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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형근 기자
2008-04-16

화투·조기교육 … ‘치매’의 지름길? 서유헌 교수, 스트레스성 치매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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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신체기관처럼 뇌도 계속 써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쓰면 뇌도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가 염려하는 치매에 걸릴 확률도 높아지는 거죠.”



기존의 상식과는 달리 국내 최초로 스트레스가 치매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서울대 의대 서유헌 교수는 한국과학문화재단과 한국훔볼트회가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주최한 ‘2008 국제학술문화포럼’에 참석, “머리를 너무 많이 쓰는 것은 오히려 뇌의 건전한 활동을 악화시켜 치매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화 치매보다 스트레스 치매가 늘고 있어”

치매정복창의연구단장이기도 한 서 교수는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른 편의성의 증가 때문에 머리를 쓰지 않아 치매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뇌를 많이 쓰면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치매를 불러올 확률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뇌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도박의 경우를 일례로 들면서 “화투나 트럼프 등 도박을 하는 사람은 머리를 많이 쓰기 때문에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돌지만 사실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지적하면서 “머리를 혹사시키는 도박은 치매의 지름길”이라고 꼬집었다.

“머리를 많이 쓴 도박은 치매의 지름길”

서울대 삼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날 포럼에서 서 교수는 ‘치매의 병인과 치료’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그 동안 치매는 노화에 의해서만 진행되는 현상으로 보았지만 스트레스로 인한 장애로 치매가 늘어나고 있다”며 “과도하게 머리를 쓰는 것은 뇌 건강에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최근 일고 있는 우리나라의 조기교육과 대학입시 열풍을 꼬집었다. 청소년들의 과도한 학습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어릴 때 학생들에게 뇌를 혹사시키지 말 것을 요구했다. 혹사시키면 나이가 들어 그 효과가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뇌의 발달에 맞춰 단계적이고 균형 있는 학습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너무 어릴 때부터 뇌를 혹사시키고 있다”며 “당장에는 좋은 결과를 내놓을지 모르지만 결국 그 문제점은 드러나게 마련”이라고 서 교수는 전했다.

서 교수는 늘고 있는 평균수명에 대해서도 “65세 인구의 10%가 치매에 시달리고 있으며, 65세에서 5세가 증가할수록 2배가 증가하고 85세가 되면 약 반 수가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치매의 극복 없이 오래 산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에 치매인자에 걸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기교육, 뇌 스트레스를 일으켜 나중에 치매로 갈 수 있어”

서 교수는 “뇌를 건물과 비교하면 1층은 생명의 뇌, 2층은 감정과 본능의 뇌, 3층은 지식의 뇌라고 말할 수 있다”며 “그러나 2층과 3층의 뇌가 모두 골고루 발전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요즘 사람들은 3층의 발전에만 치중해 뇌가 너무 혹사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누군지조차 모른 채 죽어가는 치매는 가장 무서운 21세기의 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

서 교수는 치매를 예방하고 건강하게 오래살기 위해 뇌 건강 십계명을 들려 주었다. 많이 해야 할 6가지(六多)와 해서는 안 될 4가지(四不)를 합해서 10가지다.

◆치매예방을 위한 뇌 건강 10계명

(많이 해야 할 6가지)
1. 많이 읽어라. (머리를 쓰고, 뇌 운동을 하라.)
2. 많이 움직이고 운동하라. (손, 발 몸을 열심히 움직여라)
3. 격리를 피하라. (사회활동을 많이 하면서 친구를 많이 사귀어라.)
4. 많이 씹어라. (오감을 훈련할 수 있다.)
5. 많이 웃어라.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고를 가져라.)
6. 우뇌(전뇌)를 많이 쓰라.

(해서는 안 될 4가지)
7. 스트레스를 피하라. (뇌를 혹사하지 말라.)
8. 뇌 손상을 피하라. (의식을 잃은 경험이 있으면 치매발병률이 높다.)
9. 알코올, 담배, 불필요한 약물, 알루미늄을 피하라.
10. 당뇨, 고혈압, 비만 등과 같은 생활습관에서 오는 병들을 피하라.

한편 서 교수는 지난 2006년 국내 최초로 스트레스를 장기적으로 받으면 독성단백질인 과인산화된 타우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와 C단 단백질 등의 독성 단백질이 뇌 속에 쌓여서 신경세포를 파괴하고 결국 치매를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를 밝혀내 스트레스가 치매의 원인이란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김형근 기자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08-04-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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