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기연)은 청각인지뇌기능진단연구팀이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경도인지장애를 선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발화·뇌파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치매 전 단계로 인식되는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이나 인지 기능이 떨어진 상태지만 일상생활은 유지할 수 있는 상태다.
현재는 경도인지장애를 확인하려면 치매안심센터 등을 직접 방문해 지필·문답 중심의 검사(인지선별검사, CIST)를 받아야 해 조기 선별이 쉽지 않다.
이에 박영진 박사팀은 일상에서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발화를 유도하는 문제에 응답하는 것만으로도 경도인지장애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검사 대상자는 이어폰 형태의 넥밴드형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한다.
이후 모니터를 이용해 음성과 화면 기반의 '5종 발화·뇌파 수집 과업'(그림 설명, 일상 질의응답, 이야기 말하기, 절차 설명하기, 청각 자극 퀴즈)을 수행한다.
기기로 수집된 발화·뇌파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실시간 저장되고, '멀티모달 AI 기술'이 경도인지장애 고위험군을 판별한다.
이 AI는 한국 노년층의 음성과 텍스트 데이터 학습을 통해 전기연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공동 개발한 기술이다.
이후 공동 연구팀은 개발한 기술을 이용해 서울강서구치매안심센터, 안산상록구노인복지관, 서울대 청각평형교육센터를 찾은 노년층 90명(경도인지장애 진단 환자 25명, 정상 65명)을 대상으로 실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민감도(환자를 양성으로 판정하는 비율) 72%, 특이도(병이 없는 사람을 음성으로 판정하는 비율) 90.8%, 이를 기반으로 한 종합적인 경도인지장애 선별 정확도는 85%가 나왔다.
박영진 박사는 "경도인지장애 고위험군 대상자를 조기 선별하고 적극 치료하면,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치매 인구와 유병률을 낮출 수 있어 국가 재정부담은 물론이고 개인·사회적 비용도 낮출 수 있다"며 "개발된 플랫폼은 노인복지시설 등 노년층 생활밀착형 공간에 설치될 수 있어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09-30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