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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대공 객원기자
2006-11-22

사랑에 굶주린 수컷 고릴라 구하기 그들만의 총각 천국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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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공화국의 다섯 마리 수컷 고릴라가 그들만의 총각 서식지를 갖게 된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다. 이들은 최근 그들만의 ‘사랑’을 찾아 인근 마을까지 방황하던 터라 골칫거리였다. 이들 5마리의 수컷 고릴라는 무리 내의 우두머리 수컷 고릴라에게 쫓겨난 이후 암컷을 찾아 배회하기 시작했다.

이 고릴라들은 부시미트(bushmeat, 사냥한 야생동물의 고기)의 결과로 고아가 되었다가 그 뒤 불법적인 야생동물 시장에 팔렸다. 이후 고릴라 보존협회 등 자연보호자에 의해 구출되었다.


방황하는 로미오

콩고 오형제 - 얌보, 코라, 티티, 마시사, 뱅하 - 라고 이름 붙여진 이들 5마리의 수컷 고릴라는 존 아스피널 재단(John Aspinall Foundation, JAF)에 의해 지난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콩고의 레피니 야생동물 보호구역(Lefini Reserve)에 방생됐다. 이 보호구역은 뚜렷이 구분되는 두 가족이 무리를 형성하고 있는 19마리 고릴라들의 서식지이다. 각 무리는 우두머리 수컷 고릴라가 지배하고 있다. 이 ‘은빛등’(silverback) 우두머리 고릴라는 젊은 수컷 고릴라들의 도전을 물리치며 무리 내의 모든 암컷을 독차지한다.

JAF의 아모스 커리지 해외팀장은 “최근 몇년 내에 우리에게 온 고아 고릴라들의 대부분은 수컷”이라며 “이들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만한 충분한 암컷 고릴라가 없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이들 5마리의 수컷 고릴라들은 근처 마을로 사랑을 찾아 탐험을 시작했다.

커리지 팀장은 “젊은 수컷 고릴라는 암컷을 찾아 수 마일을 배회한다”며 “보호구역 내의 야생 고릴라는 1950년대부터 시작된 사냥으로 인해 거의 멸종했기 때문에 이들 5마리의 총각들이 보호구역 밖으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방황하던 로미오 고릴라들을 다시 포획한 존 아스피널 재단은 이들이 다시는 배회하지 않도록 그들만의 보호구역을 다시 만들기로 계획했다. 뱅하는 이렇게 조성된 고릴라 총각 서식지에 처음 자리를 잡았으며, 나머지 네 마리 고릴라들도 이번 겨울에 합류할 예정이다.

커리지 씨는 동물의 행복이 가장 큰 관심사라고 말한다. 그는 “이들 5마리의 고릴라에게 그들만의 서식지를 제공함으로써, 이제는 더 이상 마을 사람들과 고릴라 사이의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60 에이커는 수컷 고릴라들이 각자의 구역을 갖고 생활하기에 충분히 넓은 공간이므로 이들 간의 싸움도 없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존 아스피널 재단은 영국 사업가 존 아스피널(John Aspinall)의 유언에 따라 지난 2000년 설립된 야생동물 보호 재단이다. 존 아스피널은 생전에도 멸종해가는 야생동물과 희귀동물의 보존과 보호에 뜨거운 열정을 보였으며, 영국 켄트 지방에 이들을 위한 동물원을 마련했다. 현재 이 동물원에는 900마리의 야생동물과 60여의 서로 다른 종(species)이 보호되고 있다.

JAF는 현재 콩고와 가봉 지역에 100만 에이커에 이르는 야생동물 보호구역을 관리하고 있으며, 위기에서 구출된 각종 야생동물들은 재단이 보호하고 있는 구역으로 다시 돌려보내지고 있다.

김대공 객원기자
scigong@gmail.com
저작권자 2006-11-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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