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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자금 지오엔지니어링, 왜 과학자들은 경고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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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자본의 '지구 조작', 과학계가 우려하는 진짜 이유

지구가 예상보다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온실가스 농도는 연일 기록을 경신 중이며, 산업화 이전 대비 기온 상승 폭을 2도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국제 사회의 목표는 현실에서 점점 멀어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2025년은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세 번째로 더운 해였다. 기후 목표와 현실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한동안 금기시됐던 ‘지오엔지니어링(지구공학)’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지오엔지니어링은 기후 변화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지구의 환경 시스템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기술을 뜻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분야는 태양광 일부를 우주로 반사해 지표면을 식히는 ‘태양 지오엔지니어링’이다. 기후 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민간 기업과 투자자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나, 문제는 기술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이를 규제할 명확한 기준조차 없다는 점이다.

과학계는 이 기술이 여전히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한다. © Getty Images
과학계는 이 기술이 여전히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한다. © Getty Images

과학계는 이 기술이 여전히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한다. 대규모로 실행할 경우 발생할 사회적, 정치적, 환경적 후폭풍이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광범위할 수 있다는 경고하는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관련 연구는 주로 정부나 자선재단의 지원을 받는 공공 연구기관의 몫이었으나, 최근 3년 사이 영리 목적의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며 지형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이스라엘-미국 합작 기업 ‘스타더스트 솔루션스’와 캘리포니아의 ‘메이크 선셋’이 대표적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스타더스트 솔루션스는 최근 6,000만 달러(약 800억 원) 규모의 벤처 투자를 유치했다. 기술 찬성 측 과학자들조차 이 상황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제대로 된 규제 장치가 없는 영역에 막대한 민간 자본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세대센터의 신시아 샤프는 "어느 누구에게도 책임을 지지 않는 민간 자금의 규모가 이미 정부 투입액을 훨씬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성층권에 뿌려지는 입자, 화산 폭발의 재현인가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는 기술은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SAI)’이다. 지표면 위 6~50km 사이의 성층권에 반사율이 높은 입자를 주입해 태양광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는 거대한 화산 폭발 시 방출된 황 가스가 성층권에서 에어로졸을 형성해 기온을 낮추는 자연 현상을 모방한 것이다. 실제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 당시 지구 기온은 몇 년간 약 0.5도 하락한 바 있다.

지금까지 SAI 연구는 대부분 실험실 내부나 시뮬레이션에 의존해 왔다. 2008년 이후 러시아와 영국에서 소량의 에어로졸을 방출하는 야외 실험이 시도됐으나, 영국과 스웨덴에서 추진되던 대학 주도 프로젝트들은 지역 사회와 환경 단체의 거센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반면 민간 기업인 메이크 선셋은 2022년부터 이산화황 풍선을 멕시코와 미국 상공으로 날려 보내기 시작했다. 이에 멕시코 정부는 자국 영토 상공에서의 지오엔지니어링 활동을 즉각 금지했다. 그럼에도 회사는 현재까지 200개가 넘는 풍선을 방출했으며, 이를 기업과 개인에게 ‘냉각 크레딧’으로 판매하고 있다. 비영리단체 실버라이닝은 해당 방출량이 기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했으나, 상업적 이익을 목적으로 한 독자 행동이라는 점에서 논란은 여전하다.

문제는 대규모 배치 시 발생할 부작용이다. © Getty Images
문제는 대규모 배치 시 발생할 부작용이다. © Getty Images

문제는 대규모 배치 시 발생할 부작용이다. 성층권에 주입된 에어로졸은 제트 기류를 타고 전 세계로 퍼지지만 고르게 분산되지 않는다. 엑시터 대학교의 제임스 다이크 교수는 "평균 기온은 낮아질지 몰라도 그 영향은 매우 불균등할 것"이라며, 특정 지역에서 예측 불가능한 폭우나 가뭄 등 극단적 날씨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명성 없는 기술이 부를 위험

기존 SAI 연구는 주로 화산 가스와 유사한 황산염 입자에 집중했다. 하지만 이는 오존층 파괴와 대기 오염을 유발해 호흡기 질환을 늘릴 위험이 있다. 스타더스트 솔루션스는 자신들이 개발한 입자가 자연 유래 성분이며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라 주장하지만, 구체적인 성분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시카고 대학교의 데이비드 키스 교수는 "성층권에서 안전한 물질이라 하더라도 하층 대기로 내려올 때는 위험한 활성 입자로 변할 수 있다"며 해당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민간 기업들은 자신들을 기후 위기의 ‘기술 조력자’로 포장한다. 나중에 정부가 이 기술을 필요로 할 때를 대비해 미리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중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데이비드 키스 교수는 SAI처럼 불확실성이 큰 기술일수록 대중의 신뢰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자유시장 경쟁이 유리한 제품이 있고, 신뢰가 핵심인 분야가 있다. 후자의 경우 민간 자본의 개입은 의구심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를 구하겠다는 명분의 기술이 자칫 자본의 이익에 휘둘려 지구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 © Getty Images
기후를 구하겠다는 명분의 기술이 자칫 자본의 이익에 휘둘려 지구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 © Getty Images

실제로 스타더스트 솔루션스는 자사 기술의 특허를 신청하고 정부 로비를 위해 법률 회사와 협력하는 등 상업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SAI의 연구나 배치를 규제하는 국제 조약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전문가들은 과거 해양 생태계 교란 위험으로 상업화가 금지된 ‘해양 철분 비료’ 사례처럼 엄격한 국제적 합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후를 구하겠다는 명분의 기술이 자칫 자본의 이익에 휘둘려 지구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6-02-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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