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함께 습도가 80%를 넘는 날이 연일 계속되면서 안과병원에 안구건조증 환자들이 늘고 있다.
여름철에 안구건조증 환자들이 증가한 것은 살인적인 더위로 에어컨 사용이 늘어 실내가 건조해지면서 안구건조증이 악화되기 때문이라는 게 안과 의사들의 설명이다.
안구건조증은 눈물 생성량이 부족하거나, 눈물막의 구조가 불안정한 경우 또는 눈물의 증발이 많아지는 환경에서 눈 표면이 건조해지는 질환을 말한다. 눈이 뻑뻑하고 안구의 자극이 심해 충혈이 잘되는 게 특징이다. 형광등이나 햇빛 아래서 눈을 뜨기 힘들만큼 눈시림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고온다습한 기온 속에 때 아니게 메마른 눈과 싸워야 하는 안구건조증 환자들을 위해 `안구건조증 환자를 위한 여름나기 수칙'을 알아본다.
◇ 에어컨ㆍ선풍기 바람이 눈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 에어컨 바람은 안구건조증 환자에게 `눈물 도둑'이다. 하루 종일 가동되는 에어컨 바람은 실내 환경을 건조하게 만들어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킨다. 눈물의 증발을 막기 위해서는 실내온도 25~27℃를 유지하고 습도 역시 60%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한다. 덥다는 이유로 에어컨이나 선풍기 앞에 서서 차갑고 건조한 바람이 눈에 직접 닿게 하는 것은 당연히 금물이다.
◇ 외출할 때는 선글라스로 자외선과 바람 피해야 = 자외선 지수가 9까지 치솟는 여름에는 자외선에 의한 안구 손상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안구건조증 환자들은 빛에 민감하기 때문에 여름이 되면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눈부심을 겪는다. 외출 시에는 창이 넓은 모자나 자외선 차단기능이 있는 UV코팅 선글라스를 착용해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해 줘야 한다. 또한 선글라스는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는 바람을 막는 효과도 있다.
◇ 유행성 결막염 등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 = 휴가철이 끝나갈 즈음 유행하는 유행성 결막염 역시 안구건조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결막염이 생기면 우리 몸은 T 세포라고 불리는 면역 세포를 분비해 염증과 싸우게 한다. 그러나 T 세포가 과다하게 분비되면 안구가 손상돼 안구건조증이 유발될 수 있다.
◇ 컴퓨터 모니터는 눈높이 보다 낮춰야 = 컴퓨터, 독서 등의 작업은 눈 깜빡임 현상을 줄여서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컴퓨터 모니터를 눈보다 10~20cm 정도 아래에 두면 눈을 작게 떠도 되기 때문에 안구로부터 눈물이 증발되는 면적을 줄일 수 있다.
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책을 읽을 때는 50분에 10분 정도 눈을 쉬게 한다.
눈 주변부의 피부나 관자놀이 부위를 가볍게 마사지 해주거나 눈을 상하좌우로 원운동을 해주는 것도 좋다. 이때 절대로 안구를 직접 압박하면 안 된다
◇ 하루 2∼4회 눈꺼풀을 세척한다 = 눈꺼풀 세척은 안구건조증 초기에 인공눈물을 넣는 치료와 병행하면 효과적이다. 효과를 보려면 하루 2∼4회 정도 해야 한다.
특히 각종 세균이나 이물질로 눈꺼풀에 염증이 생기기 쉬운 여름에는 눈꺼풀 세척이 중요하다. 눈꺼풀 세척을 할 때는 눈두덩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30∼60초 정도 마사지해 지방분비를 촉진한 후 눈꺼풀 세척액으로 눈꺼풀 주위를 조심스럽게 닦아주면 된다. 눈 안으로 세척액이 들어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눈 세척액 대신 베이비 샴푸를 사용해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때는 물과 샴푸의 비율을 5:1로 희석해 사용하는 게 좋다.
◇ 심한 증상은 의사와 상담해라 = 증상이 심하지 않은 안구건조증 환자들은 인공눈물을 자주 투여하면 증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안구건조증의 원인과 증상에 따라 필요한 인공눈물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인공눈물은 안과의사에게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안구건조증 자체를 치료할 수 있는 `레스타시스'라는 약도 나왔다. 이 약은 안구건조증을 유발하는 근본 원인을 치료해 눈물생성을 촉진한다고 한다.
미국에서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레스타시스를 처방 받고 6개월 이상 사용한 안구건조증 환자 10명 중 5명이 인공눈물의 사용을 중단했으며 남은 5명도 안구건조증이 개선됐다고 한다. 이 약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그러나 안구건조증이 심한 경우에는 눈물이 오래 고여 있도록 눈물관을 막는 수술이나 눈물이 빠져나가는 구멍을 막는 수술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도움말:압구정성모안과 사우진 원장)(끝)
-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저작권자 2006-08-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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