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여성층 위협하는 '젊은 당뇨병'의 습격
과거 의학계에서 당뇨병의 구분은 꽤 명확했다. 제1형 당뇨병은 유전적 원인이나 자가면역 질환으로 소아·청소년기에 주로 나타나는 반면, 제2형 당뇨병은 부적절한 생활 습관이 쌓여 50대 이후 발생하는 대표적 성인병으로 분류되었는데, 최근 들어 이 오래된 공식이 완전히 깨지고 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 연구진이 2011년부터 2024년까지의 국가 당뇨병 감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60~79세 연령층의 제2형 당뇨병 유병률은 감소한 반면 40세 미만 젊은 층에서는 발병률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대 여성층에서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연구를 이끈 시바니 미스라(Shivani Misra) 교수는 "과거 특정 고위험군 위주로 언급되던 젊은 층 당뇨병이 이제 세대 전체로 확대되며 심각한 보건 위기로 부상했다"고 경고한다.
가공식품과 운동 부족, 그리고 사회적 장벽
전문가들은 젊은 층의 제2형 당뇨병 증가 원인으로 신체 활동 부족과 초가공식품 중심의 식습관을 꼽는다. 당분과 칼로리가 과도한 식단은 비만을 유발하고, 이는 인슐린이 세포 표면의 수용체에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켜 혈당을 상승시킨다. 독일당뇨병학회(DDG)에 따르면 11~17세 청소년층의 제2형 당뇨병 환자 수 역시 매년 약 5.8%씩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젊은 여성의 경우 운동 부족을 부추기는 사회·환경적 요인도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빈 의과대학교의 알렉산드라 카우츠키-빌러(Alexandra Kautzky-Willer) 성별의학 교수는 야간 운동 시의 안전 문제나 체중에 대한 타인의 시선·야유에 대한 두려움 등이 여성의 신체 활동을 위축시켜 당뇨 위험을 키운다고 분석했다.
'공복 혈당'의 착시… 여성에게 더 뒤늦게 발견되는 이유
더 큰 문제는 여성의 경우 당뇨병이 발생하더라도 초기 발견이 훨씬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1차 정기 검진에서 주로 쓰이는 '공복 혈당 검사'의 생리적 한계 때문이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공복 상태에서 혈당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되는 특성을 보인다. 따라서 공복 혈당만 측정할 경우, 식후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당뇨 초기 상태나 전당뇨 단계(Pre-diabetes)를 그냥 지나치기 쉽다. 실제로 당뇨 확진을 받는 시점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비만도와 고혈압 동반율이 높으며, 체중이 훨씬 더 늘어난 만성 상태에서 뒤늦게 발견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로 인해 심장마비나 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이것이 해당 질환이 여성에게 더 위험할 수 있는 이유이다.
진단 체계 개편과 '전당뇨' 조기 개입의 중요성
전문가들은 진단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검사 항목 개편이 시급하다고 촉구한다. 8시간 금식 후 단순 측정하는 공복 혈당 검사 대신, 포도당 수용액을 마신 뒤 시간별 혈당 변화를 관찰하는 '포도당 부하 검사'나 2~3개월간의 평균 혈당 수치를 반영하는 '당화혈색소(HbA1c) 검사'를 정기 검진에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제2형 당뇨병은 노년기 발병보다 합병증 유발 위험이 훨씬 크며,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그러나 전당뇨 단계에서 조기에 발견할 경우, 식단 개선과 운동만으로도 정상 혈당을 회복하고 질환의 진행을 완전히 멈출 수 있다. 당뇨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당류 세제 도입이나 학교 체육 의무화 같은 정책적 지원과 함께 정밀한 조기 검진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6-09-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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