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류에서 물건을 잡고 정밀하게 다루는 데 중요한 엄지손가락이 길수록 뇌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영장류에서 손재주와 뇌 진화가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직접적인 증거라고 설명했다.

A) 영장류 전체에서 상대적인 뇌 크기와 엄지손가락 길이가 함께 진화(실선). 서로 관련이 없는 경우(점선). 연구 결과 모든 영장류에서 엄지손가락이 길수록 뇌도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남.
B) 뇌 크기와 엄지손가락 길이의 관계가 오직 호미닌(인류 조상 그룹)이나 도구 사용자에게서만 나타나는 경우. C) 영장류 전체에서 뇌 크기와 엄지손가락 길이는 관련이 있지만, 호미닌이나
도구 사용자에게서는 관계의 시작점이 달라져 더 길거나 특별한 엄지손가락을 가질 경우. D) 영장류 95종의 계통발생학적 나무. 전체 뇌 크기는 나무 끝의 빨간 원 표시.
영국 레딩대 조애나 베이커 박사팀은 26일(현지시간) 과학저널 커뮤니케이션스 생물학(Communications Biology)에서 화석과 현생 동물을 포함한 94종의 영장류 연구에서 작은 물체를 정밀하게 잡는 데 도움이 되는 엄지손가락이 더 긴 종일수록 뇌가 일관되게 더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여우원숭이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전체 영장류 계통에서 손재주와 뇌 진화가 연결돼 있다는 첫 번째 직접적인 증거라며 이는 인간의 손과 지적 능력이 함께 진화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손재주는 인간 진화 과정에서 기술 혁신과 문화 축적, 다양한 환경에 대한 빠른 적응 등을 가능하게 해줌으로써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그동안 손재주와 인지 능력 사이의 잠재적 연관성에 대해 많은 이론이 제시돼 왔지만, 자연선택이 어떻게 인간의 손을 형성하도록 작용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뇌와 함께 어떻게 공진화했는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인간을 포함한 현존 영장류와 화석 영장류 94종에 대해 엄지손가락 뼈(MC1)와 집게손가락 뼈(MC2) 길이를 측정해 그 비율로 엄지손가락의 상대적 길이를 조사하고, 각 영장류 종의 두개골 부피를 측정해 분석했다.
일부 종은 뇌에서 운동과 협응을 통제하는 영역인 소뇌(cerebellum)와 뇌 용적의 절반을 차지하고 감각 정보와 인지·의식을 담당하는 신피질(neocortex)의 부피도 측정했다.
그 결과 화석 영장류에서 현존 영장류, 인간에 이르기까지 엄지손가락의 길이가 더 긴 종일수록 두개골 부피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더 긴 엄지손가락은 예상과 달리 운동을 담당하는 소뇌 크기와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는 반면, 신피질 부피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는 정밀한 손동작이 단순히 운동을 제어하는 소뇌가 아니라 감각·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신피질 발달과 더 깊이 연결돼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베이커 박사는 "큰 뇌와 민첩한 손가락이 사람을 특별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 연구는 그 둘이 따로 진화한 게 아님을 보여준다"며 "물체를 집고 다루는 능력이 좋아지면서 뇌는 이런 새로운 기술을 다루기 위해 더 커져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긴 엄지손가락이 뇌 영역 중 신피질과만 관련돼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신피질이 손의 조작 능력을 정확히 어떻게 지원하는지 규명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출처 : Communications Biology, Joanna Baker et al., 'Human dexterity and brains evolved hand in hand', http://dx.doi.org/10.1038/s42003-025-08686-5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08-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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