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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응성 전신홍반루푸스, 새로운 치료의 가능성을 열다 제32회 : 차세대 CD19 CAR-T 치료제 Anbalcabtagene autoleucel(Anbal-cel)로 바라보는 자가면역 치료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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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큐로셀 이영호 이사

 

내 면역이 나를 공격한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외부의 침입자로부터 스스로를 지켜주는 보호막입니다. 상처가 나면 회복을 돕고, 세균이 침입하면 방어선을 세워 몸을 지킵니다. 하지만 이 정교한 시스템이 방향을 잃으면, 방패는 오히려 창이 되어 스스로를 공격하게 됩니다. 전신홍반루푸스(SLE)가 바로 그런 병입니다.

루푸스는 피부 발진이나 관절통으로 시작해 시간이 지나면 신장, 폐, 신경계 등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입니다. 면역체계가 자기 몸의 세포를 외부 침입자로 오인해 공격하는 것입니다.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 생물학적제제 등 다양한 약물이 치료에 쓰이지만, 일부 환자들은 여러 약을 바꿔가며 치료해도 증상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불응성 루푸스’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자들에게는 단순히 증상을 눌러주는 치료가 아니라, 면역체계가 다시 균형을 되찾도록 돕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문제의 중심, 과열된 B세포

그림1. CAR-T 세포가 B세포 표면의 CD19를 인식해 표적 결합하는 원리를 보여주는 개념도 ⓒ큐로셀
그림1. CAR-T 세포가 B세포 표면의 CD19를 인식해 표적 결합하는 원리를 보여주는 개념도 ⓒ큐로셀

루푸스의 주요 원인은 B세포가 자기 몸을 적으로 인식해 자가항체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 자가항체가 면역복합체를 형성하면서 전신에 염증을 유발하고, 치료제를 바꿔도 비정상 B세포의 근원이 남아 있으면 재발은 반복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으로 주목받는 기술이 바로 CAR-T 세포치료기술입니다. 원래는 혈액암 치료에 사용되던 이 기술이 이제 자가면역질환의 면역 균형 회복을 목표로 연구 범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암을 넘어 자가면역질환으로 — CAR-T의 새로운 가능성

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는 환자의 T세포를 추출해 특정 표적을 인식하도록 유전공학적으로 조작한 뒤, 이를 다시 체내에 주입하는 맞춤형 세포치료제입니다. 혈액암에서는 CD19 항원을 가진 B세포를 정확히 제거해 완전관해를 이끌어낸 바 있으며, 이 원리를 루푸스 치료에 적용하면 비정상 B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해 면역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습니다.

2022년 독일에서 진행된 임상 연구에서는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루푸스 환자 다섯 명 모두가 CAR-T 치료 후 완전관해 상태를 유지하며 약을 중단할 수 있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CAR-T 치료가 자가면역질환에도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큐로셀의 Anbal-cel, 새로운 시도

그림2. 일반 CD19 CAR-T와 OVIS™ CD19 CAR-T(CRC01) 비교 ⓒ큐로셀
그림2. 일반 CD19 CAR-T와 OVIS™ CD19 CAR-T(CRC01) 비교 ⓒ큐로셀

국내 세포치료 전문기업 큐로셀(Curocell)은 차세대 CAR-T 기술을 기반으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CD19 CAR-T 치료제 Anbalcabtagene autoleucel(Anbal-cel, OVIS™ CAR-T)이 있습니다.

이 치료제의 핵심은 ‘two-in-one CAR 벡터’라는 독창적인 설계에 있습니다. 하나의 기술로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로, 첫째는 CD19를 가진 비정상 B세포를 정밀하게 찾아 제거하고, 둘째는  shRNA 기술을 적용해 T세포의 면역관문수용체(PD-1, TIGIT) 발현을 억제하여 T세포가 쉽게 피로해지지 않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쉽게 말해, 정확하게 표적을 찾아내고, 쉽게 지치지 않는 CAR-T 세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큐로셀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불응성 전신홍반루푸스(SLE)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연구가 성공한다면 기존 치료의 한계를 뛰어넘어 면역질환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면역을 억제에서 ‘회복’으로

그림3. 국내 CAR-T 자가면역 치료 성공 사례 기사 ⓒ큐로셀(약업신문 캡처)
그림3. 국내 CAR-T 자가면역 치료 성공 사례 기사 ⓒ큐로셀(약업신문 캡처)

Anbal-cel 치료의 핵심은 단순히 염증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면역체계 자체가 스스로 균형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기존 치료가 면역 반응을 억제해 증상을 완화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 연구는 질병의 원인이 되는 비정상 면역세포를 바로잡아 근본을 다루는 치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아직은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지만, 이러한 시도가 성공한다면 루푸스뿐 아니라 다른 자가면역질환에 적용 가능한 새로운 치료의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회복을 향한 한 걸음

자가면역질환에 적용되는 CAR-T 치료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안전성과 지속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임상 연구가 필요하고, 환자 개별 면역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전략도 함께 마련되어야 합니다. 큐로셀은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치료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Anbal-cel이 면역의 균형을 회복시켜 루푸스 환자들이 약에 덜 의존하며 안정된 일상을 이어갈 수 있기를, 그리고 이 연구가 자가면역질환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저작권자 2026-02-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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