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제약업체인 화이자는 지난해 11월부터 대대적인 TV 광고를 벌이고 있다. 화이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섬유근육통(fibromyalgia) 치료제인 '리리카'(Lyrica)의 효능을 선전하는 광고다.
섬유근육통은 만성 근육통과 극심한 피로가 수반되는 원인불명의 질환.
보통 중년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며 미국 성인의 2-4%(약 1천만명)가 이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리리카는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섬유근육통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으며 제약업계에서 '차세대 블록버스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리리카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18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섬유근육통 치료제로 승인받기 전인 2006년에 비해 매출이 무려 50%나 급증한 것. 리리카 외에 다른 2종의 섬유근육통 치료제도 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섬유근육통 병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섬유근육통 치료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14일 보도했다.
섬유근육통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은 존재하지도 않는 병 때문에 수 백만명이 필요도 없는 약을 사먹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섬유근육통은 의학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병이 아니며 의사의 진단이 오히려 환자에게 심리적인 영향을 미쳐 통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섬유근육통도 아닌데 리리카를 복용할 경우 오히려 체중 급증, 현기증, 부종(浮腫)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1999년 섬유근육통 진단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정했던 '국립 류머티즘질환 데이터뱅크'의 프레드릭 울프 박사조차 "우리들 중 몇몇은 있지도 않은 질병을 찾아냈다고 생각한다"면서 "사람들에게 병을 주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할 정도다.
이런 논쟁에도 불구하고 미국 류머티즘학회와 FDA, 보험회사 등은 섬유근육통을 진단 가능한 질병으로 인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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