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BT(biotechnology)의 시대이다”
요즘 들어 부쩍 자주 듣는 말이다. 이제 생명과학은 국민들에게 매우 익숙한 단어가 되었으며, 생명과학 산업이 열어갈 미래 사회의 모습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국민들은 줄기세포, 배아복제라는 말에 낯설어 하지 않으며, 생명과학의 최첨단 기술이라고 할 만한 분야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이렇게 높아지는 국민들의 생명과학에 대한 관심과 열망에 부응하듯 그간 학자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전문학술대회가 국민들에게 좀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회장 나도선)는 5월 19일과 20일 양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05년 정기 학술대회를 개최하면서 기존의 전문가들만의 학술대회라는 면모에서 벗어나 국민들에게 좀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매커니즘에서 기능까지(From Mechanism to Functions)'라는 주제 하에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는 여느 대회와 마찬가지로 국내외 유명 과학자들의 초청 강연과 우수 연구자에 대한 수상, 신진 연구자들의 학술 포스터 발표와 생명공학 관련 업체들의 전시회가 계획되어 있다. 그러나 이 행사들 속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21세기 첨단생명과학이 우리곁에’라는 슬로건을 내건 일반대중을 위한 생명과학 강연회이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뉴스에 보도되는 생명과학적인 기사를 좀더 쉽게 이해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나아가 청소년에게는 생명과학기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생명과학기술계로의 진출을 생각하는데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열리는 이 대중 강연에는 국내최고의 생명과학분야 석학들이 선뜻 나서서 더욱 눈길을 끈다.
5월 19일 오전 10시부터 코엑스 컨퍼런스 센터 401호(Hall A)에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생체과학부 신희섭 박사의 「뇌 연구를 통한 마음의 이해」가, 이어서 10시 40분부터는 서울대학교 창의연구사업단 단장인 오우택 교수의 「너희가 통증을 아느냐」강연이 대중들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행위들의 바탕에는 ‘뇌’라는 존재가 자리하고 있다. 신희섭 박사는 「뇌 연구를 통한 마음의 이해」 강연을 통해 우리의 뇌가 마음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포유동물 유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신희섭 박사는 포항공대 교수를 거쳐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뇌의 작용기전에 대한 유전학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다양한 뇌의 작용기전을 ‘분자에서 행동까지’ 밝혀내는 야심찬 작업을 기획하고 있는 신 박사가 들려줄 대중강연은 많은 기대를 하게 한다.
이후 이어지는 강연에서는 서울대학교 오우택 교수가 「너희가 통증을 아느냐」라는 다소 도전적인 제목으로 대중들과 만난다. 과연 ‘고통 없는 세상’은 가능할까. 통증을 느끼는 통각신경에 존재하는 ‘캡사이신 채널’을 발견하면서 새로운 진통제 개발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 바 있는 오우택 교수는 이 대답에 대해 과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캡사이신은 고추에 들어 있는 성분이다.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 입안이 얼얼해지는 것은 이 캡사이신이 통각신경의 캡사이신 채널을 열어서 통증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이 매커니즘을 연구해 차세대 진통제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한 오 교수는 궁극적으로 부작용 없이 강력한 진통제를 개발하고자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대 약대 교수로 재직하며, 통증발현연구단을 이끌고 있는 오 교수는 강연을 통해 우리가 귀찮고 힘든 것으로만 생각했던 통증의 진짜 정체에 대해 알려줄 예정이다.
이번 강연은 국내 석학들의 대중 강연의 성격을 띄고 있어, 혼잡을 막기 위해 700명 한도로 사전 등록을 받고 있다. 강연 참관을 위해서는 한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 홈페이지(http://www.biochem.or.kr)를 통해 준회원 등록을 하고 신청권을 출력해 당일 코엑스 3층 컨퍼런스 센터 입구 쪽 준회원 등록대에 제출하여 네임텍을 발급받으으면 된다.
일반 대중을 위한 생명과학 강연회 외에도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새롭게 등장했다. 대표적인 것이 ‘마크로젠 여성과학자상’으로 생명공학주식회사 ‘마크로젠’이 여성과학자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후원하는 행사로, 대한민국 국적의 만 40세 이상의 우수 여성과학기술인을 선정하여 시상한다. 이 밖에도 학술적인 의견을 나눌 소모임을 위한 장소 제공, 비전문가들을 위한 준회원제 도입, 인터넷 카페 운영과 다양한 경품 행사가 참여하는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 이은희 기자
- 저작권자 2005-05-12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