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지키는 방법: 선크림의 과학과 올바른 사용법
매년 전 세계적으로 30만 건 이상의 새로운 피부암 사례가 진단되고 있으며, 이전에는 발병률이 낮았던 지역에서도 피부암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여름철 강렬한 햇볕 아래에서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현재이다.

영국 리즈대학교의 재료과학자 리처드 블랙번(Richard Blackburn) 박사는 선크림 사용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하며 특히, 본인이 피부 손상, DNA 손상, 피부 노화를 걱정해야 한다면, 야외활동 시 선크림 사용은 정말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피부암은 예방 가능한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발생률이 계속 상승하는 이유 중 하나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는 잘못된 정보와 선크림 사용에 대한 오해 때문이라고 한다.
자외선이 피부에 미치는 치명적 영향
태양에서 방출되는 자외선(UV)은 지구 대기를 통과하여 지표면에 도달하며, 모든 생명체에 '손상'을 가한다. 자외선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때로는 30분 미만의 짧은 햇빛 노출만으로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참고로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A와 UVB 두 종류로 나뉘는데, UVA는 상대적으로 긴 파장의 자외선으로 피부 깊숙한 층까지 침투하는 반면 UVB는 주로 표피와 같은 피부 외층에 침투하며 화상의 주요 원인이 된다. 피부톤이 어두운 사람들도 자외선에 주의해야 한다. 자연적인 색소침착이 자외선에 대한 일시적인 보호막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장시간 노출되면 여전히 피부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자외선이 피부에 미치는 손상은 즉각적인 화상에서 그치지 않는다. 장기간의 자외선 노출은 피부 세포의 DNA를 손상시켜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일으킨다. 이러한 DNA 손상이 축적되면서 피부 노화가 가속화되고, 궁극적으로는 피부암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이처럼 자외선이 피부에 흡수될 때 인체에 미치는 손상은 명백하다.
선크림의 두 가지 메커니즘: 화학적 차단과 물리적 차단
20세기에 개발된 선크림은 자외선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혁신적인 발명품이다. 선크림은 작용 메커니즘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두 종류의 선크림 모두 자외선을 흡수하고 차단하여 피부 침투와 손상을 방지한다.
첫 번째 유형은 과거에 '화학적' 선크림이라고 불렸던, '유기 선크림'이다. 이들은 탄소 기반의 활성 성분을 포함하기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으며, 이 분자들이 피부에 닿는 자외선을 흡수하고 약화시켜 화상을 방지한다. 두 번째 유형은 '물리적' 또는 '천연' 선크림이라고 불리는데, 이들의 활성 성분 역시 화학물질이지만 탄소 기반이 아니다. 대신 티타늄 산화물이나 산화아연 입자를 사용하여 물리적 필터 역할을 한다.

사실 모든 자외선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선크림은 없지만, 대부분의 자외선을 차단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참고로 선크림의 효과는 SPF(Sun Protection Factor) 또는 UPF(Ultraviolet Protection Factor) 등급으로 표시된다. 예를 들면, SPF15는 UVB 자외선의 93%를 차단하고, SPF30은 97%, SPF50은 98%를 차단한다. 이 수치들이 보여주듯이 낮은 등급의 SPF도 보호 효과는 훌륭하며, SPF가 높아질수록 추가적인 보호 효과는 점진적으로 감소한다.
선크림 안전성 논란과 과학적 근거
최근 들어 여러 나라의 보건당국이 선크림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선크림이 해로울 수 있다는 주장들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주장 중 일부는 데이터를 잘못 해석한 거짓 정보이지만, 수년간 선크림에 사용되어 온 일부 화학물질의 안전성에 대한 합리적인 우려도 존재한다.
이는 옥시벤존(oxybenzone), 아보벤존(avobenzone), 옥티녹세이트(octinoxate) 같은 오랫동안 승인된 물질들이 혈류에서 검출되고 독성 화합물로 분해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인데, 킹스 칼리지 런던의 광생물학자 안토니 영(Antony Young) 박사는 이에 대해서 "중요한 것은 용량이다"라고 강조한다. 선크림의 해양 오염에 대한 우려도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많은 독성 연구들이 실제로는 달성하기 어렵거나 매우 달성하기 힘든 용량으로 수행된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피부과 전문의들과 연구자들은 소비자들에게 유통기한, 보관 조건에 주의를 기울이고 서로 다른 선크림을 동시에 섞어 사용하지 말 것을 권장한다. 여기에는 SPF 등급이 있는 화장품도 포함된다. 블랙번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두 가지 다른 종류의 선크림 제품을 함께 바르면 보호 효과가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고 한다. 이들은 실제로 서로 다른 선크림들을 섞으면 전체 과정을 역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우리의 예상에 반하는 결과로 흔히 겹겹이 발라서 더 나은 보호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천연 선크림의 한계와 미래 전망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부 '천연' 선크림들은 실험실에서 제조된 분자 대신 자연에서 추출한 성분들을 사용한다고 광고한다. 소기름(탤로우: tallow)이 그러한 제품 중 하나로 마케팅되고 있으며, 일부 수제 레시피와 온라인 블로그에서는 자연 추출 오일이나 특정 보충제가 보호 효과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성분들의 SPF는 대개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낮다. '천연'이라고 마케팅되는 제품들도 적절한 보호 효과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아연이나 티타늄 산화물 같은 화학물질을 포함한다. 또한 영 박사는 수제 선크림에 대해 경고하는데, 수제 제품들의 문제점은 테스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크림을 제조하는 것은 미용적으로 매력적인 효과가 있어야 하면서도 안정적이고 보호 효과까지 갖추도록 하는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자연에서 새로운 화학 화합물을 찾고 있다. 많은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식물, 균류, 동물이 진화시킨 화학 화합물들이 건강상 이익을 제공하기 위해 활용될 수 있다. 이처럼 보호 효과를 가질 가능성이 있는 천연 화학물질들이 있는데, 특히 식물들은 자신들의 DNA를 보호하기 위한 화학물질을 생산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화학이기에 화학적 수준과 메커니즘적 관점에서 무엇이 작용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면, 실제로 선크림을 개선하고 동일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식물들을 찾아볼 수 있다. 블랙번 박사팀이 운영하는 연구실과 다른 유수 연구실에서도 이러한 화학 화합물들을 식별하고 분리하여 선크림에 적용 및 생산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는 미래의 선크림에서 실험실에서 합성된 화학물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관련 연구 바로 보러 가기
Sunscreen Drug Products for Over-the-Counter Human Use (자외선 차단제 의약품의 일반의약품 사용 가이드라인), FDA 2019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5-08-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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