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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민재 리포터
2023-08-30

홍수를 겪은 이재민, PTSD를 겪는다 무력감을 느낄수록 정신 건강은 악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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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를 겪은 이재민, PTSD를 겪는다

홍수나 산불을 경험한 사람은 정신 질환과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를 경험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사람들이 무력감을 많이 느낄수록 정신 건강이 더미리보기 (새탭에서 열기) 악화된다는 연구결과이다.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이 임무 수행 후 PTSD로 인해 고통받는 일은 드문 일이 아니다. 비슷한 예로 어렸을 적 가정 폭력을 경험했거나 전쟁 등으로 인해 강제로 피난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도 PTSD를 쉽게 겪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이는 재난 지역에 파견되어 부상자를 구조하고 사망자를 수습하는 긴급 구조대원도 마찬가지이다.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이 임무 수행 후 PTSD로 인해 고통받는 일은 드문 일이 아니다. © 게티이미지 뱅크

문제는 이처럼 인간이 조절할 수 있는 고통의 수준을 넘어서는 재난이 최근 극심한 기상 이변으로 인해서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홍수나 산불 등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여야 함은 물론이고, 이로부터 탈출하는 중 다른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목격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직접적인 위험을 포함하여 재난 앞에 무력감을 느낀 적이 있는 사람은 PTSD를 겪을 위험이 크다.

태풍으로 인한 PTSD

2005년 미국 여러 주에 끔찍한 피해를 입힌 허리케인 '카트리나(Hurricanes Katrina)'가 1,8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후, 미국에서 이들을 도왔던 정신과 의사 안드레아스 마이어-린덴버그(Andreas Meyer-Lindenberg, 독일 정신의학·심리치료 및 정신신체학 협회(DGPPN) 현 회장)는 허리케인 카트리나(Hurricanes Katrina)와 리타(Rita)가 유발했던 PTSD 연구를 진행한 과학자이다.

마이어-린덴버그는 극심한 기상 이변에 노출된 모든 사람이 정신 건강 문제를 겪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지만, 기상이변 이후 정신 건강 문제와 질병이 크게 증가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의 연구 결과는 실제로 카트리나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 중 거의 절반이 PTSD를 겪었다는 점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다. 물론 극심한 사건 이후 우울증, 불안, 심지어 중독에 시달릴 수도 있지만, PTSD 역시 직접적으로 진단될 수 있는 결과 중 하나이다.

마이어-린덴버그는 PTSD의 사전적인 정의가 본인 또는 가까운 사람이 극도로 위협적인 사건을 경험하고, 본인이 이 사건의 중심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대한 전형적인 증상은 과거 재난이 회상, 꿈, 기억의 형태로 반복해서 재현되며 이 때문에 사람들은 이러한 플래시백(flashback, 현실에서 무언가를 경험했을 때 그것과 관련된 강렬한 기억과 공포, 행복, 슬픔, 자극 등의 감정에 몰입하는 현상을 뜻함)을 유발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피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홍수 피해자에게는 이 대상이 비가 될 수 있다. 마이어-린덴버그는 많은 사례에서 이러한 반복적인 회피 전략이 치료 없이는 극복되지 않는다고 우려한다.

개발도상국에서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에 관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화재나 홍수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개발도상국 이재민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데이터는 거의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가 유럽, 북미, 호주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아프리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더 오랫동안 지속적인 기후 변화로 인해 악화되는 극심한 기상 이변에 시달려왔다.

자연 재해로 인한 PTSD 대부분의 연구가 유럽, 북미, 호주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아프리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 게티이미지 뱅크

위 국가들이 기상이변을 경험하고 그 결과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다면 이로인한 PTSD 유발을 완화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안정적인 제방은 홍수로부터 사람들의 집과 재산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여름철에도 큰 안정감을 제공함으로써 이들의 정신 건강도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기상이변에 대비해 제방을 튼튼히 쌓으려면 재정적 자원이 필요한데, 가난한 나라에서는 이러한 제방이 부족한 경우가 절대적으로 많다.

심리적 응급처치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재난이 발생한 후 심리적 응급처치를 제공하는 데에도 돈이 필요하다. 마이어-린덴버그는 생존자의 심리적 안정에 반드시 필수적인 다섯 가지 핵심 사항이 있다고 설명한다.

첫째, 잠잘 곳과 먹을 것, 깨끗한 식수가 필요하다. 피해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이 세 가지가 보장될 때까지는 다른 부수적인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두번째, 피해자가 이야기하고 싶을 때 경청하며 피해자를 안심시킬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피해자에게 자신이 겪은 일에 관해 이야기하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

셋째, 피해자가 가능한 한 빨리 가족과 친척에게 연락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가능한 한 빨리 그들과 오래전부터 친숙한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네번째, 이들이 오히려 다른 사람을 도우며 재난으로 인해서 재난 극복에 적극 참여하고 본인들의 상황으로부터 지배받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는 점도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을 경험하면 재난에 더 잘 대처할 수 있게 된다고 알려져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단순히 말로만 희망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지원이 필요한 일이다.

오히려 노출 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PTSD 증상이 나타나면 '안전한 치료 공간'에서 노출 요법이라는 치료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는 트라우마를 조심스럽게 다시 직면하고 이를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마이어-린덴버그는 이를 통해서 트라우마가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기존 PTSD를 앓고 있는 사람이 극심한 기상 상황에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PTSD를 다시 겪을 수도 있다. PTSD의 증상은 극단적인 상황을 더 자주 경험할수록 감소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반대이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이 무력감을 더 자주 경험할수록 그에 대한 반응이 더 나빠질 수 있기에 적절한 공간에서 적절한 시기에 전문가에게 노출 요법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3-08-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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