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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연합뉴스
2026-04-29

"우리 몸 면역 센서 깨우는 바이러스 DNA 서열 발견" UNIST 등 공동연구진 "다양한 감염병 치료 전략 설계에 도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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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그림. 숙주의 면역 센서가 바이러스 DNA를 인식하는 원리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연구 그림. 숙주의 면역 센서가 바이러스 DNA를 인식하는 원리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활성화할 때 우리 몸의 선천 면역 센서가 바이러스 DNA의 반복 서열을 인식해 염증 반응과 감염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과 이상준 교수팀이 성균관대 이주상 교수, 제주대 김의태 교수,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최영기 소장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헤르페스 바이러스 DNA의 'poly(T)' 반복 서열이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헤르페스 제1형 바이러스는 전 세계 인구의 약 67%가 감염돼 있을 정도로 흔하다.

평소에는 면역계의 공격이 어려운 신경절에 숨어 있다가 면역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 숙주의 피부 세포를 감염시킨다.

이때 선천 면역 센서인 AIM2가 작동한다. AIM2는 대식세포 안에서 바이러스를 감지하는 센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AIM2는 바이러스 DNA 중 티민(T) 염기 분자가 길게 반복된 poly(T) 구간을 인식해 바이러스를 감지한다.

똑같은 제1형 헤르페스 바이러스라도 균주별로 면역 반응 강도가 달랐는데, 균주 DNA상에 poly(T) 서열이 있는 경우에만 AIM2가 활성화돼 염증 반응과 감염 세포 사멸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반대로 이 서열이 없거나 티민 염기 분자 20개 미만의 짧은 구간만 가진 균주에서는 이러한 반응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다른 균주에 이 서열을 넣어주면 면역 반응이 새롭게 유도됐다. 서열의 길이가 길수록 반응이 강해지는 '길이 의존성'도 확인됐다.

동물 실험에서도 poly(T) 반복 서열이 있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염증 반응이 유도돼 증식이 억제된 반면, 이 서열이 제거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면역 반응이 거의 일어나지 않고 바이러스가 빠르게 증식해 치명적인 감염으로 이어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상준 교수는 "이번에 확인된 반복 서열은 헤르페스뿐만 아니라 중증 질환을 유발하는 다양한 감염병 바이러스에서도 공통으로 보존돼 있다"며 "실제 환자의 질병 중증도와 바이러스 유전체 서열의 연관성을 추가로 규명해 다양한 감염병의 치료 전략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 자체를 직접 공격하는 치료법이 아닌 면역 센서의 활성도를 조절하는 치료법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이번 발견은 이러한 맞춤형 면역 조절 신약 개발의 이론적 토대도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13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기초과학연구원, 국립보건연구원, 동그라미재단, 유한양행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2026-04-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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