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강경선 교수
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인체조직의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기증자 수는 매년 감소세를 보입니다. 이는 인체조직을 충당하기 위해 요구되는 조직 기증의 중요성은 인식되지만 장기이식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실제 사후 기증까지 이어지는 관심 또한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2020년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의 인체조직 기증 통계를 보면 피부의 경우 4명으로 현저히 낮으며, 반전하는 기미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해외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인체유래 피부의 대체제로서 인공피부의 개발이 필요하며, 그 이용 대상은 화상, 당뇨성 족부궤양, 말초혈관질환 등 중증 피부 손상 환자까지 확대가 예상됩니다. 당뇨병 환자의 증가나 인류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할수록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임은 자명합니다.
인공 피부와 모발 이식 시장은 엄청나게 확대될 것입니다.
인공 피부 관련 글로벌 시장은 3조, 국내는 200억으로 추산되며, 모발 이식 시장은 2018년 7조원에서 2024년 35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또한 동물실험 금지 등 세계적인 추세와 맞물리면서 성장성이 높게 평가되어 대체 독성평가 시장규모는 3조 780억원으로 추정되며, 시장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기존의 인체 유래 피부 조직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성이 높으며 기능적으로 우수한 인공 피부의 개발은 절실한 상황입니다.
인공피부 제작에는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동물, 특히 인간 피부와 유사한 돼지의 피부를 이용하는 것인데 이종장기 이식으로 인한 면역 억제제 투여 때문에 환자의 생활의 질이 좋지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3D 바이오프린팅을 이용하는 것과 인간피부세포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 역시 공여세포의 공급 및 배양증식의 문제, 면역거부반응 등 안전성의 문제가 있으며, 조직의 견고성이 약하고 조직의 다양한 세포 간의 상호작용 및 세포 미세환경의 정밀한 구현이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세 번째로 2020년 하버드 대학에서 제작하여 보고한 세포 증식 능력 및 분화력이 뛰어난 인간 유도 만능줄기세포로부터 만들어진 피부 오가노이드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생체 내 피부 조직의 복잡성과 기능을 재현할 수 있는 실제 피부에 가장 유사한 피부를 제작하는 기술입니다.

우리는 완벽한 형태의 인간 피부 오가노이드 배양법을 개발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림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세 번째 기술도 실제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로서 활용하기에 여전히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피부조직에 비해 연골의 과형성 문제가 있으며, 실제 피부와는 반대되는 구조(inside-out, 즉 표피가 안쪽, 진피가 바깥쪽에 위치)가 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본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여 제대로 된 인공피부 제작에 성공하였고,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Wnt 신호전달경로 활성화로 인한 연골억제기술을 개발하여 완벽한 형태의 인공피부를 제작하는 것에 성공한 것입니다.

인간 피부 오가노이드의 다양한 활용이 전망됩니다.
현재까지 대부분 피부 이식연구는 기증받은 피부와 혈관이 없는 단순 섬유아세포, 각질형성세포만을 공배양한 3차원 피부 및 3D 프린팅 기술 기반 인공 피부를 이식하여 생착 정도의 평가에만 국한되어 있었습니다. 실용화를 위해 이식한 인공 피부의 기능 재생을 평가하는 연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혈관생성을 통한 3차원의 인간 피부 오가노이드 기술의 고도화 및 Off-the-shelf 기술을 통한 연구를 필요로 합니다.
이에 더불어 다양한 방식의 면역세포 공배양을 통한 면역 시스템 재현이 가능하다면, 실제 인간의 조직 환경을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고도화된 3차원 인간 혈관이 생성된 피부 오가노이드는 면역, 세포분화, 약물 및 독성 평가, 전임상 연구, 조직재생, 조직공학 연구 등의 플랫폼으로 사용가능하여 다방면의 활용 및 응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모낭을 포함하는 피부 오가노이드를 통해 대머리를 완치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우리 연구팀은 3차원 인간피부 오가노이드에서 모낭의 분리 배양에도 성공하였습니다. 현재 모발 이식은 자가 모발 이식으로 건강한 모낭을 함유한 피부 조각을 떼어내 탈모가 일어난 부위에 뿌리째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남아 있는 환자의 모낭을 활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새로운 모낭은 얻을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환자의 모낭의 모구 부위에 존재하는 극소량의 모유두세포를 분리, 배양하여 이식하는 방법 및 타인의 모낭을 이식하는 연구 등이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야 합니다.
조만간 인간 유래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하여 완벽한 구조의 모낭을 다량 포함하는 피부 오가노이드를 생산하고, 모낭만을 순수 분리하는 기술 및 체외에서 모낭을 배양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의 확립을 통해 이식이 가능하고 완벽한 모낭을 재건할 수 있는 모발 이식재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이 글은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 저작권자 2023-04-13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