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과대학교 남홍길(50세) 교수팀은 국가핵심연구센터(NCRC)의 사업으로 개화시기를 조절해 봄에 꽃이 필 수 있게 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꽃이 봄에 피어나는 이유는 생물체가 일정한 주기로 외부 환경 변화를 미리 인지해 대처하는 ‘생체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체시계는 동·식물의 호르몬 분비, 수면, 광합성, 성장 등의 리듬을 조절하고 식물에서는 연중 개화시기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꽃을 피우기 위한 생체 시계가 봄에 맞춰져있기 때문에 꽃은 봄에 핀다’고 말할 수 있다.
생체시계 유전자들은 코사인 함수와 같이 하루를 주기로 진동을 이루는데, 생체 시계 진동은 진동의 주기, 크기(진폭), 지속성 등에 따라 다른 특성을 보인다.
그러나 생체 주기 진동 조절에 대한 이해는 아직 세계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남홍길 교수는 애기장대에서 생체 시계의 진동 특성 중 진동 주기만을 주로 조절하는 유전자를 발견하고 그 특성을 규명했다.
남 교수는 이 유전자를 ‘피오나1번(FIONA1)’이라고 명명했다. 이는 영화 ‘슈렉’ 시리즈에서 환경에 따라 하루 주기로 밤낮으로 모습이 바뀌는 여주인공 ‘FIONA 공주’의 이름에서 빌려온 것이다.
과기부는 “남 교수의 이번 연구는 식물에서 식물 생체 진동 조절의 원리를 푸는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생체시계 주기가 계절의 변화에 따른 꽃 피는 시기를 정확히 인지하는데 관여하는 원리를 밝히는 초석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식물 분야 최고 권위지인 플랜트 셀(Plant Cell)지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용 어 설 명
▲생체시계 = 생명체 내에 존재하는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분자적 기전으로 외부의 환경의 변화가 없는 조건에서도 약 24시간을 주기를 유지하면서 생체 활성 리듬을 조절 하는 내제적 기작.
▲애기장대= 십자화과 식물로, 학명은 Arabidopsis thaliana이다. 고등 식물 중에 최초로 게놈 염기 서열이 분석이 완료된 식물로 발아해서 다음 씨가 맺힐 때까지의 1세대 기간이 약 6주로 짧고, 화학물질을 쓰면 다양한 형태의 돌연변이체를 간단히 만들 수 있다.
또 크기가 작아서 유리 용기 안에서 쉽게 재배할 수 있고 게놈 사이즈가 작다. 이러한 이유로 식물 연구를 위한 모델 식물로 많이 활용된다.
▲크기(진폭)=생체 리듬의 활성을 나타내는 척도로 가장 높은(고점) 활성도와 가장 낮은(저점) 활성도의 차이를 크기 또는 진폭이라 한다.
▲주기= 생체 리듬의 반복성이 나타나는 데 걸린 시간으로, 고점이나 저점의 활성도가 반복되는 걸리는 시간으로 나타낸다.
▲지속성= 생체 리듬은 외부의 환경의 변화가 없을 시에도 계속 유지되는 현상을 나타내는 데 이를 지속성이라 한다.
- 우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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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8-02-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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