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에서 인기인 'cycle syncing', 하지만 과학은 다르게 말한다
헬스장에 가면 여성들이 자주 듣는 조언이 있다. "생리 주기에 따라 운동 강도를 조절하세요. 에스트로겐이 높을 때는 무겁게, 프로게스테론이 높을 때는 가볍게. 호르몬이 근력에 영향을 주니까요." 과연 과학적 근거가 있을까?
최근 몇 년간 피트니스 인플루언서들은 생리 주기에 맞춰 운동하는 '사이클 싱킹(cycle syncing)'이 근육 성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방법이 에너지 수준을 높이고 더 나은 피트니스 결과를 가져온다는 이야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2024~2025년 발표된 최신 연구들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근육을 키우는 능력은 생리 주기의 특정 단계와 무관하다는 것이다.
근육은 주기와 상관없이 자란다
2024년 1월 독일과 스페인 공동 연구진이 의학저널 'Sports'에 발표한 체계적 문헌 고찰 및 메타분석 연구가 이를 보여주고 있다. 연구진은 1960년부터 2023년까지 발표된 707개 연구를 검토했다. 하지만 엄격한 기준을 충족한 연구는 단 22개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들은 규칙적인 생리 주기를 가진 여성을 대상으로 하고, 명확하게 정의된 주기 단계에서 근력을 측정한 연구들이었다.
분석 결과 평균적으로 여성들은 에스트로겐이 상승하는 배란 전(후기 난포기)에 아주 약간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 등척성 최대 근력에서 중간 정도 효과(가중평균 표준화 평균 차이 0.60)가 관찰됐다. 하지만 개인 간 편차가 컸고, 관찰된 효과 대부분은 통제된 실험실 환경과 훈련받은 선수나 엘리트 운동선수들에게서 나타났다. 일반 여성에게 이런 미세한 차이가 실질적 의미를 갖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게다가 연구진이 다운스-블랙 체크리스트로 연구의 질을 평가한 결과, 22개 연구 중 15개(68.2%)가 낮거나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은 연구는 단 1개(4.5%)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증거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결과의 의미가 제한적"이라고 결론지었다.
근육 단백질 합성도 주기와 무관
더 결정적인 증거는 2024년 12월 'Journal of Physiology'에 발표된 캐나다 맥마스터대학 연구다. 연구진은 근육을 복구하고 만드는 과정인 근육 단백질 합성(MPS)과 근섬유 단백질 분해(MPB)를 직접 측정했는데, 연구진은 건강한 젊은 여성 12명을 대상으로 6일간 한쪽 다리로 저항운동을 수행하게 했다. 한 주기에서는 후기 난포기(에스트로겐 최고점)에, 다른 주기에서는 중기 황체기(프로게스테론 최고점)에 운동했다. 또한, 연구진은 결과를 분석하기 위해서 안정동위원소 추적법, 근육 생검, 혈액 검사, 소변 검사 등 최고 수준의 방법론을 사용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난포기의 근섬유 단백질 합성률은 운동하지 않은 다리에서 1.33%/일, 운동한 다리에서 1.52%/일로, 황체기는 각각 1.28%/일과 1.46%/일이었다. 운동은 단백질 합성을 유의미하게 증가시켰지만(P < 0.001), 주기 단계의 효과나 상호작용은 없었다. 근육 분해율도 주기 단계와 무관했다(P = 0.24).
연구를 주도한 맥마스터대학 운동생리학과 스튜어트 필립스(Stuart Phillips) 교수는 "우리 연구는 역도를 하고 근육을 재구성하려는 여성들이 주기의 어느 단계에서든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운동에 대한 생리학적 반응에는 차이가 없다. 자신의 컨디션에 맞춰 훈련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한다.
과학계의 합의: 차이 없다
2023년 'Frontiers in Sports and Active Living'에 발표된 포괄적 리뷰 연구도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연구진은 메타분석과 체계적 문헌 고찰을 검토한 결과, "여성의 생리 주기 단계가 급성 근력 수행이나 저항운동 훈련에 대한 적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기존 연구들의 방법론적 문제도 지적했다. 대부분이 실제 호르몬 농도를 측정하지 않고 달력 기반 추정이나 기초 체온 같은 부정확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검토한 연구의 89%가 실제 호르몬 측정을 하지 않아 제외됐다.
