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반복하다 체중이 줄었다 늘기를 거듭하면 신진대사가 망가져 결국 살이 더 찌기 쉬운 체질이 된다는 이야기는 오랫동안 정설처럼 알려져 왔다. 이 '요요 공포'는 수많은 비만 환자들이 감량 시도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심리적 장벽이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수십 년간의 연구를 종합 검토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이 통념의 과학적 근거가 사실상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체중 순환(weight cycling), 즉 요요 현상이 장기적 건강 손상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증거가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파이돈 마그코스(Faidon Magkos) 교수와 독일 당뇨연구센터(DZD)·튀빙겐대학병원 노르베르트 스테판(Norbert Stefan) 교수는 인간과 동물을 대상으로 한 수십 년치 연구를 검토한 리뷰 논문을 학술지 랜싯 당뇨&내분비학(The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2026년 5월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관찰연구, 무작위 임상시험, 동물실험을 망라해 체중 순환(weight cycling)이 체성분·대사 기능·혈당 조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체중 순환 자체가 비만 환자에게 장기적 해를 끼친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공포는 과장됐다"…근거 찾아도 찾아도 없었다
연구진이 검토한 기존 문헌들은 요요 현상과 관련해 다양한 우려를 제기해 왔다. 제지방(근육)의 과도한 손실, 기초대사량 저하, 지방 축적 가속화,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 등이 대표적이다. 이 주장들은 일부 의학적 조언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반복적인 다이어트 시도가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할 수 있다"는 인식을 퍼뜨렸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 같은 주장들이 방법론적 결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봤다.
스테판 교수는 "기저 질환, 노화, 비만에 대한 총 노출 기간 등을 적절히 통제하면 체중 순환의 이른바 유해 효과는 대부분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요요 자체가 해로운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비만 상태에 노출되는 것이 건강을 악화시키는 실질적 요인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체중 순환이 근육 손실을 가속화하거나 기초대사를 항구적으로 떨어뜨린다는 일관된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감량 후 체중이 돌아온 사람들 대부분은 감량 이전과 유사한 체성분 상태로 되돌아갔을 뿐, 이전보다 나빠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장기적으로 체중이 서서히 늘어나는 현상 역시 요요의 탓으로 돌릴 근거가 없었다.
체중 회복≠건강 악화…개념 구분이 핵심
연구진이 강조하는 핵심 논점은 '혜택의 상실'과 '실질적 손상'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체중을 감량하면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가 개선된다. 그런데 체중을 다시 회복하면 이 개선 효과가 되돌아간다. 문제는 이 상황을 두고 "요요가 건강을 나빠지게 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마그코스 교수는 "체중이 다시 늘어나면 사람들은 기준 위험도 수준으로 돌아올 뿐, 그 이상으로 나빠지지 않는다. 혜택을 잃은 것과 실제 해를 입은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라고 말했다.
다수의 대규모 연구들도 개인의 평균 체중을 보정하면 체중 순환 자체가 당뇨병이나 심혈관 질환 위험과 독립적인 관련성을 갖지 않는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대사적 위험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요요가 아니라 체내 과잉 지방량이었다.
이러한 결론은 환자들의 심리적 부담을 낮추는 데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마그코스 교수는 "체중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사람이 '요요가 근육을 빼앗고 대사를 망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감량 시도를 포기한다. 우리 검토 결과는 그런 두려움이 대체로 근거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경우 감량을 시도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체중 순환의 이론적 위험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GLP-1 비만약 시대에 새 해석…"일시적 감량도 의미 있다"
이번 연구는 비만 치료제 분야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위고비를 비롯한 GLP-1 계열 약물과 이중 인크레틴(dual incretin) 작용제는 현재 전 세계 비만 치료 현장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그런데 이 약물들은 복용을 중단하면 상당수 환자에서 체중이 다시 늘어난다는 점이 임상적 과제로 떠올랐다. 이 상황을 요요와 동일 선상에 놓고 약을 끊으면 결국 더 나빠진다는 우려도 생겨났다.
연구진은 약물 중단 후 체중 회복을 자동으로 해로운 것으로 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일시적인 체중 감량 기간에 얻은 건강 이득, 대표적으로 혈압 안정, 혈당 개선, 심혈관계 부담 완화는 체중이 다시 늘어난 뒤에도 일정 부분 지속되거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했을 수 있다. 영구적인 체중 감량이 아니더라도 임시적인 감량 시도 자체가 의미 있다는 것이다.
이 논의는 한국의 현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질병관리청이 2025년 말 발표한 '2025 지역건강통계'에 따르면, 국내 성인 비만율(BMI 25kg/㎡ 이상)은 35.4%로 처음 35%를 넘었으며 10년 연속 상승세다. 2016년 27.9%에서 출발해 약 7.5%포인트 오른 수치로, '2024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는 남성 비만율이 41.4%, 여성 23.0%로 남성이 여성보다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시기에 비만 치료 시도 자체가 위축되지 않도록 정확한 과학 정보를 전달하는 일이 공중보건 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가 된 이유다.
연구진 역시 "요요 다이어트가 대사를 망친다는 생각은 과학적 근거가 빈약하다.”면서, “체중 감량을 시도하다가 실패하는 것은 해롭지 않다. 그러나 아예 시도를 포기하는 것은 해로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김현정 리포터
- vegastar0707@gmail.com
- 저작권자 2026-06-17 ⓒ ScienceTimes
관련기사

뉴스레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