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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8-04-17

엄마 우울증, 자녀 IQ에 악영향 유아부터 16세까지 인지 발달에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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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는 우울증에 걸리면 매사에 의욕이 떨어지고 친구를 만나도 즐겁지가 않아 주변 사람들에게도 걱정을 끼친다.

우울증은 뇌 속의 신경전달물질 수치가 떨어지거나 암, 내분비계 질환, 뇌졸중같은 여러 질병 등에 의해 나타날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나 이별 같은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같이 원인이 다양하다 보니 환자 수도 적지 않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대략 미국 여성 10명 중 한 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샌디에이고) 연구팀은 엄마의 우울증이 유아부터 16세 사이 아동의 인지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를 발표해 눈길을 모은다. 이 연구는 학술지 ‘아동 발달’(Child Development) 4월호에 실렸다.

자녀를 양육하는 엄마의 우울증은 자녀들에게 장기간 지속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나왔다.  ⓒ Pixabay
자녀를 양육하는 엄마의 우울증은 자녀들에게 장기간 지속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나왔다. ⓒ Pixabay

어머니는 우울증, 자녀는 IQ 테스트 실시

연구진은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살고 있는 약 900명의 건강한 어린이들과 그 어머니들을 유아기 때부터 16세까지의 기간 동안 5년 간격으로 조사를 수행했다. 엄마들이 각 연령대의 어린이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잘 반응하는가를 비롯해 자녀 나이에 적합한 학습 자료를 얼마나 많이 제공하는지 등을 관찰했다. 그리고 어린이들은 각각의 평가에서 표준 IQ 테스트를 사용해 언어 인지능력을 평가받았고, 어머니들에게는 우울증 증상을 테스트했다.

UC샌디에이고 의대 소아과 패트리샤 이스트(Patricia East) 박사는 “심한 우울증에 시달린 어머니들은 우울증에 걸리지 않은 어머니들에 비해 자녀들에게 적당하게 감정 표현을 하거나 장난감이나 책과 같은 자녀들을 위한 학습 재료들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것은 차례로 우리가 조사한 연령대인 1세와 5세, 10세, 16세 때의 어린이 지능지수(IQ)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결과가 일관되고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것은 우울증이 엄마의 양육과 자녀 발달에 영구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한 모든 어린이들의 5세 때 평균 언어 IQ점수는 1~19까지의 척도에서 7.64로 나왔다. 그런데 심한 우울증이 있는 엄마의 자녀들은 평균 언어 IQ점수가 7.30인데 비해 우울증이 없는 엄마의 자녀들은 7.78을 기록했다.

이스트 박사는 “보기에는 비록 작은 차이지만 IQ가 7.78과 7.30으로 차이가 나는 것은 어린이의 언어능력과 어휘력 구사의 맥락에서 구별이 되는 의미있는 결과”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어린이가 엄마의 만성 우울증으로 인해 겪을 수 있는 장기적인 결과를 나타내 준다”고 말했다.

연구를 수행한 미국 캘리포니아(샌디에이고)의대 소아과 연구과학자인 패트리샤 이스트 박사. CREDIT: UC San Diego Health
연구를 수행한 미국 캘리포니아(샌디에이고)의대 소아과 연구과학자인 패트리샤 이스트 박사. CREDIT: UC San Diego Health

“반수 이상의 엄마들 우울증 겪어”

연구 기간 동안 ‘당신은 슬픕니까?’, ‘당신은 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까?’와 같은 질문을 바탕으로 판단해 볼 때 적어도 반수 정도의 어머니는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트 박사는 “연구에 참여한 어머니들은 그들의 삶에 스트레스 요인들이 많았다”며, “대부분의 엄마들이 겨우 9년 정도의 교육을 받았으며 집 밖에서 직장 일을 해본 적이 없이, 스트레스의 한 요인으로서 작고 비좁은 가정에서 친척들과 함께 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많은 엄마들이 출산 후 첫 6개월 동안 우울증에 시달렸고, 일부는 우울증이 계속 남아있는 이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자녀가 한 살이 되었을 때 심한 우울증을 앓은 여성의 약 20%는 이후 오랫 동안 우울증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트 박사는 “이 같은 결과는 건강의료 제공자들에게 모성 우울증의 조기 발견과 개입 및 치료가 핵심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우울증 엄마들에 대한 충분한 지원은 우울 증상을 생산적인 방식으로 관리하고, 자녀들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어머니의 우울증이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통해 어린이 자신의 우울 증상이나 학업 성취 및 과체중, 비만 같은 건강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8-04-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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