2025년 2월 같은 저널에 실린 논평은 "생리 주기 단계가 운동 반응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증거가 연구자들로 하여금 이 가정을 넘어서도록 격려해야 한다"며 "생리 주기 단계를 엄격하게 통제할 필요가 없어지면 참가자 제외가 줄고 연구 일정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왜 사이클 싱킹이 인기일까?
근육 성장에는 차이가 없지만, 호르몬 변화가 컨디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이 사이클 싱킹이 인기를 끈 이유다.
텍사스대학교 생식내분비학자이자 호르몬 건강 교수인 나탈리 크로퍼드(Natalie Crawford)는 "낮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치는 운동 능력 감소와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면, 생리 기간(1주차)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모두 최저 수준이다. 경련, 편두통, 과다 출혈, 낮은 에너지 때문에 운동 성과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크로퍼드는 "이 시기에는 자신을 지칠 때까지 몰아붙이지 말고 저강도 운동이나 가벼운 운동에 집중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배란 직전(2주차)이 되면 에스트로겐은 올라가고 프로게스테론은 낮게 유지된다. 많은 여성이 이 시기에 더 활력 넘치고 집중력도 좋다고 느낀다. 네덜란드의 피트니스 트레이너 아나 멘데스(Ana Mendes)는 "무거운 중량을 들고 강도 높은 운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훨씬 높아진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배란 이후(3-4주차)에는 에스트로겐이 떨어지고 프로게스테론이 상승한다. 멘데스는 이를 "일종의 유지 단계"라며 "일부 여성은 잘 견디지만, 다른 여성들은 힘이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불규칙하다면 캘린더보다 몸의 신호를
대부분의 연구는 규칙적인 생리 주기를 기준으로 했다. 하지만 14~25%의 여성이 불규칙한 생리를 경험한다. 이는 사이클 싱킹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인이다.
네덜란드의 호르몬 및 웰니스 코치 에밀리아 비예가스(Emilia Villegas)는 "사이클 싱킹을 맹신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불규칙한 주기를 가진 여성들과 갱년기 전 단계를 겪는 여성들을 주로 코칭하는 그녀는 날짜를 추적하는 대신 증상을 관찰하라고 조언한다. 에너지 수준, 수면의 질, 기분, 불안감 같은 것들이다.
비예가스는 "생리가 불규칙해진다면 회복, 영양, 운동량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라며 "과도한 훈련 스트레스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전한다.
과학이 내린 결론: 꾸준함이 타이밍보다 중요하다
과학이 보여주는 것은 명확하다. 바로 근육과 근력을 키우는 능력은 생리 주기의 특정 단계에 달려 있지 않으며, 진전은 점진적이고, 정확한 타이밍보다는 꾸준함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2024년 진행 중인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IMPACT 연구는 이를 더 명확히 확인 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건강한 여성 120명을 대상으로 난포기 기반 훈련, 황체기 기반 훈련, 규칙적 훈련을 비교하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이다.
사이클 싱킹은 호르몬을 이용한 "꼼수"나 근육 증가를 극대화하는 방법이 아니다. 하지만 여성들이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조절하고, 피로를 잘 관리하며, 더 지속 가능하게 운동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크로퍼드는 "자신의 몸에 귀 기울이고 필요에 따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며, 어떤 운동이든 전혀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설명하며, 사이클 싱킹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면 본인의 뜻대로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이에 관해서 멘데스도 에너지가 낮은 날에도 운동을 취소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대신 운동의 변수들을 조절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면, 중량을 줄이면 반복 횟수를 늘리는 식으로 조절한다고 한다.
종합하자면, 과학은 생리 주기에 맞춰 운동을 '설계'할 필요는 없지만, 자신의 컨디션에 맞춰 '조절'하는 것은 현명하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에너지의 주기적 변화를 이해하면 여성들은 더 현명하게 운동하고, 번아웃을 피하며, 꾸준히 운동을 이어갈 수 있을 수 있다.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6-02-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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