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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순강 객원기자
2021-03-02

변이주 지속적 출현 대응 '백신 전략' 필요 코로나19 위기, 4차 대유행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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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상 변이주들은 앞으로 계속 발생하고 관측될 것이다. 그리고 바이러스 자체적으로 병독성보다는 전염력 상승을 지향하는 변이주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 때문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나라 전체가 바짝 마른 가을 혹은 겨울 장작과 같다.”

지난 26일 ‘COVID-19 4차 대유행의 전조인가?’를 주제로 열린 과총·의학한림원·과학기술한림원 공동포럼에서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4차 대유행 가능성에 대해 작은 불씨 하나로도 큰불이 일어날 수 있는 매우 위기 상황으로 진단했다.

코로나 4차 대유행, 마른 장작 같은 '위기'

특히 이제 시작된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생존전략을 바꿔야 하는 절체절명의 선택압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더 위기라는 것이다. 선택압은 자연 돌연변이체를 포함하는 개체군에 작용하여 경합에 유리한 형질을 갖는 개체군의 선택적 증식을 재촉하는 생물적, 화학적 또는 물리적 요인을 말한다.

정용석 경희대 교수가 'COVID-19 바이러스와 유행에 관한 이해'를 주제로 발표했다. ©포럼 유튜브 영상 캡처

결국 백신이라는 선택압으로 인해 변이주 발생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변이주는 전파력이 더 큰 쪽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에 위험이 더 커진다는 것. 따라서 정 교수는 “변이주의 지속적 출현에 대응하는 백신 전략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바이러스 증식 기회가 늘어날수록 변이주의 생성 빈도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집단 면역을 위해서라도 가능한 단기간의 동시 접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집단면역 형성에 필요한 최소 비율은 ‘1-1/RO’으로 계산할 수 있다. RO는 기초감염재생산지수로, 확진자 1명이 전염시키는 사람의 수다. 즉 전파력이 큰 변이주가 발생하게 되면 집단 면역 기준도 높아지게 되는 셈이다.

백경란 성균관대 감염내과 교수도 “감염자가 많이 발생하면 결국 변이주 발생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감염을 줄이기 위해서 백신 접종률을 신속히 올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최근 발표된 스코틀랜드의 백신 접종 결과 데이터를 근거로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백경란 성균관대 교수는 패널토론을 통해 "감염을 줄이기 위해 백신 접종률을 신속히 올릴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포럼 유튜브 영상 캡처

백 교수에 따르면 스코틀랜드에서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00만 명 이상에게 접종한 결과 1차 접종 한 달 후 화이자 백신은 85%,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94%의 입원율 감소 효과를 보였다는 것. 두 백신 모두 고령층에서 80% 정도 입원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며 백 교수는 “우리도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도록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껏 경험 못 한 대규모 '4차 유행' 우려

4차 유행 발생 시 규모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상일 울산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4차 대유행이 시작되어 피크에 이르게 되면 하루 4,000명 가까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했다. 이는 1차 유행 전에는 하루 확진자가 10명 미만이었다가 1차 유행 정점에 도달했을 때 하루 800명 발생했고, 2차 유행 전에 하루 32명 정도 발생하다가 정점에 올랐을 때 441명이 발생했으며 3차 유행 전에는 98명 발생하다가 피크 때 1,200명이 발생했던 양상을 적용해 계산한 결과다.

지난 26일 ‘COVID-19 4차 대유행의 전조인가?’를 주제로 과총·의학한림원·과학기술한림원 온라인 공동포럼이 열렸다. ©포럼 유튜브 영상 캡처

실제로 모델링을 통해 예측한 결과들 역시 적어도 2,000명에서 3,000명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그 수준 이상의 규모로 4차 대유행이 올 가능성이 있다”며 “사전에 노력해서 4차 유행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역학 조사나 환자 진료 등에 차질이 없도록 의료대응 역량을 사전에 확충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유행 곡선의 모양을 보면 환자 수가 늘어날 때는 급격하게 올라갔다가 떨어질 때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이는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신속하게 올리고, 환자 수가 줄어들어 거리두기 단계를 낮출 때는 천천히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이밖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건의료 인프라의 사전 확보와 역량 강화에 대한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천명철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방역 조치가 필요한 집단에 대한 전파 특성과 기여 요인에 대한 근거가 부족해 마구잡이식 규제가 이뤄지고, 고위험 지역이나 시설에 대한 효율적인 방역 대책 결정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적시에 필요한 정책이 내려질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하고 프로토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순강 객원기자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21-03-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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