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보다 더 잘게 쪼개진 나노플라스틱이 파킨슨병과 비슷한 뇌 손상 및 신경 염증을 더 유발하는 것으로 동물 실험 결과 나타났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김진수 박사 연구팀이 나노플라스틱과 미세플라스틱을 투여한 쥐의 뇌 속 축적 위치와 양을 분석한 결과, 파킨슨병 관련 뇌 영역인 '선조체'와 '흑질'에서 2~3배 더 많이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름 0.2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미세플라스틱과 이의 12.5분의 1 크기인 20㎚(나노미터·10억분의 1m) 나노플라스틱에 방사성동위원소 '구리-64'를 붙인 후 실험 쥐 기도에 투여했다.
이후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통해 뇌 속 플라스틱 축적 위치와 양을 분석했다.
그 결과 도파민 신경세포가 모인 흑질과 흑질로부터 도파민 신호를 받아 몸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선조체에서 나노플라스틱이 2~3배 많이 축적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연구팀은 두 플라스틱을 각각 하루 2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씩 16주간 에어로졸 형태로 실험 쥐에게 흡입시키며 운동 및 행동 변화 등을 비교했다.
그 결과 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쥐는 미세플라스틱 노출 쥐보다 회전봉 검사에서 체류 시간과 악력이 40% 감소했고, 트레드밀 검사에서도 피로 도달 시간이 줄어 파킨슨병과 유사한 운동 장애를 보였다.
또 탐색 행동이 줄어들고 불안 증상이 2배 늘었으며, 우울증 경향도 1.5배 증가했다.
뇌 조직 분석 결과 나노플라스틱은 도파민 신경세포 손상이 40% 많았고, 파킨슨병 핵심 단백질인 인산화 알파시누클레인 축적도 90% 많았다.
별세포와 미세아교세포 활성 및 염증성 사이토카인도 1.8~3배 늘어 뇌 염증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체 분석에서도 선조체와 흑질에서 파킨슨병 환자와 유사한 유전자 변화가 확인됐다.
김 박사는 "현재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엄격한 기준이 있지만, 미세·나노플라스틱은 관리 체계가 없는 실정"이라며 "향후 다양한 플라스틱 입자 조합, 실제 환경 시료, 인체 역학 연구로 연구 범위를 확대하고, 공기 중 미세·나노플라스틱 관리 기준 마련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13일 국제학술지 '유해물질 연구 저널'에 실렸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11-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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