 등의 바이오 전문가 조언대로 “열심히 연구해서 결국 ‘남 좋은 일만 하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연구 성과도 중요하지만 리서치를 통한 제품 개발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중시하고, 국내 바이오 R&D 정책을 수행해줄 것을 주문했다.

장 부사장은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제약사 사례를 들어 “지금과 같이 제품 개발을 제약사 스스로 알아서 하라고 하는 풍토에서는 막대한 정부지원과 함께 스스로 자금력을 갖추고 있는 선진국 다국적 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선진국 업체들처럼 명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나치게 낮은 의약품 가격, 적은 규모의 지원 체제 등으로 인해 신제품 개발을 포기한 가운데 그동안 축적해온 높은 수준의 연구 성과들을 외국으로 내보내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며 정부, 민간 모두 리서치와 함께 개발 쪽에 충분한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줄 것을 촉구했다.

벤처기업 ‘리젠 바이오텍’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는 배은희 국회의원 당선자도 “신제품 개발을 위해 투자받은 돈의 절반 이상이 외국으로 나가더라”며 “R&D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외국 제품을 사다 써야 하는” 지금의 실정을 크게 우려했다.

바이오 분야의 많은 해외 기업들이 한국을 큰 수출 시장으로 인식하고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는 현실을 걱정하면서 지금과 같은 기술 부족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이오산업을 적절히 조율할 수 있는 전문가 육성과 함께, 한국을 바이오 강국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전략적 바이오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정선 바이오벤처협회 회장(서울의대 교수)는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에 있어 ‘완벽한 실패’가 판명 났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엄청난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EU의 사례를 들면서, 비록 많은 시간이 걸림에도 불구하고 5~10년 후에는 세계 바이오 시장이 1천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인구 증가, 고령화 현상 등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바이오 시장규모가 급속히 확대될 것이라는 미래 전망에 비추어 지금의 바이오 투자가 과잉투자라는 주장은 현실성이 없는 무책임한 주장이라는 것.

문제는 정부가 비전을 갖고 올바른 방향으로 바이오산업을 육성해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는 것이라며 교육과학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가족부 등 관련 부처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벤처 기업 등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설 자리를 확보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방청한 정부 관계자들은 현재 정부가 새로운 바이오 R&D전략을 만들고 있으며, 오는 6월 말이면 그 윤곽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새로운 기술평가시스템과 펀드시스템, 연구와 개발 협력 시스템 등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에 있는데 ‘합성의약품’ 생산을 위한 R&D 지원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강봉 편집기획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08-05-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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