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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민재 리포터
2026-11-05

청소년을 겨냥한 고단백 열풍 가공 단백질 보충제의 마케팅 실태와 성장기 대사 생리학이 가리키는 균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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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식탁으로 파고든 보충제 열풍과 마케팅의 이면

근육을 단단하게 키워주고 군살을 빼준다는 고단백 식품, 누가 단숨에 거절할 수 있을까? 청소년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이나 우유에 타 마시는 단백질 분말과 스낵바는 물론이고, 푸딩이나 빵에 이르기까지 온갖 식품이 단백질 강화라는 문구를 달고 여러 마트의 매대를 채우며,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의 균형 잡힌 발달을 돕는다는, 이른바 맞춤형 셰이크 제품까지 등장하면서 학부모와 청소년의 구매 심리를 강하게 자극하고 있다.

가공 단백질을 향한 관심이 국경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Getty Images
가공 단백질을 향한 관심이 국경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Getty Images

이러한 현상은 구체적인 통계로도 드러난다. 2024년 미국 미시간대학교가 청소년 학부모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13세부터 17세 사이 청소년의 거의 절반이 지난 1년 동안 단백질 보충 제품을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은 주로 운동 능력 향상이나 근육 형성을 목적으로, 여학생은 식단 관리와 다이어트를 이유로 보충제를 찾는 경향을 보였다. 시장 조사 기관 스타티스타의 집계에서도 독일 내 피트니스 단백질 제품의 소매 매출이 1년 사이에 약 25퍼센트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가공 단백질을 향한 관심이 국경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유행으로 번졌음을 보여준다.

 

몸무게당 0.9그램, 생각보다 소박한 청소년 일일 권장량

물론, 단백질이 인체 대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단백질은 근육과 피부, 장기를 구성하는 주원료이자 손상된 조직을 수리하는 건축 자재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체내 생화학 반응을 조절하는 효소를 만들고 면역 체계를 지탱하는 항체를 형성하는 데도 필요하다. 골격과 근육이 급격히 자라나는 청소년기에 양질의 단백질이 공급되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생리학적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청소년에게 실제로 필요한 단백질의 양은 대중의 인식보다 훨씬 적다. ©Getty Images
생리학적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청소년에게 실제로 필요한 단백질의 양은 대중의 인식보다 훨씬 적다. ©Getty Images

하지만 생리학적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청소년에게 실제로 필요한 단백질의 양은 대중의 인식보다 훨씬 적다. 독일영양학회(DGE) 기준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의 하루 단백질 권장 섭취량은 체중 1킬로그램당 0.8그램이다. 몸무게가 65킬로그램인 성인이라면 하루 52그램 수준으로 충분하다. 성장이 한창인 청소년은 체중 1킬로그램당 0.9그램으로 성인보다 기준이 약간 높지만, 몸무게 45킬로그램 청소년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하루 40.5그램에 불과하다. 

그렇다. 이 정도의 양은 가공 보충제 없이 일상적인 식사만으로도 아주 넉넉하게 채워진다. 아침에 아몬드 음료를 곁들인 오트밀 한 그릇을 먹고, 점심에 치즈를 곁들인 감자 요리를 섭취한 뒤, 저녁에 땅콩버터를 얇게 바른 통밀빵 두 조각만 챙겨 먹어도 하루 필요량을 온전히 채운다. 식사량이 급감하기 쉬운 65세 이상 노년층이나 유아층과 달리, 현대 청소년들은 오히려 영양 과잉 상태에 놓여 있다. 실제 독일 아동·청소년 영양 연구에 따르면 6세부터 17세 사이 성장기 인구의 절반가량이 이미 권장 기준치의 두 배를 웃도는 단백질을 일상적으로 섭취하고 있다고 한다.

