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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가 보건 지도 마저 바꾸고 있다 아프리카 말라리아 지도의 위험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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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을 넘나드는 말라리아의 새로운 위협

지구온난화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보건 지형을 크게 흔들고 있다. 기존에 말라리아가 집중적으로 창궐하던 서부·중부 아프리카는 폭염으로 모기의 생존이 어려워지는 반면, 서늘했던 동부 고산 지대와 남부 아프리카가 새로운 말라리아 위험 지대로 떠오르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보건 지형을 크게 흔들고 있다. ©Getty Images
지구온난화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보건 지형을 크게 흔들고 있다. ©Getty Images

세계보건기구(WHO) 아프리카 지역은 전 세계 말라리아 발생 건수와 사망자의 무려 95%를 차지한다. 그중에서도 나이지리아(31.9%), 콩고민주공화국(11.7%), 니제르(6.1%) 등 3개국에 사망자가 집중되어 있었으며, 사망자의 76%는 5세 미만 영유아였다. 그러나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말라리아 방역의 중심축이 무너지고 있다.

 

섭씨 25도의 법칙: 기온이 결정하는 말라리아 생태계

말라리아를 옮기는 얼룩날개모기(Anopheles)와 말라리아 원충의 생태는 기온에 매우 민감하다. 연구에 따르면 말라리아 전파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최적 기온은 섭씨 25도 안팎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온이 16도 이하로 떨어지거나 34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원충이 모기 체내에서 번식을 마치지 못해 전파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과거 서부와 중부 아프리카의 열대 기후는 연중 25도 안팎을 유지해 말라리아 창궐의 최적지였다고 분석된다. 반면, 동부 아프리카의 고산 지대나 남부 아프리카 지역은 기온이 낮아 말라리아 위협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방어막을 형성하고 있었다.

 

폭염의 역설: 모기 줄어도 생존 환경은 악화

문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무작위적인 기온 상승은 이 오래된 방어막을 깨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서늘했던 동부 고지대와 남부 아프리카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모기가 살기 좋은 환경으로 변했지만 서부 아프리카 일부 지역은 기온이 34도를 웃돌며 모기조차 살기 어려운 고온 환경이 되었다.

지구온난화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보건 지형을 크게 흔들고 있다. ©Getty Images
지구온난화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보건 지형을 크게 흔들고 있다. ©Getty Images

나이지리아 일로린 대학교 소아과 교수이자 보건부 자문관인 올루벵가 모쿠올루(Olugbenga Mokuolu) 박사는 "서부 아프리카에서 모기가 줄어드는 것은 결코 기뻐할 소식이 아니다"라며 "모기조차 살 수 없는 혹서 환경은 어린이의 건강과 생존에도 극도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가 말라리아 위험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생존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준비되지 않은 지역의 위기와 과제

더 큰 문제는 새롭게 위험 지역으로 편입된 동·남부 아프리카의 보건 의료 체계가 말라리아 대유행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기존 방역 역량이 서부 아프리카에 집중되어 있었던 만큼, 동부 고지대 주민들은 말라리아 면역력이 낮아 전염병 발생 시 훨씬 더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기존 방역 역량이 서부 아프리카에 집중되어 있었던 만큼, 동부 고지대 주민들은 말라리아 면역력이 낮아 전염병 발생 시 훨씬 더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Getty Images
기존 방역 역량이 서부 아프리카에 집중되어 있었던 만큼, 동부 고지대 주민들은 말라리아 면역력이 낮아 전염병 발생 시 훨씬 더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Getty Images

전문가들은 서부 아프리카 역시 방심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최근 국제 지원금 감축과 함께 치료제 및 살충제에 대한 모기의 저항성이 커지면서, 기온 상승으로 인한 소폭의 모기 감소 효과는 금세 상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각국 정부가 기후 적응 전략의 핵심으로 보건 인프라 강화를 우선순위에 두고, 고위험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말라리아 백신(RTS,S) 접종을 대폭 확대해야 하는 이유이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6-09-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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