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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23-10-13

“유전자 조작 미니돼지 신장 이식한 원숭이 2년 넘게 생존” 美 연구팀, 69개 유전자 편집…거부 항원 유전자 제거·인간 유전자 삽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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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를 편집해 이식 후 예상되는 거부반응을 최소화하고 인간 적합성을 높인 미니돼지의 신장을 이식받은 원숭이가 2년 넘게 생존, 인간 대상의 이종 간 장기이식 임상시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간에 적합한 장기를 개발하는 미국 바이오벤처 e제네시스(eGenesis)와 하버드의대 등 연구팀은 12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거부반응을 최소화하고 인간 적합성을 높이기 위해 69개의 유전자를 편집한 미니돼지의 신장을 이식받은 원숭이가 최장 758일까지 생존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는 인간에게 적합하게 돼지 유전자를 변형하고 이를 통해 생산한 신장을 비인간 영장류(NHP)에 성공적으로 이식한 것이라며 이 전임상 연구로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의 인간 대상 임상시험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됐다고 자평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SPR-Cas9) 기술로 유카탄 미니돼지의 유전자 69개를 3차례에 걸쳐 편집하고 복제하는 방식으로 거부반응을 최소화하고 인간 적합성을 높여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의 위험을 제거했다.

먼저 거부반응을 유발하는 다당류인 글리칸 항원 유전자 3개를 제거(3KO)하고, 영장류 면역체계의 거부를 줄이기 위해 7개의 인간 형질전환 유전자(PL15S)를 추가해 과발현시켰다. 이와 함께 돼지 레트로바이러스(PERV) 유전자를 비활성화(RI)했다. 또 각 유전자 편집 단계에서 생산된 신장을 인간과 유사한 여러 특성을 가진 마카크 원숭이 21마리에 이식해 거부반응과 생존 기간 등을 비교했다.

그 결과 글리칸 항원 유전자를 제거하고 인간 유전자를 추가한 돼지의 신장을 이식한 원숭이의 생존 기간 중간값은 176일로, 글리칸 항원유전자만 제거한 신장을 이식한 원숭이(24일)보다 훨씬 길었다. 글리칸 항원 유전자를 제거하고 인간 유전자를 추가한 신장을 이식한 원숭이 중 한 마리는 최장 758일간 살았고 논문 시점에도 1마리가 673일째 살아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 변형으로 초급성 거부반응을 최소화하고 인간 적합성을 높이며 돼지 레트로바이러스의 인간 전염 위험을 해결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는 인간 대상 임상시험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연구자인 타츠오 카와이 하버드의대·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석좌교수는 "큰 장애물 중 하나는 이식된 장기가 원숭이 몸 안에서 얼마나 오래 견디느냐는 하는 것이었다"며 "이 결과는 장기 생존 가능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이식된 유전자 변형 미니돼지 장기에는 원숭이보다 인간에게 더 적합한 유전자들이 추가됐기 때문에 인간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될 경우 결과가 더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무하마드 무히딘 메릴랜드대 의대 교수는 함께 게재된 논평(News & Views)에서 "이 연구는 유전자 변형 돼지 장기 이식 기술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으로 전환할 때가 됐음을 보여준다"며 "다른 치료법이 없는 환자들에게 임상시험을 하면 이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잠재력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Wenning Qin et al., 'Design and testing of a humanized porcine donor for xenotransplantation',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3-06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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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2023-10-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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