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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30년 만에 GMO 규제를 다시 쓰다 1990년대 유전자변형생물체(GMO) 규제를 도입한 이후 가장 큰 방향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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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30년 만에 GMO 규제를 다시 쓰다

2026년 6월, 유럽의회가 크리스퍼(CRISPR) 같은 신육종기술(NGT: New Genomic Techniques)로 개발된 작물에 대한 새 규정을 최종 승인했다. 이는 2025년 12월 의회와 이사회의 잠정 합의, 2026년 4월 이사회 채택을 거쳐 마지막 단계에 이른 결과로, 1990년대 유전자변형생물체(GMO) 규제를 도입한 이후 가장 큰 방향 전환으로 여겨진다. 다만 즉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EU 관보 게재 후 24개월의 전환 기간을 거쳐 2028년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2026년 6월, 유럽의회가 크리스퍼(CRISPR) 같은 신육종기술(NGT: New Genomic Techniques)로 개발된 작물에 대한 새 규정을 최종 승인했다. ©Getty Images
2026년 6월, 유럽의회가 크리스퍼(CRISPR) 같은 신육종기술(NGT: New Genomic Techniques)로 개발된 작물에 대한 새 규정을 최종 승인했다. ©Getty Images

 

'프랑켄푸드'에서 크리스퍼까지

30년 전, GMO 농산물은 '프랑켄슈타인 식품(Frankenfoods)'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환경단체와 일부 언론은 GMO가 알레르기 반응이나 항생제 내성, 장기적인 건강 영향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비판자들은 유전자변형 종자가 농업에 대한 기업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변형된 유전자가 비GMO 작물과 자연환경으로 새어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에 결국 EU는 세계 다른 지역보다 이 기술을 훨씬 엄격하게 규제하는 길을 택했다.

'프랑켄슈타인'이라는 별명에는 한 생물종의 유전자를 다른 종에 삽입하는 트랜스제닉(transgenics) 기술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었다. ©Getty Images
'프랑켄슈타인'이라는 별명에는 한 생물종의 유전자를 다른 종에 삽입하는 트랜스제닉(transgenics) 기술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었다. ©Getty Images

'프랑켄슈타인'이라는 별명에는 한 생물종의 유전자를 다른 종에 삽입하는 트랜스제닉(transgenics) 기술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신육종기술은 다르다. 많은 NGT 응용 사례는 외부 유전자를 전혀 추가하지 않는다. 대신 노벨상을 받은 유전자 편집 도구 크리스퍼로 식물이 이미 가진 유전자를 잘라내고 교체해 게놈을 다시 쓰는 형태이다.

30년 전, GMO 농산물은 '프랑켄슈타인 식품(Frankenfoods)'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Getty Images
30년 전, GMO 농산물은 '프랑켄슈타인 식품(Frankenfoods)'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Getty Images

 

NGT-1과 NGT-2 — 두 갈래의 분류

새 규정의 핵심은 NGT 작물을 두 그룹으로 나누는 것이다.

NGT-1은 유럽의회의 설명대로 "변형의 수와 종류가 제한적이며, 전통 육종으로도 발생할 수 있었던" 작물이다. 모식물과 비교한 유전적 변형이 20개를 넘지 않아야 한다. 이런 작물은 기존 GMO 규제 대신 일반 작물과 거의 동일하게 취급되고, 종자를 제외하면 별도 표시 의무도 없으며 자손 세대에 대한 추가 검증도 요구되지 않는다.

반면 NGT-2는 유전적 변형이 20개를 초과하거나, 제초제 내성이나 알려진 살충 물질 생산처럼 따로 배제된 형질을 가진 작물이다. 이 경우 기존 GMO 규정이 그대로 적용돼 승인 절차, 추적 가능성 확보, 의무 표시가 모두 요구된다. 각 회원국은 자국 영토 내에서 NGT-2 작물의 재배를 거부할 권리도 갖는다.

독일 막스플랑크 생물학연구소 분자생물학부 데틀레프 바이겔 소장은 이 분류 방식을 지지한다. 크리스퍼로 편집된 식물에 외부 DNA가 없고 자연적인 돌연변이 과정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변화만 담고 있다면, 과학적 관점에서 이를 전통적인 트랜스제닉 식물처럼 취급할 설득력 있는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이 분류가 과학적으로 의미 있고 투명하며 검증 가능한 상태로 유지돼야 한다"는 조건을 덧붙였다.

