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감소와 홍역의 귀환
텍사스 주 관계자들은 지난 2월 백신을 접종 받지 않은 아이가 텍사스 서부 시골 지역에서 발생한 홍역 발병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5년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고도로 전염성'이 있지만 '예방 가능한'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첫 사망 사례이다. 한편, 1월 이후 미국에서는 최소 124건의 사례가 보고되었다.
홍역은 198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1980년대에는 매년 최대 4백만 건의 홍역 사례가 있었다. 2020년대 초반에는 감염률이 수십만 건으로 감소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것이 주로 백신 접종 프로그램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면 지난 20년 동안 홍역 백신은 5천만 명 이상의 생명을 구했다.
문제는 홍역이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WHO는 "홍역은 백신을 접종 받지 않은 곳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하며 이것이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이 백신을 접종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2024년 2월 20일, WHO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2024년에 홍역 발병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발표했다. WHO의 홍역 및 풍진 선임 기술 자문관인 나타샤 크로우크로프트는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큰 격차가 있으며, 이러한 격차를 백신으로 정말 빨리 메우지 않으면 홍역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올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는 유럽 질병예방통제센터(ECDC)의 이전 분석(2024년 2월 16일)을 따른 것이다. ECDC에 따르면, 홍역 백신 접종률이 "최적 이하" 상태였으며 홍역 함유 백신(MCV)의 최적 이하 접종 범위로 인해 유럽 연합과 유럽 경제 지역에서 홍역 사례가 앞으로 몇 달 동안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보건 당국은 또한 앞으로 몇 달은 바이러스가 계절 특성상 정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전문가 및 ECDC의 연구원들은 홍역으로 인해서 사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백신은 불필요한 생명 손실을 피하는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COVID-19 팬데믹 동안의 백신 접종 감소
홍역은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폐렴, 설사, 난청, 실명, 뇌 손상, 최악의 경우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누구나 홍역에 감염될 수 있지만 아이들이 가장 위험하다. 홍역의 증상은 일반적인 감기와 비슷하다. 고열, 기침, 콧물 등이 나타나며, 전신에 발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감염 경로는 다른 많은 바이러스 감염과 마찬가지로 기침과 재채기를 통한 "비말 감염"이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서 그리고 표면에서 최대 2시간 동안 활성 상태로 전염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방에서도 퍼질 수 있다.
홍역은 종종 풍진, 유행성 이하선염과 함께 언급되는데, 이들이 일으키는 질병의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세 가지 바이러스 감염 모두에 대해 함께 보호하는 백신을 접종 받을 수 있다. 이처럼 홍역은 매우 전염성이 강하고 잠재적으로 치명적이지만,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 따라서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확산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몇 년 전에 발생한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다른 백신 접종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들었고 그 결과 홍역 백신 접종률 역시 크게 떨어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팬데믹의 처음 2년 동안 약 6천1백만 회분의 홍역 백신이 연기되거나 누락되었다고 밝혔다.
2021년에 대략 128,000명이 홍역으로 사망했는데, 이들 중 대부분이 백신을 접종 받지 않았거나 충분히 접종 받지 않은 5세 미만 아동이었다는 점을 보면 백신의 미접종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홍역 사례는 2023년에 크게 증가했다. 유럽에서는 2023년에 홍역 사례가 42,000건 이상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전년도에 비해 45배 증가한 수치이다.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2023년 11월에 발표한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그해 홍역으로 인한 사망이 40% 증가했다. WHO와 CDC에 따르면 2023년 확산으로 인해 37개국에서 유행병이 발생했고 9백만 명의 아이들이 질병에 걸렸다고 한다. 또한, 이 질병으로 인해서 주로 가난한 국가에서 136,000명의 사람들이 안타깝게도 사망했다.
CDC의 글로벌 면역화 부서 책임자인 존 베르테퓨이는 이러한 증가를 "충격적이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 동안 우리가 목격한 백신 접종률 감소를 고려할 때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에 WHO와 CDC는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부유한 지역에서도 건강 시스템이 백신 접종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하고 있다.
WHO는 난민들도 홍역에 특히 높은 위험에 처해 있다고 설명한다. 가자 지구에서 190만 명의 국내 이재민과 함께 살고 있는 19,000명에 가까운 아이들이 2023년 10월 이후 지역의 전투 때문에 정기 백신 접종을 놓쳤다. 또한, 유엔 국제아동기금(UNICEF)은 홍역뿐만 아니라 소아마비와 같은 다른 '예방 가능한 질병'의 확산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홍역의 예방과 치료
앞선 설명처럼 홍역에 대한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 의료 전문가들은 환자들이 충분히 쉬고, 설사나 구토가 있는 경우 탈수 방지를 위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고 말한다. 필요한 경우라면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폐렴, 귀 및 눈 감염과 같은 관련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를 처방할 수도 있다. 그러나 홍역은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박테리아 감염만 치료하는 항생제는 홍역 감염을 막지 못한다. 또한 항생제의 오용은 항생제 내성을 증가시켜 약물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
홍역 백신은 단독으로 투여될 수 있지만, 유행성 이하선염, 풍진 또는 수두(chickenpox)에 대한 백신과 함께 결합 백신으로 투여된다 (소위 "MMR" 접종이라고 부르는 접종). WHO는 면역력을 보장하기 위해 어린이들이 두 번의 백신 접종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백신이 홍역만을 위한 백신이든 MMR 결합 백신이든 관계없이 두 번의 접종이 필요하다.
- 김민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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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5-03-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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