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향고양이 똥 루왁커피…"지방·풍미 화합물 풍부"
인도 연구팀 "소화과정 발효·효소작용으로 원두의 화학적 조성 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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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향고양이'로 불리는 아시아 팜 시벳(Paradoxurus Hermaphroditus)이 커피 열매를 먹고 배설한 커피 원두는 전통 방식으로 수확한 원두보다 지방과 주요 풍미 화합물의 함량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향고양이' 아시아 팜 시벳의 커피 원두 배설물. '사향고양이'로 불리는 아시아 팜 시벳(Paradoxurus Hermaphroditus)이 잘 익은 커피 열매를 먹고 배설한 원두. 채집하기 전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 ⓒ Ramit Mitra 제공
인도 켈랄라중앙대 팔라티 앨리시 시누 교수팀은 24일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로부스타 커피 농장에서 야생 사향고양이의 배설물 속 원두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사람이 수확한 원두보다 지방과 유제품 향을 내는 화합물 함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사향고양이가 커피 열매를 먹은 뒤 자연 발효와 효소작용이 일어나는 소화 과정에서 원두의 화학적 조성이 변해 향미가 강해지는 것 같다며 이 연구가 사향고양이 커피가 왜 귀하게 여겨지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루왁 커피'(kopi luwak)로 유명한 사향고양이 커피(civet coffee)는 독특한 맛과 향, 영양적 가치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고급스럽고 비싼 커피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원두 1㎏당 1천 달러가 이상에 판매되기도 한다.
이 커피의 원두는 보통 사향고양이로 불리는 아시아 팜 시벳이 잘 익은 커피 열매를 먹고 배출한 배설물에서 수확된다. 커피 열매의 과육은 사향고양이 배 속에서 소화되지만, 그 안의 원두는 소화되지 않은 채 배출된다.
연구팀은 루왁 커피는 100년이 넘게 생산, 판매돼 왔지만,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에서 수집하는 특이한 방식이 커피의 화학적 조성에 실제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