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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민재 리포터
2025-08-08

아 스마트폰 그만해야하는데... 건강한 디지털 생활을 위한 실질적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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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제시하는 스마트폰 중독 극복법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침대 머리맡의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 잠들기 직전까지 화면을 응시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이처럼 현대인의 하루는 스마트폰과 함께 시작되고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디지털 의존성은 사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단순한 생활 습관을 넘어 심각한 중독 수준에 이르렀다는 과학적 증거들이 쌓이고 있다. 예를 들면, 전 세계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하루 4시간 37분을 스마트폰에 할애하며, 무려 58번이나 화면을 확인한다고 한다. 이는 깨어있는 시간의 약 30%에 해당하는 시간으로, 수면과 식사를 제외하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미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가 스스로를 스마트폰 중독자라고 인정했으며, 이는 흡연 중독률과 유사한 수준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추세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중독의 심각한 현실

스마트폰 중독의 실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영국 노팅엄 트렌트 대학의 사회과학자 자히르 후세인(Zaheer Hussain) 박사는 스마트폰 사용이 많은 사람들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며 구체적으로 스마트폰 사용과 우울증, 불안감 같은 정신 건강 증상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집안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피 수단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보고한다. 이처럼 스마트폰은 우울한 생각과 불안감을 잠시 잊게 해주는 현실 도피 도구 역할을 한다.

행동 중독의 관점에서 볼 때, 스마트폰 중독은 갈망, 의존성, 금단 증상 등 전형적인 중독의 특징을 모두 보인다고 한다. 이는 도박이나 게임 중독과 마찬가지로 코카인 같은 물질적 중독성 요소 없이도 발생하는 행동 중독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는데, 특히 청소년층에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최근 설문조사에서 청소년의 85%가 스마트폰 사용을 중단하기 어렵다고 답한 바 있는데, 이는 성장기 뇌 발달에 중요한 시기의 청소년들이 디지털 의존성에 노출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청소년층에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 Getty Images
특히 청소년층에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 Getty Images

이러한 현상은 사실 우연이 아니다. 앱과 웹사이트들은 의도적으로 사용자의 관심을 붙잡아두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임화(gamification) 기법을 활용해 중독성을 유발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중독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또한, 스마트폰 중독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신체적, 정신적 측면 모두에서 매우 광범위하다. 최근 연구 결과들은 스마트폰 중독이 다양한 건강 문제와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데, 주로 신체적 건강 측면에서는 수면 장애가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여 자연스러운 수면 패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또한 장시간 화면을 응시함으로써 발생하는 안구 건조증과 눈의 피로, 그리고 목과 어깨, 등의 통증도 흔한 증상이다. 이는 '거북목 증후군'이라 불리는 현상으로, 스마트폰 사용 시 고개를 숙이는 자세가 지속되면서 발생한다.

스마트폰에 몰입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운동이나 야외 활동 시간이 줄어든다. © Getty Images
스마트폰에 몰입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운동이나 야외 활동 시간이 줄어든다. © Getty Images

신체 활동 감소도 중요한 문제로 볼 수 있다. 스마트폰에 몰입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운동이나 야외 활동 시간이 줄어든다. 이는 전반적인 신체 건강 악화와 비만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정신 건강 측면에서의 영향은 더욱 복합적이다. 앞선 설명처럼 최근 연구들은 스마트폰 중독이 우울증, 불안감, 외로움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청소년의 경우 주의력과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심각하다.

따라서, 흥미롭게도 스마트폰 중독은 정신 건강 문제의 원인이면서 동시에 결과이기도 하다. 우울하거나 불안한 사람들이 이러한 감정을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을 더 자주 사용하게 되고, 이것이 다시 정신 건강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중독의 원인과 메커니즘

스마트폰 중독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독이 발생하는 원인과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 중독자들은 일반적으로 빠르게 지루함을 느끼고,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으며, 스마트폰 없이는 길을 잃은 듯한 감정을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중독의 심리적 메커니즘은 도파민 보상 시스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새로운 메시지나 알림을 받을 때마다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어 쾌감을 느끼게 된다. 이는 마치 카지노의 슬롯머신과 같은 간헐적 강화 스케줄로 작동한다. 이는 언제 보상(메시지, 좋아요, 댓글 등)을 받을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강력한 중독성을 갖는다.

