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로 진행하는 암 종양은 원래의 성질을 잃고 더 공격적인 성향으로 바뀐다. 이런 종양은 다른 부위로 옮기는 전이 능력까지 갖게 돼 결국 환자의 생명을 앗아간다.
상피 조직에 생긴 암 종양이 전이 종양 세포로 변하려면 '상피-간엽 이행(EMT, epithelial-to-mesenchymal transition)'이라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암세포는 처음의 증식 능력을 상실하지만, 줄기세포와 더 비슷해지면서 조직 침습력(invasiveness)과 암 치료 회피 능력이 세진다.
그런데 새로이 형성된 리보솜이, 말기로 향하는 암 종양의 EMT 과정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스웨덴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리보솜이 암 종양의 전이에도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스웨덴 웁살라대학의 테레사 빈센트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이 대학은 8일(현지시간) 연구 성과의 개요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빈센트 교수는 "최근까지 리보솜은 단백질 합성 과정에서 수동적인 역할만 하는 것으로 여겨졌는데, 잠재적으로 복잡하고 능동적인 역할도 한다는 게 밝혀졌다"면서 "건강한 상태든 병든 상태든 세포 생리 작용에 리보솜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웁살라대학의 면역학·유전학·병리학과 그룹 리더인 빈센트 교수는, 미국 코넬대 의대의 스콧 블랜차드 교수와 함께 이번 연구를 주도했다.
리보솜은 전령 RNA(mRNA)와 아미노산을 연결해 단백질 합성을 돕는 세포소기관으로 살아있는 모든 세포에 존재한다. 리보솜 RNA(rRNA)와 리보솜 단백질이 리보 핵소체 단백질(ribonucleoprotein)을 형성하고, 이것이 세포질에서 성숙하면 리보솜이 된다.
연구팀은 특히 리보솜의 생성 부분을 주목했다.
실제로 리보솜 생성을 억제하면, 공격성이 강해져 호르몬 요법에 반응하지 않던 암 종양 세포 가운데 일부가, 다시 전이하지 않는 양성 종양으로 돌아간다는 걸 확인했다.
인간의 암 종양을 이식한 생쥐에 CX-5461이라는 저분자 물질을 투여해 리보솜 생성을 억제하는 실험도 했다. 그 결과 1차 종양이 침습성에서 비침습성으로 바뀌고, 호르몬 요법에 다시 반응을 보이면서 폐로의 전이가 눈에 띄게 줄었다.
빈센트 교수는 "호르몬 요법이 더 듣지 않는 환자도 CX-5461을 투여하면 다시 반응도를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매우 중요한 돌파구를 찾은 것"이라고 자평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웁살라대학 외에 카롤린스카 연구소, 룬드대학 등의 스웨덴 과학자들과 미국, 오스트리아, 스페인, 아랍에미리트 등의 연구진도 참여했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19-05-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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