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민숭달팽이의 뇌에서 사람의 모든 주요 뇌질환에 관련된 것과 같은 유전자 100여종과 뇌 발육에 관여하는 600여종의 유전자가 발견돼 뇌의 비밀을 풀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에릭 캔들 교수 등 연구진은 세포생물학 전문지 `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이 민달팽이의 뇌세포 한 개만 보아도 1만여개의 유전자가 항상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면서 학습과 뇌질환의 진행은 고립된 현상이 아니라 여러 세포 안에 들어있는 많은 유전자들간의 상호작용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군소(Aplysia)라고도 불리는 이 민달팽이는 약 1천억개의 뉴런(신경단위)을 갖고 있는 사람과 달리 약 1만개의 커다란 뉴런으로 구성된 비교적 단순한 신경체계를 갖고 있어 1970년대부터 학습과 기억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밝히는데 널리 사용돼 왔다.
갯민숭달팽이는 이처럼 단순한 신경 구조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똑같이 뉴런에서 뉴런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학습하는 능력이 있는데 이들의 뉴런은 정교한 거미줄처럼 수천가닥이 서로 연결돼 있어 특정 뉴런끼리 소통하기 위해서는 신호가 정확한 길을 찾아야 하며 기억을 저장하기 위해서는 시냅스라고 불리는 통로가 강화돼야 한다.
과거 연구에서 학자들은 갯민숭달팽이의 뇌에서 이런 신경전달 통로지도가 한번 만들어지면 중요한 뉴런들을 연결하는 시냅스들에 표시를 해놓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기존 실험에서 갯민숭달팽이들은 두번째로 꼬집히면 특정단백질을 뉴런내 모든 시냅스에 방출하고 단백질이 표시된 시냅스에 도달하면 다른 분자들을 자극해 뉴런간 연결을 강화하는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새 연구에서 학자들은 이런 학습행위와 기억을 주도하는 유전자를 찾아내기 위해 이들의 중추신경계 유전자활동을 관찰, 학습과 관련된 특정 유전자들을 발견했는데 이 가운데는 지느러미를 끌어들이는 단순한 방어동작을 할 때 작동과 멈춤 기능을 하는 유전자도 포함됐다.
이른바 전사체(transcriptome)로 불리는 이런 소수의 유전자들은 복사돼 RNA 입자를 구성하며 세포 활동을 좌우하는 단백질 합성 명령을 전달하게 된다.
연구진은 "세로토닌 수용체 전부를 찾아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세포 내에서 이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어느 것이 학습 과정에 관여하는 지 알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밖에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 등 168종의 신경질환에 관련된 146종의 인간 유전자와 노화에 관련된 유전자들을 분석하고 갯민숭달팽이에서 같은 역할을 하는 유전자 106종을 발견했다.
이들은 이번 발견으로 신경 퇴행 질병을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치료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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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 저작권자 2007-01-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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