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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현정 리포터
2024-08-13

8세 자기애(自己愛) 평생 간다? 어린 시절 지나친 자기애는 느리게 감소 나이가 들면서 자기애 감소 경향, 사회적 역할은 성숙한 성격과 자기애에 영향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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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점차 나이가 들면서 자기애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자기애(自己愛) 유형에 대한 전 생애주기 메타연구에 따르면 대체로 어린 시절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유형의 자기애가 감소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 연구로 사회적 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자기중심적, 자기도취적 성향의 극단적 자기애도 줄어들 수 있다는 가능성과 병리적 차원에서의 치료 가능성이 제시된 셈이다. 한편 노년기의 사회적 역할이 자기애 및 성숙한 성격 특성과 연관되어 있어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둔 한국 사회의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사람은 점차 나이가 들면서 자기애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ettyimagesbank

 

전체 생애에서 자기애는 지속적으로 감소

스위스 베른대학교 발달심리학 연구팀은 종단연구 51건을 메타 분석해 전 생애 주기별로 자기애 수준이 변하는 양상을 조사한 결과를 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Psychological Bulletin에 발표했다. 메타 분석에는 8세부터 77세까지의 대상자 총 3만 7247명의 데이터가 활용됐으며, 성비는 여성 52% 남성 48%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연구에 앞서 자기애에 나타나는 특징을 중심으로 세 가지 유형을 분류하여 제시했다. 첫 번째 대리인적 자기애는 능동성 및 주관이 부족하여 허세·우월감·강한 칭찬에 대한 욕구가 포함되어 있다. 두 번째 적대적 자기애는 지나친 자의식으로 오만함·권위의식·무정함 및 낮은 공감 능력을 특징으로 한다. 끝으로 신경증적 자기애는 감정 조절력이 부족하거나 감정적 과민성이 높은 유형에 속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들 모두 나이가 들수록 세 가지 유형의 자기애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는 대리인적 자기애가 가장 늦게 감소하고, 가장 적게 감소한다는 사실이다. 연간 평균 변화 값(d)을 보면 대리인적 자기애(d=−0.28)가 적대적 자기애(d=−0.41)와 신경증적 자기애(d=−0.55)보다 조금 적게 감소했다. 또한, 자기애가 감소하는 평균값은 대리인적 자기애가 73, 적대적 자기애 68, 신경증적 자기애 60으로, 평균 시간 간격은 11.42년이었다.

8세에서 77세까지의 생애에서 자기애 감소 수준 변화. 해당 그래프는 8세에 대한 모델에서 암시한 누적 d값으로, 원점은 임의적 설정임. Ⓒpsycnet.apa.org

 

한 번 자기애는 영원한 자기애?

흥미로운 결과는 자기애 유형의 순위 안정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개인의 자기애는 연령에 따라 줄어들지만, 다른 사람에 비해 ‘강력한’ 자기애적 성향이 있는 사람은 ‘여전히’ 자기애가 높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에 평균보다 더 자기애가 높았던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평균보다 더 자기애적 성향이 높았고, 감소하는 평균 시간도 늦었다.

오르스 베른대학교 발달심리학과 교수는 “나르시시즘 성향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는 안정적인 성격 특성임을 시사한다.”고 연구결과를 정리했다. 다만, 이러한 자기애가 유전적 이유인지, 생활 환경과 양육의 결과인지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분석한 대부분의 데이터가 북미, 서유럽, 뉴질랜드에 한정돼 있어 더 다양한 국가와 문화권에서 자기애를 연구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자기애 유형 모두 연령에 따라 줄어들지만, 다른 사람에 비해 자기애가 강력한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그런 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Gettyimagesbank

 

나와 타인, 그리고 사회의 평화를 위한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그럼에도 연구팀은 자기애 종단연구가 관련 이론에 새로운 가설 혹은 해결의 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이번 연구는 사회적 투자모델(the social investment model)과 사회정서적 선택이론을 뒷받침할 결과를 제시했다. 이 두 이론은 모든 자기애의 요인 즉, 대리인적·적대적·신경증적 자기애가 전 생애에 걸쳐 감소한다는 가능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투자모델은 사람의 성격이 사회적 역할과 기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사회적 역할에 대한 투자와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회정서적 선택이론은 사람의 사회적·정서적 우선순위가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는 주장으로,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정서적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해 부정적 감정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사회적 관계를 선택한다고 설명한다.

오르스 박사는 이와 같은 대표적 이론처럼 자기애의 규범적 감소와 순위 안정성이 밝혀졌지만, 자기애의 평균 수준은 이보다 훨씬 복잡한 요인들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특히 “예를 들어 파트너, 부모, (조직의) 직원 등 성인이 되어서 맡은 사회적 역할은 더 성숙한 성격 특성, 안정적 수준의 자기애를 발달시키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향후 연구는 나이가 들면서 자기애가 감소하는 이유, 사회적 참여와 활동성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자기애 변화 추이 등 다면적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리포터
vegastar0707@gmail.com
저작권자 2024-08-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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