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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연합뉴스
2026-04-17

감기 때 술 마시면 간에 더 해로운 이유는…"면역 오작동" UNIST·서울대·호주국립대, 알코올성 간질환 악화 분자기전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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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 모습. 왼쪽부터 UNIST 이상준 교수, 오수현 연구원, 유경주 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연구진 모습. 왼쪽부터 UNIST 이상준 교수, 오수현 연구원, 유경주 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감기나 독감에 걸려 몸속에 염증이 생긴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간에 훨씬 더 해로운 이유를 국내외 공동연구진이 밝혀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이상준 교수팀은 서울대 라젠드라 카르키 교수팀, 호주국립대 시밍만 교수팀과 함께 알코올이 면역 시스템을 오작동하게 만들어 간세포를 죽이고, 알코올성 간 질환을 악화시키는 분자 기전을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알코올은 몸에 염증이 생겼을 때 분비되는 물질인 인터페론과 함께 작용해 간세포 사멸을 일으킨다.

염증으로 인터페론이 분비된 상황에서 알코올이 들어오면 세포 안에 비정상 리보핵산(RNA)인 Z-RNA가 급격히 늘어나는데, 이 Z-RNA를 면역 센서인 ZBP1 단백질이 감지하면서 간 세포의 사멸 반응이 촉발된다.

원래 건강한 세포는 ADAR1이라는 단백질로 Z-RNA를 변형하거나 숨겨서 면역 센서가 이를 인식하지 못하게 통제하지만, 알코올은 ADAR1 단백질 생성도 일부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반응은 알코올성 간염이나 자가 면역 질환이 생긴 상태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인터페론은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유발된 염증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염증 상황에서도 분비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분자 기전을 동물 실험으로 입증했다. 실험 쥐의 유전자를 조작해 Z-RNA를 감지하는 ZBP1 단백질을 억제하자 알코올과 인터페론이 동시에 존재하는 조건에서도 간세포 사멸과 간 손상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상준 교수는 "그간 술 자체의 독성이 간세포를 직접 손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알코올이 촉발한 면역 반응이 간세포 사멸을 일으키는 또 다른 기전이 될 수 있음을 밝혀냈다"며 "ZBP1의 작용을 억제하는 방식 등의 새로운 알코올성 간질환 치료제 개발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 10일 실렸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기초과학연구원, 국립보건연구원, 동그라미재단, 유한양행의 지원을 받았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2026-04-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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