규정을 지지하는 이들은 NGT-1 작물에 대한 접근이 넓어지면 농민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가뭄과 병해충, 질병에 더 강한 작물을 개발할 수 있고, 비료와 농약 사용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변화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하지만, 모든 정책이 그러하듯, 모든 과학자가 이 기술을 기존 GMO와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는 않는다.

킹스칼리지런던 분자유전학과 마이클 안토니우 교수는 유전자 편집 식물이 전통 육종 작물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크리스퍼 편집 과정 자체가 식물 DNA에 의도하지 않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전체적으로 보면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과정이 식물 DNA에 대규모의 무작위적이고 의도하지 않은 손상 부위를 만들어낸다는 과학적 증거가 있다. 그 손상 부위는 수백 개에서 수천 개에 이를 수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안토니우는 일본에서 재배되는 가바 토마토(GABA tomato)를 예로 든다. 세계 최초로 상업화된 크리스퍼 편집 식품으로, 신경전달물질 가바 함량이 높아 혈압 저하와 수면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홍보되었다. 보기에는 평범한 토마토처럼 보인다. 하지만, 생화학적 조성에 어떤 의도하지 않은 변화가 함께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정책이 그러하듯, 모든 과학자가 이 기술을 기존 GMO와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는 않는다. ©Getty Images
하지만, 모든 정책이 그러하듯, 모든 과학자가 이 기술을 기존 GMO와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는 않는다. ©Getty Images

안토니우는 EU의 새 규정이 유전자 편집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이런 의도하지 않은 변화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고 본다. 그는 개발자들이 분자 프로파일링 기법을 의무적으로 활용해 게놈 전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작물의 유전자를 바꾸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바이겔은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크리스퍼는 식물 육종가들이 오랫동안 써온 더 오래된 방법, 즉 화학물질이나 방사선으로 돌연변이를 유도하는 방식보다 오히려 개선된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런 전통적 방법들이 크리스퍼보다 결과를 예측하기 더 어려운 경우가 많을 수 있는데, 이 점에서 크리스퍼는 많은 오래된 방법보다 더 정밀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이 생물학적으로 위험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식물이라고 해서 모두 식용 가능한 점을 상기하면 이런 식물들이 전통 육종 식물보다 본질적으로 더 위험해야 할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NGT 작물이 식용으로 안전한지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는 모든 유전자변형 식품을 사례별로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한다. 다만 현재 시장에 나온 제품들이 인체 건강에 위험을 가져올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인다.

 

"새 기술을 금지하지 말고, 더 나은 안전장치를 설계하라"

독일 본 대학교 농업경제학과 마틴 카임 교수는 EU가 작물 생물공학, 특히 더 오래된 트랜스제닉 기술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고 비판한다. 그는 트랜스제닉 GMO 작물에 비용이 많이 들고 긴 규제 절차가 생긴 것은 그 작물들이 실제로 위험해서가 아니라, 반GMO 활동가들이 대중의 인식 속에서 그것을 위험한 것으로 성공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트랜스제닉 GMO 작물에 비용이 많이 들고 긴 규제 절차가 생긴 것은 그 작물들이 실제로 위험해서가 아니라, 반GMO 활동가들이 대중의 인식 속에서 그것을 위험한 것으로 성공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Getty Images
전문가들은 트랜스제닉 GMO 작물에 비용이 많이 들고 긴 규제 절차가 생긴 것은 그 작물들이 실제로 위험해서가 아니라, 반GMO 활동가들이 대중의 인식 속에서 그것을 위험한 것으로 성공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Getty Images

카임은 NGT에 대한 실제 경험이 아직 제한적이지만, 이 기술이 새로운 작물의 육종을 더 빠르고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가장 좋은 답은 보통 특정 기술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관련 혁신에 공정하게 접근하고 경쟁할 수 있도록 돕는 현명한 정책을 찾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규정에 대한 환경단체와 일부 소농 단체의 반대도 거세다.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의 식품 캠페이너 무테 쉼프는 "EU 의사결정자들이 우리를 먹여주는 이들의 권리보다 소수 생명공학 거대기업의 이익을 우선시하기로 선택했다"고 비판한다.

한편, 입법 절차는 아직 회원국과의 추가 협의를 거쳐야 하고, 새 체계가 실제로 농장에 적용되는 시점은 2028년 중반으로 예정돼 있다. 30년간 이어진 EU의 신중한 GMO 노선이 방향을 트는 데는, 그만큼의 시간이 다시 필요한 셈이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6-07-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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