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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20-02-13

면역세포, 병원균 발견시 팀으로 대응한다 활성화된 면역세포, 상호 인지해 증식 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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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 세균 등 이물질이 들어오면 우리 면역계는 이에 대항하기 위해 면역세포 수를 크게 늘린다. 이런 면역세포의 급속한 팽창과 감염 후 과도한 자가 손상 반응 사이에서 면역계는 균형을 맞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면 간단하게 보이는 이 메커니즘이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병원과 네덜란드 및 영국 과학자들에 의해 최근에서야 밝혀졌다.

인체가 병원균에 감염되면 면역 T세포가 빠르게 활성화돼 증식을 유도한다. 연구팀은 이 세포들이 서로를 인식하고 면역세포의 밀도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식해야 하는지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번에 새로 발견된 이 메커니즘은 아직 제한된 효과를 보이고 있는 암 면역요법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는 의학저널 ‘면역’(Immunity) 11일 자에 발표됐다.

서로 상호 작용하는 T세포를 묘사한 이미지. 세포 표면은 빨간색, 세포 핵은 파란색 그리고 소통을 매개하는 수용체는 녹색으로 표시됐다. ⓒ Immunity journal

면역세포 간 서로 협력

연구를 이끈 프라이부르크 대학병원 만성면역결핍 연구센터(CCI) 얀 로어(Jan Rohr)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들 면역세포들이 서로를 인지하고 조절한다는 점, 즉 면역세포들은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개인주의자가 아닌 팀으로 행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면역세포의 밀도 조절 원리는 간단하면서도 매우 효과적”이라며, “신뢰할 수 있고 동시에 이를 이용한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저밀도 상황에서 T세포는 증식을 할 수 있도록 서로를 지원한다. 그러나 면역세포 밀도가 임계치에 도달하면 상호 지원은 상호 억제로 바뀌어 추가적인 세포 증식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이 메커니즘은 감염 초기에 약한 면역 반응을 효율적으로 증폭시키지만, 과도하고 잠재적으로 위험할 수 있는 면역 반응을 예방할 수 있다.

면역치료법, 적은 면역세포를 반복 투여해야

이번 발견은 특정 암 면역요법에 새로운 활로를 제시한다.

종양들은 인체 면역체계를 억제함으로써 스스로를 보호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면역세포가 증식해 자신을 공격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를 회피하기 위해 환자들로부터 T세포를 채취한 뒤 실험실에서 이를 강화, 확장시켜 환자에게 투여하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면역항암치료법의 하나인 음성 면역조절 억제를 통한 암 치료법 도해. ⓒ Wikimedia / Guido4

이런 치료법에서는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대개 수많은 면역세포를 투여한다. 로어 박사는 “면역세포를 너무 많이 투여하면 서로가 서로를 차단시킬 수 있다”며, “적은 수의 면역세포를 반복적으로 투입해야 종양 세포와 더욱 효과적으로 싸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어느 정도의 투여량이 현재 쓰이고 있는 면역요법을 개선할 수 있는가는 이번 연구에서 확인되지 않아 후속 연구에서 조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현미경 저속(time-lapse) 이미징 기법과 유전자 분석을 사용해 실험실에서 면역세포를 조사했다.

네덜란드 라이덴대 연구팀은 발견된 메커니즘으로 세포와 세포 간 상호작용에 대한 수학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어 마지막으로 동물 모델에서 이 메커니즘을 테스트했다.

로어 박사는 “이런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연구를 서로 잘 보완하고 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3세대 면역 항암제가 10~40% 정도의 비교적 낮은 효과를 보이고 있는 현실에서 이번 발견은 일부 면역 치료제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한 방법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20-02-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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