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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현정 리포터
2025-09-10

모닝커피의 마법? 카페인 ‘골든타임’ 아침으로 밝혀져 기상 직후 커피 효과 3배 더 강해, 하루 종일 마시면 ‘헛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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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커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카페인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하는 효능으로 몽롱했던 정신이 깨어나기도 하고, 그 덕분인지 기분도 좋아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일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이 유독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이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빌레펠트대학교(Bielefeld University) 연구진이 236명의 젊은 성인을 한 달간 추적 관찰한 결과 카페인 섭취가 실제로 긍정적 감정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기상 후 2시간 30분이라는 ‘골든타임’ 내에 섭취한 카페인의 효과가 다른 시간대보다 3배가량 강한 것으로 나타나, 기분 개선 효과가 섭취 시점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하루 중 카페인의 효과가 가장 높은 시간 대는 기상 후 2시간 30분 이내다. ⒸShutterstock
하루 중 카페인의 효과가 가장 높은 시간 대는 기상 후 2시간 30분 이내다. ⒸShutterstock

 

기상 후 2시간 30분 내 카페인 섭취, 열정적 감정 증폭돼

연구진은 두 차례에 걸쳐 18-25세 115명과 18-29세 121명 총 236명을 모집해 경험 표본 추출법으로 실시간 감정 변화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 카페인의 기분 개선 효과는 섭취 시점에 따라 극명하게 달랐다. 

기상 후 2시간 30분 이내 카페인 섭취 시 긍정적 감정 점수가 상승한 반면, 이후 시간대에서는 효과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특히 기상 5-7시간 후인 오후 시간대에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기분 개선 효과가 완전히 사라졌다. 흥미롭게도 기상 10-12.5시간 후 저녁 시간대에 이르러서야 소폭의 효과가 다시 나타났지만, 이는 아침 효과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감정 세부 분석에서는 '열정적' 감정 항목이 아침 카페인 섭취 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이는 카페인이 단순한 졸음 제거를 넘어 능동적 동기부여와 활력 증진에 특화된 신경학적 작용을 한다는 점을 입증한다.

연구를 주도한 저스틴 하켄버거(Justin Hachenberger) 박사는 "하루 중 카페인 효과의 시간적 패턴을 대규모 실생활 데이터로 정량화한 결과 모닝커피의 특별함이 심리적 착각이 아닌 명확한 생물학적 근거를 가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침 시간대 카페인 섭취 시 긍정적 감정이 크게 증가하지만(왼쪽),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급격히 감소한다. 부정적 감정에는 시간대별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오른쪽). ⒸScientific Reports
아침 시간대 카페인 섭취 시 긍정적 감정이 크게 증가하지만(왼쪽),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급격히 감소한다. 부정적 감정에는 시간대별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오른쪽). ⒸScientific Reports


‘모닝커피 마법’의 정체는?

연구진은 기상 후 2시간 30분이 '골든타임'인 이유를 세 가지 생물학적 메커니즘으로 설명했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아데노신 시스템과의 상호작용이다. 수면 중 뇌에 축적된 아데노신은 각성을 억제하는데, 아침에는 이 농도가 최고치에 달한다. 카페인이 아데노신 수용체를 차단하는 효과가 바로 이 시점에서 극대화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금단 증상 해소다. 밤새 카페인 공급이 중단되면서 발생한 미묘한 금단 증상들이 첫 카페인 섭취로 빠르게 해결되면서 상대적으로 큰 기분 개선을 경험한다. 세 번째는 일주기 리듬 재설정 작용이다. 카페인이 생체시계의 동조인자 역할을 하여 아침 각성 메커니즘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이는 카페인이 단순한 각성제를 넘어 생체리듬을 재설정하는 시간 신호로 작용함을 의미한다.


카페인 효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들

카페인이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비대칭성이 발견됐다. 즉, 긍정적 감정, 특히 '열정적' 감정에서는 일관된 증가를 보인 반면 부정적 감정 완화에는 제한적이었다. 실제로 28일이나 되는 장기 연구에서도 슬픔과 화남이 미약하게 감소했을 뿐, 걱정이나 우울감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연구진은 "부정적 감정은 개인적 스트레스나 환경 요인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어 카페인 같은 급성 자극만으로는 쉽게 개선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이는 카페인을 스트레스 해소나 우울감 완화 목적으로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음을 의미한다.

더 주목할 점은 카페인 효과가 개인적 특성보다 그 순간의 상황에 더 크게 좌우된다는 발견이다. 평소보다 피곤할 때 카페인의 기분 개선 효과가 유의미하게 증가한 반면,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효과가 현저히 감소했다.

연구진은 "사회적 상호작용 자체가 감정에 미치는 영향이 카페인의 개별적 효과를 상쇄한다"며 "혼자 집중할 때 마시는 커피와 동료들과 함께 마시는 커피의 효과가 다른 이유"라고 설명했다.

카페인은 긍정적 감정을 증진시키지만 부정적 감정 완화에는 제한적이며, 혼자 있을 때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고 밝혀졌다. ⒸNeuroscience News
카페인은 긍정적 감정을 증진시키지만 부정적 감정 완화에는 제한적이며, 혼자 있을 때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고 밝혀졌다. ⒸNeuroscience News


건강한 카페인 사용법

연구진은 이 결과가 현대인의 카페인 소비 패턴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강조했다. 

하켄버거 박사는 "첫 카페인 섭취 이후 8시간 내 추가 섭취는 용량-반응 관계를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루종일 커피나 에너지음료를 반복 섭취하는 것은 오히려 아침 첫 잔의 효과를 희석시킨다고 덧붙였다. 

특히 연구진은 스트레스나 우울감 해소를 위한 과도한 카페인 섭취에 대해 경고했다. "카페인은 긍정적 각성을 증진시키는 도구로는 효과적이지만, 심리적 고통을 달래는 수단으로는 부적절하다"며 "과도한 섭취 시 불안이나 수면 장애를 유발해 정신건강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참고 논문 바로가기

The association of caffeine consumption with positive affect but not with negative affect changes across the day, Hachenberger et al., 2025

 

김현정 리포터
vegastar0707@gmail.com
저작권자 2025-09-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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