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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1년간 지연된 한센병 치료제 마침내 공급받는다 나이지리아 정부의 관료주의 지연으로 인해 2024년부터 약품 고갈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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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지연 끝에 도착하는 한센병 치료제

최근 로이터 통신은 수천 명의 환자가 만성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나이지리아에 세계보건기구(WHO)가 한센병 치료제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유엔 특별보고관 베아트리즈 미란다-갈라르자(Beatriz Miranda-Galarza)는 '시스템적 취약성'을 지연의 이유로 언급했는데, 보도에 따르면 약품은 3월 둘째 주 일요일에 마침내 나이지리아에 도착했다.

한센균에 의해 발생하는 이 질병은 만성 전염성 질환으로 나병이라고도 불리운다. ©Getty Images

한센균에 의해 발생하는 이 질병은 만성 전염성 질환으로 나병이라고도 불리운다. ©Getty Images

약품 공급이 지연되는 동안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해 상태가 크게 악화되었다. 한센병 환자 아왈 무사(Awwal Musa)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초반에는 상처가 치유되고 있었지만, 지금은 더 악화됐다"고 전했다. 무사의 손가락은 구부러졌고 약품 부족으로 인해 다리에서는 고름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센병이란?

한센균 혹은 마이코박테리움 레프라(Mycobacterium leprae; 나균이라고도 함)에 의해 발생하는 이 질병은 만성 전염성 질환으로 나병이라고도 불리며 과거에는 주로 문둥병(leprosy)이라고도 불렸다. 해당 질병은 피부, 말초 신경 및 눈에 영향을 미친다. 다제 요법(MDT: multi-drug therapy; 예를 들어서 답손, 크로파지민, 리팜피신 등의 3가지 약을 병용하여 치료)으로 치료와 완치가 가능하지만, 적시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환자들은 흉터, 실명, 마비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겪게 된다. 

한센병은 다제요법으로 치료와 완치가 가능하다. © Getty Images

한센병은 다제요법으로 치료와 완치가 가능하다. ©Getty Images

문제는 한센병의 원인균인 한센균의 정확한 감염 경로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인데, 이들은 대부분 비강을 통해 배출되며 치료받지 않은 환자와 장기간 긴밀한 접촉을 할 경우 전파되는 것으로 예측된다. 혹은 상처가 있는 피부를 통해 한센균이 침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한센병은 역사적으로 오명과 차별을 동반했던 질병이다. 하지만 나균의 감염력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치료를 받고 있는 한센병 환자나 후유증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전염력이 없다. 또한, 한센병은 다양한 잠복 기간을 가지고 있다. 피부에 나타나는 변화에 따라 한센병은 크게 나종 나균(결핵 나균에 비해서 잠복기가 두 배 정도 김)과 결핵 나균의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나이지리아의 지속되는 한센병 위기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인 나이지리아는 매년 최소 1,000건 이상의 한센병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한센병은 전 세계 12개국에 존재하며, 나이지리아를 비롯해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가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들 국가는 매년 1,000건에서 10,000건 사이의 사례를 보고하고 있다. 이 중 나이지리아는 전 세계 한센병 발병률 4위 국가로, 적시 치료의 부재는 이미 취약한 의료 시스템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

나이지리아 보건 관계자들에 따르면, 나이지리아가 요청을 늦게 제출했고, 이것이 지연과 후속 약품 부족에 기여했다고 한다. ©Getty Images

나이지리아 보건 관계자들에 따르면, 나이지리아가 요청을 늦게 제출했고, 이것이 지연과 후속 약품 부족에 기여했다고 한다. ©Getty Images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Novartis)는 한센병 약품을 제조하여 WHO에 기부하고 있는데, 이들은 인도 시설에서 약품을 생산한 후 나이지리아 식품의약품관리청(NAFDAC)에 추가 검사를 위해 보낸다. 나이지리아 등의 국가는 1년에 걸쳐 투여되는 한센병 약품의 용량을 요청해야 하는데, 인도 기반 실험실 콴트롤(Quontrol)은 로이터에 2024년 11월 나이지리아에서 약품 검사를 위해 제출했으며 12월에 승인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한센병 관리국은 승인 후에도 약품이 지연된 이유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나이지리아 보건 관계자들에 따르면, 나이지리아가 요청을 늦게 제출했고, 이것이 지연과 후속 약품 부족에 기여했다고 한다. 

 

한센병 퇴치를 위한 과제

WHO는 2030년까지 한센병 퇴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나이지리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약품 공급망의 취약성과 관료주의적 지연은 이 목표 달성에 심각한 장애물이 되고 있다. 국제 보건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질병 통제를 위해서는 약품 공급 시스템의 효율성 개선과 함께 조기 진단, 환자 추적 관리, 그리고 질병에 대한 사회적 낙인 해소를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약품 공급이 지연된 사례는 글로벌 보건 시스템의 취약점을 드러내며, 특히 소외된 질병과 취약 지역에 대한 보건 인프라 강화의 필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국제 보건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질병 통제를 위해서는 약품 공급 시스템의 효율성 개선과 함께 조기 진단, 환자 추적 관리, 그리고 질병에 대한 사회적 낙인 해소를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Getty Images

국제 보건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질병 통제를 위해서는 약품 공급 시스템의 효율성 개선과 함께 조기 진단, 환자 추적 관리, 그리고 질병에 대한 사회적 낙인 해소를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Getty Images

전문가들은 3월 초 도착한 위 약품은 많은 환자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치료를 제공할 것이지만,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 없이는 유사한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5-04-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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