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약은 지금 너무 많이 처방되고 있는가
프로작(Prozac), 졸로푸트(Zoloft), 렉사프로(Lexapro),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정신과 약물들이다. 우울증을 경험하지 않았더라도 해당 약들의 이름을 한두 번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이 약들은 모두 SSRI(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즉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계열에 속한다. 미국에서는 성인의 약 13%가 최근 한 달 이내에 SSRI를 복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SSRI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150억 달러를 넘는다.
우울증은 전 세계 인구의 약 4%에게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질환이다. 그리고 SSRI는 수십 년간 우울증과 불안장애의 1차 치료제로 자리를 지켜왔다. 효과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삶을 바꾸는 약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약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처방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효과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뒤섞인 채, 처방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SSRI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이름 그대로 SSRI는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억제한다. 뇌세포들은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다. 신호를 보낸 세포는 다음 신호를 위해 세로토닌을 다시 흡수하는데, SSRI는 이 재흡수를 차단해 시냅스 사이에 세로토닌이 더 오래 머물도록 한다. 세포들이 더 오랫동안, 더 강하게 소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세로토닌은 기분 안정, 불안 조절, 수면 주기에 관여하며 전반적인 정서적 안녕감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킹스칼리지런던 생물정신의학과 카르미네 파리안테 교수는 "뇌세포들이 서로 대화할 때 쓰는 화학 물질이 세로토닌이며, 감정에 특히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SSRI를 사용하면 세포들이 소통할 수 있는 세로토닌의 양이 늘어난다. 그러면 사람은 주변 세계를 덜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라고 덧붙인다.
하지만, 정말로 세로토닌 부족이 우울증의 원인일까?
SSRI가 널리 처방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프로작이 등장하면서부터다. 그 배경에는 우울증이 뇌의 세로토닌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이론, 이른바 '세로토닌 가설'이 있었다. 제약회사들은 이 설명을 광범위하게 홍보했고, SSRI를 세로토닌 불균형을 바로잡는 약으로 포지셔닝했다.
그런데 UCL 비판·사회정신의학과 조애나 몬크리프 교수는 이 가설이 처음부터 탄탄한 근거 위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정신의학이 사람들로 하여금 우울증이 세로토닌 결핍으로 인해 생기고 항우울제가 이것을 역전시킨다고 믿게 했지만, 이것은 증명된 적이 없다"고 그는 말한다. "일관된 그림이 형성된 적 없다. SSRI의 효과가 위약 효과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라고 덧붙이는데, 실제로 2022년 몬크리프 연구팀이 학술지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발표한 우산 리뷰(기존 연구들을 종합한 메타 분석) 역시 세로토닌 수치가 낮은 것이 우울증의 원인이라는 일관된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다. 물론, 이 논문은 발표 당시 학계에서 격렬한 논쟁을 일으켰다.
그러나 파리안테는 이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항우울제가 우울 증상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압도적인 증거가 있다"고 그는 말한다. 2018년 저널 란셋에 발표된 대규모 메타 분석에서는 21종의 항우울제가 모두 위약보다 효과적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세로토닌이 우울증의 유일한 원인은 아닐 수 있지만, SSRI가 작동한다는 것 자체는 다수의 연구로 뒷받침된다는 것이 파리안테의 입장이다.
누가 처방을 받고 있는가
사실, 논쟁의 핵심은 원인이나 약의 효능이 아니라 처방의 적절성이다. 하지만 이러한 처방 적절성은 우울증의 핵심 원인을 없애지 못하는, 오히려 '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듀크 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명예교수 앨런 프랜시스는 현재의 처방 문화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우리는 모든 감정적 고통을 의료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에서 항우울제의 80%는 15분 만에 환자를 내보내야 하는 바쁜 1차 진료 의사들이 손쉬운 방법으로 처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모든 심리적, 사회적 문제에 약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인다. 물론, 이것은 프랜시스 개인의 주장이며, 연구로 정확히 검증된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정신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 내과 의사들이 항우울제를 빈번히 처방한다는 문제의식은 여러 전문가가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이다.
파리안테도 SSRI가 임상 우울증에만 처방돼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임상 우울증은 단순한 슬픔이나 일시적인 무기력과 다르기 때문인데, 전문가들은 우울증으로 해당 약품들을 처방받으려면, 실제로 일상이 무너지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직장에 나갈 수 없거나, 가족 관계가 우울증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면 그것이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효과가 없는 경우도 많다
SSRI는 처음 시도한 약이 맞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약 3분의 1의 환자에서 처음 복용한 SSRI가 효과를 내지 못한다고 한다. 두 번째 SSRI를 시도하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첫 번째가 듣지 않으면 두 번째 역시 효과가 없는 경우가 70~80%에 달한다.
파리안테는 "처음부터 누가 항우울제에 반응할지, 어떤 특정 SSRI가 맞을지를 예측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며, 반응은 스펙트럼처럼 올 수 있으며, 어떤 때는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큰 문제는 현재의 처방이 현재 우리가 가진 최선일 수 있다는 점이다.
부작용과 복용 기간의 문제
성기능 장애, 의존성, 골다공증, 체중 증가, 출혈, 임신 합병증 등, SSRI의 부작용은 셀 수도 없이 많다. 이는 해당 약이 뇌 화학과 다른 생물학적 시스템에 개입하는 약물이기 때문인데, 전문가들은 부작용이 종종 과소평가된다고 지적한다.
정서적 둔감(emotional numbing)도 자주 언급되는 부작용이다. 부정적인 감정이 약해지면서 동시에 전반적인 감정 반응이 무뎌지는 것이다. 일부는 이 상태를 편하게 받아들이지만, 많은 사람이 "내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낀다.
전문가들은 복용 기간에 대해서도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보통 이상적으로는 처음 우울증이 왔을 때 항우울제를 시작하고, 6~8주 후 나아지기 시작하면, 6개월에서 길어도 1년 안에 천천히 용량을 줄여 중단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한 번 우울증을 겪었다는 이유만으로 평생 항우울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다.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6-06-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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