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9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에서 뇌의 신비를 벗기기 위한 ‘월드사이언스포럼 2008 서울'이 개막돼 이틀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우리나라 과학대중화에 앞장서온 사이언스타임즈는 개막식과 함께 이 포럼에 참석한 세계적인 뇌 과학 전문가들의 강연과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월드사이언스포럼 2008’ 시리즈 기사를 마련했다.
YTN 표완수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뇌는 수백만 년에 이르는 인류 진화의 힘이며 미래의 블루오션”이라고 지적하면서 “뇌 과학은 무한한 창조의 첫걸음으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우리의 중요한 과학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표 사장은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독일은 이차대전 패전으로 비행기를 만들 수 있는 길이 좌절됐지만 대신 자동차 개발에 전념해 폐허 속의 독일 경제를 반석위에 올려놓았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적 의지와 합의가 어우러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표 사장은 “그러나 이제 현실은 애국심만으로는 불가능하며 과학을 소중히 여기고 존경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하고, 그래서 과학과 국민과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꾸준한 유대감을 지속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행사가 국민과 과학을 연결시키는 징검다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 “뇌 분야 7대강국으로 진입하도록 지원할 방침”
이명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과학기술은 인류문명을 이끌어 온 원동력으로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도전과제가 인간의 뇌로 뇌의 신비가 밝혀지면 치매와 파킨슨병과 같은 뇌질환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뇌는 지식기반의 원천이 아니라 신의 영역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뇌 연구가 미래 성장 동력 창출에 기여하고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7대 강국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브레인 파워, 지식 창조의 힘, 뇌’를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는 197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제럴드 에델만 박사와 양전자단층촬영장치(PET) 개발자인 가천의대 조장희 석좌교수 등 뇌 전문가 30여 명이 참여해 뇌 과학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했다.
인간의 의식연구에서 세계적 권위자로 의식 발생에 대한 이론을 제시한 에델만 박사는 ‘물질인 뇌가 어떻게 의식과 상상력이 되는가’라는 기조강연에서 복잡한 신경조직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의식을 만들어내는지 설명하고 의식을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어 조장희 박사는 “뇌 연구의 발전으로 PET와 자기공명영상장치(MRI)와 같은 첨단 기술을 통해 뇌를 손상하지 않고 뇌 조직의 세세한 부분들이 어떻게 생기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 수 있게 됐다”며 뇌졸중과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같은 뇌질환의 조기진단 가능성을 제시했다.
미국 MIT의 서베스천 승 교수는 ‘똑똑한 뇌 만들기’ 세션에서 뇌 신경 연결지도인 ‘커넥톰(Connectome)’이 뇌의 기능과 구조를 완벽하게 밝혀낼 수 있는 과학적 보물을 안겨 줄 것이라고 전했다.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아들도 참가
한편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아들 론 레이건 씨는 위대한 미국을 이끌어 온 아버지를 지켜보면서 느낀 감정과 경험을 소상하게 전하면서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채 죽어가는 알츠하이머의 심각성을 생생하게 전했다. 그는 또한 한국의 알츠하이머 환자와 가족들에게 위로를 전달했다.
30일에는 ‘뇌’와 ‘개미’ 등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특별 세션을 통해 뇌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무한한 인간 상상력에 대한 기발한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예일대 이대열 교수는 신경과학과 경제학을 접목한 신경경제학에 대해 발표한다.
30일 오후에는 과학고 학생 460여 명이 참석해 포럼에 참석한 세계적인 뇌 과학자들과 직접 만나 진솔한 대화와 토론을 벌이고 지식을 교환하는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 김형근 기자
- hgkim54@naver.com
- 저작권자 2008-04-30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