 

과유불급의 대사학, 신장 여과와 체중 증가의 위험

영양학계에서는 단백질을 장기적으로 과다 섭취할 경우 대사계에 적잖은 무리가 따른다고 경고한다. 동물성 단백질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한 아동과 청소년에게서 비만율이 높아지고 사춘기가 비정상적으로 일찍 찾아오는 경향이 확인된다는 연구 결과도 이어지고 있다.

생리학적으로 가장 우려스러운 지점은 신장에 가해지는 여과 부담일 것이다.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나오는 아미노산은 체내 대사를 거쳐 질소 부산물인 요소로 바뀐 뒤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된다. 혈액 내 단백질 분해 산물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신장의 사구체 여과망은 과도한 삼투압과 대사 작업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평소 수분을 충분히 마시지 않거나 잠재적으로 신장 기능이 약한 청소년이라면 체액 균형이 흔들리고 신장 조직이 손상될 위험이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가공 분말의 맹점, 첨가물과 피부 트러블 그리고 영양 불균형

시중에서 판매되는 단백질 파우더나 가공 바의 성분 구성을 살펴보면 또 다른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비타민과 무기질을 강화했다고 선전하지만, 실제로는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인공 감미료, 정제당, 유화제, 합성 향료 같은 식품 첨가물이 상당량 들어간다. 독일체육대학교의 분석에서는 근육 강화를 내세운 일부 시판 보충제에서 운동선수에게 금지된 유해 도핑 성분이 검출되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청소년들이 자주 호소하는 뜻밖의 부작용 가운데 하나는 피부 질환이다. ©Getty Images
청소년들이 자주 호소하는 뜻밖의 부작용 가운데 하나는 피부 질환이다. ©Getty Images

청소년들이 자주 호소하는 뜻밖의 부작용 가운데 하나는 피부 질환이다. 시판되는 단백질 파우더는 우유에서 추출한 유청 단백질을 기반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분말 1킬로그램을 얻기 위해 약 200리터의 우유가 농축되는데, 이 과정에서 고농도로 압축된 유청 단백질은 체내 피지선을 자극하는 호르몬 신호를 활성화해 여드름을 악화시키거나 새로 유발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마시는 단백질셰이크에 의존하다 보면 자연식을 통한 식사 횟수가 줄어들면서, 성장기에 결핍되기 쉬운 식이섬유, 필수 미량 원소, 건강한 불포화지방의 섭취가 함께 차단되는 영양 불균형을 낳는다.

 

보충제라는 가공식품 대신 식탁 위의 자연식으로

또한, 체중 1킬로그램당 1.2그램에서 2그램에 달하는 높은 단백질 섭취가 권장되는 대상은 하루 다섯 시간 이상 고강도 체력 훈련을 소화하는 전문 운동선수에 한정된다. 취미 수준으로 운동을 즐기는 일반 청소년이라면 정규 식단의 질을 개선하는 것만으로 근육 발달과 체력 회복에 필요한 영양소를 차고 넘치게 얻을 수 있으며, 인위적인 보충제를 챙겨 먹어야 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희박하다.

또한, 단백질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동물성 단백질이 필수 아미노산을 고르게 갖추고 있긴 하지만, 통곡물, 콩류, 견과류 같은 식물성 식품은 풍부한 식이섬유와 항산화 비타민, 식물성 지방을 함께 공급하기 때문에 심혈관과 대사 건강에 훨씬 이롭다. 독일영양학회가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자 할 때 식물성 급원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라고 권고하는 이유이다.

더욱이 시판 가공식품은 '고단백'이라는 라벨이 붙는 순간 가격이 두세 배 이상 뛰어오른다. 치즈나 콩 음료처럼 본래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조차 단백질 함량을 전면에 내세워 프리미엄 가격을 매기는 일이 흔하다. 만성 소화 장애, 저작 및 연하 곤란, 극심한 식욕 부진 같은 특별한 의학적 사유가 없는 한, 성장기 청소년의 몸을 탄탄하게 가꾸는 비결은 고가의 가공 파우더가 아니라 균형 잡힌 자연식 밥상에 있을 것이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6-11-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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