사회적 요인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현대 사회에서 스마트폰은 단순한 통신 도구를 넘어 사회적 연결의 상징이 되었기 때문이다. © Getty Images
사회적 요인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현대 사회에서 스마트폰은 단순한 통신 도구를 넘어 사회적 연결의 상징이 되었기 때문이다. © Getty Images

사회적 요인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현대 사회에서 스마트폰은 단순한 통신 도구를 넘어 사회적 연결의 상징이 되었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타인과의 비교, 사회적 승인에 대한 욕구, 소외에 대한 두려움(FOMO: Fear of Missing Out)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중독을 심화시킨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극복 방법 - 전문가가 제안하는 장기적인 해결책

다행히 과학자들은 스마트폰 중독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방법들을 검증한 바 있다. 중요한 점은 한 가지 방법에만 의존하지 말고 여러 방법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물리적 거리 두기이다. 밤에 스마트폰을 침실 밖에 두거나 최소한 손이 닿지 않는 방 모서리에 두는 것이다. 공부나 업무 시에는 다른 방에 두어 확인하려면 일어나야 하도록 만드는 것도 효과적이다.

알림 관리도 중요한 전략이다. 방해 금지 기능을 사용하거나 메시지와 알림의 소리와 진동을 모두 끄는 것이다. 화면을 흑백으로 설정하고, 소셜 미디어 앱을 홈 화면에서 제거하며, 더 복잡한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등의 단순한 조치들도 스마트폰 사용의 장벽을 높여 효과적이다. 이와 비슷하게 자제력 도움 앱들의 활용도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이다. 이미 시중에 공개된 다양한 스마트폰 앱들은 일일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고, 방해가 되는 앱들을 잠그며, 습관 관리를 도와준다.

운동이나 스포츠로 스마트폰 사용을 대체하는 것도 효과적인 물리적 개입법이다. © Getty Images
운동이나 스포츠로 스마트폰 사용을 대체하는 것도 효과적인 물리적 개입법이다. © Getty Images

운동이나 스포츠로 스마트폰 사용을 대체하는 것도 효과적인 물리적 개입법이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 방법이 스마트폰 중독을 효과적으로 줄였으며, 동시에 중독에 수반되는 외로움, 불안, 스트레스 수준도 감소시킨 바 있다. 

반면,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박사후연구원 제이 올슨(Jay Olson) 박사가 주도한 임상 시험에서는 '넛지 기반 개입법'이라는 10단계 행동 프로그램이 테스트된 바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휴대폰 사용의 보상을 줄이고, 사용에 약간의 마찰을 추가하며, 휴대폰 사용 알림의 수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었는데, 연구팀은 최소 6주 동안 문제적 스마트폰 사용 점수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킴을 확인했다. 따라서, 해당 방법을 통하면 사람의 의지력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올슨 박사는 또한, 마음 챙김 치료와 인지행동치료 같은 여러 치료법도 과학적으로 이미 매우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었다고 설명한다. 

이와 비슷하게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중독의 장기적 극복을 위해서는 단순한 행동 수정을 넘어선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즉효약은 없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인데,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을 필요로 하며, 대부분의 경우 여러 방법을 조합해야 한다. 그리고 이는 진정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실제로 스마트폰 중독 극복에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단계적 접근과 꾸준한 실천을 들 수 있다. 처음부터 완전한 금단을 시도하기보다는, 하루 사용 시간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거나, 특정 시간대(식사 시간, 잠자리에서 등)에만 사용을 제한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또한 스마트폰 사용을 줄인 시간을 다른 의미 있는 활동으로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 운동, 사회활동, 취미 생활 등을 통해 스마트폰이 주던 만족감을 대체할 수 있는 건강한 활동을 찾아야 한다. 후세인 박사는 자연 속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정신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며 자연 속에 나가지 않으면 우리의 삶이 휴대폰과 소셜 미디어, 알림, 뉴스 피드, 스크롤링에 장악당하게 되고, 이는 불안과 우울증, 기타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디지털 웰빙을 위한 환경 조성도 필수적이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스마트폰 없는 시간'을 정하거나, 식사 시간에는 모든 구성원이 스마트폰을 멀리 두는 규칙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직장에서도 회의 시간이나 집중이 필요한 업무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서랍에 넣어두는 습관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 사용이 정신 건강, 인간관계,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느낀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들 수 있다. 먼저 인지행동치료(CBT)는 강박적 행동을 중단하고 스마트폰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단계별 방법을 제공한다. 이러한 치료법은 중독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그 문제들을 뿌리에서부터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현재 순간에 집중하고,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충동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며, 의식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마음 챙김 기법도 효과적인 장기적 해결책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관련 연구 바로 보러 가기

"A Nudge-Based Intervention to Reduce Problematic Smartphone Use: Randomised Controlled Trial (스마트폰 문제적 사용 감소를 위한 넛지 기반 개입: 무작위 대조 시험)", Olson et al. 2023

"Smartphone Addiction is Increasing Across the World: A Meta-Analysis of 24 Countries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스마트폰 중독: 24개국 메타분석)", Olson et al. 2022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5-08-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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