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식이요법을 실천하자는 결심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피트니스센터에는 새롭게 열정을 다진 신청자들이 몰려들고, 식료품 상점에는 새 식이요법을 실천하려는 쇼핑객들이 줄지어 찾아온다.
그러면 식이요법의 경우 과학적 증거가 확실하게 뒷받침되는 방법이 있을까?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신경과학자인 마크 맷슨(Mark Mattson) 박사는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6일 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간헐적 단식요법(intermittent fasting)'의 여러 과학적 효과에 대해 기술했다.
맷슨 박사는 25년 동안 간헐 단식요법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오며, 그 자신 또한 20년 전부터 간헐 단식요법을 실천해 오고 있다. 그는 “간헐 단식요법은 건강한 생활양식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단언했다.
대체로 의사들은 여러 식이요법이 개개인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좋다거나 나쁘다고 말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인체에 유익한 ‘대사 전환’ 일으켜
맷슨 교수는 의사들이 간헐 단식요법을 실천해 보려는 환자들을 안내할 때 이 요법의 과학과 임상 적용을 명확히 하도록 하기 위해 논문을 썼다고 밝혔다.
간헐 단식요법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하루 중의 시간-제한 식이(daily time-restricted feeding)로, 두 끼든 세 끼든 하루 식사를 6~8시간에 모두 마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른바 '5:2 간헐 단식'이라 불리는 방법으로, 한 주에 이틀을 한 끼만 적당량(500~600칼로리 혹은 정규 칼로리 섭취의 25%) 먹거나 굶는 방법이다.
논문에서 다룬 위의 두 가지 방법 외에 금식과 취식을 하루씩 교차하는 더욱 엄격한 방법도 있다. 금식 일에는 아예 칼로리 섭취를 하지 않거나 정규 칼로리의 25%만 섭취한다.
동물과 일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일련의 연구에 따르면, 금식과 취식 시간을 교차시키는 것은 세포 건강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마도 대사 전환(metabolic switching)이라 불리는, 오랜 옛날부터의 식량 부족 기간에 대한 적응 기전을 촉발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전환은 세포들이 빠르게 접근 가능한 설탕 기반의 저장된 연료를 사용하고, 느린 대사 과정에서 지방을 에너지로 전환하기 시작할 때 일어난다.
맷슨 교수는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이 전환은 혈당 조절을 향상하고,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증가시키며 염증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매일 세 끼 식사에다 간식을 먹기 때문에 이런 전환이나 그에 따른 이익을 경험하지 못한다는 것. 이 점은 경제수준이 높아진 한국인들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추정된다.

간헐 단식, 혈압과 혈중 지질 낮춰
이번 논문에서 맷슨 교수는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네 개의 연구가 모두 간헐 단식요법이 혈압과 혈중 지질 그리고 휴식 중의 심박수 수치를 낮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간헐 단식이 비만과 당뇨 관련 위험 인자를 바꿀 수 있는 증거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국민의료보험 재단 기금이 지원한, 100명의 과체중 여성을 대상으로 한 남맨체스터대 병원의 두 개 연구에 따르면, 5:2 간헐 단식요법을 실천한 여성들은 칼로리 제한 식이를 한 여성들과 같은 양의 몸무게를 줄였으나, 인슐린 감수성 수치가 더 좋아졌고 복부 지방도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최근의 예비연구에서는 간헐 단식이 뇌 건강에도 좋은 것으로 보고됐다.
지난 4월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다기관 임상시험에서 220명의 건강하고 비만하지 않은 성인들에게 2년 동안 칼로리 제한 식이를 실시한 뒤 일련의 인지 시험을 시행한 결과 기억력이 증가한 징후가 나타났다.
맷슨 교수는 간헐 단식이 학습과 기억에 좋은 효과를 준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그 증거가 발견된다면 간헐 단식이나 이를 똑같이 모방한 약물이 신경퇴행과 치매를 막을 수 있는 개입 수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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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9-12-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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