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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7-12-27

대기오염 단기 노출에도 조기사망 위험 국가 대기 질 기준치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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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호흡기나 심혈관을 비롯해 인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일. 최근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연구진은 노인들이 미국 국가 안전 기준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미세 먼지와 오존에 단기간 노출되더라도 조기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를 내놨다.

또한 이 위험도는 저소득층이나 여성, 흑인들에게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JAMA) 26일자에 발표됐다.

논문의 시니어 저자이자 하버드대 생물통계학 교수 겸 ‘하버드 데이터 사이언스 이니셔티브’ 공동책임자인 프란체스카 도미니치(Francesca Dominici) 교수는 “이는 현재까지의 오염에 대한 단기간 노출과 사망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연구”라며, “우리는 대기오염이 증가함에 따라 사망률이 거의 연속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대기오염 수준이 아무리 낮더라도 인체 건강에 해롭다”고 밝혔다.

코크스 제조 가마에서 품어져 나오는 대기오염 물질 Credit : Wikimedia Commons / Library of Congress / Alfred T. Palmer
코크스 제조 가마에서 품어져 나오는 대기오염 물질 Credit : Wikimedia Commons / Library of Congress / Alfred T. Palmer

PM2.5 하루 1㎍/㎥ 증가하면 연간 550명 추가 사망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 흡입성 입자(PM2.5)와 오존 - 특히 4월에서 9월까지 발생하는 ‘온난 계절 오존’-은 사망률 증가와 연계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환경청(EPA)이 설정한 국가 대기질 표준(NAAQS)에 의하면 PM2.5에 대한 장기 노출은 연간 하루 평균 12㎍/㎥ 이하면 안전한 것으로 간주된다. 24시간 표준은 35 ㎍/㎥다. 따뜻한 계절의 오존 수치는 연간 표준이 없고, 8시간 표준이 70ppb(parts per billion)이다.

연구팀은 PM2.5와 오존의 정확한 추정치를 제공하는 예측 모델을 사용해 미국 전역의 1일 대기오염 노출을 평가했다. 그런 다음 이 대기오염 자료를 2000년~2012년까지 13년 동안 3만9182개 우편번호(미국 전체 우편번호의 93%)에 거주하는 미국 전체 의료보험(Medicare) 등재 인구의 사망률 자료와 연계시켰다.

연구기간 동안 연구 대상 인구 가운데 2200만명이 사망했다. 사망률과 대기오염의 관계를 비교한 결과 하루에 PM2.5가 10㎍/㎥, 온난한 계절의 오존 농도가 하루에 10ppb 증가하면 1일 사망률이 각각 1.05%와 0.51% 증가했다. 논문 저자들은 이 같은 수치 증가가 작게 보이지만 이를 미국 전체 노령인구에 적용하면 공중보건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여름 동안 PM2.5가 하루에 1㎍/㎥ 증가하면 연간 550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하고, 연구 기간 13년 동안에는 715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된다는 것. 또 여름에 하루 오존 농도가 1ppb 증가하면 연간 250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13년 동안 3250명의 추가 사망자가 나온다는 것이다.

지구를 덮고 있는 광학 에어로졸의 두께(Modis Terra aerosol optical depth at 550nm 2007-01 to 2011-12 average). 에어로졸 수준 색깔(노란색에서 적갈색)은 햇빛을 흡수하는 입자의 상대적인 양을 나타낸다. 우리 나라 옆 중국도 대기오염에 따른 미세입자 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Credit : Wikimedia Commons / Giorgiogp2
지구를 덮고 있는 광학 에어로졸의 두께(Modis Terra aerosol optical depth at 550nm 2007-01 to 2011-12 average). 에어로졸 수준 색깔(노란색에서 적갈색)은 햇빛을 흡수하는 입자의 상대적인 양을 나타낸다. 우리 나라 옆 중국도 대기오염에 따른 미세입자 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Credit : Wikimedia Commons / Giorgiogp2

여성과 비백인 사망률 25% 더 높아

특정 하위집단들은 특히 단기 대기오염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보험(Medicaid) 가입자 가운데 PM2.5 증가와 연계된 사망률 증가는 메디케이드 대상이 아닌 사람들보다 세 배나 높았다. 여성과 비백인도 남성이거나 백인인 사람들보다 사망률이 25% 더 높았다. 연구진은 가난과 건강에 해로운 생활방식, 건강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 하는 환경이 이 같은 불균형에 영향을 준다고 추정했다.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연구진들이 2017년 6월에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대기오염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대기오염 장기노출에 대한 국가 기준치보다 낮은 수준에서도 조기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 결과들은 미국 환경청이 현재의 연간 국가 대기질 표준(NAAQS)을 검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조엘 슈워츠( Joel Schwartz) 환경역학 교수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단기 사망 위험에 대한 이번의 새로운 연구는 미국 환경청이 1일 국가 대기질 기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논문 제1저자인 치안 디(Qian Di) 환경보건학과 박사과정생은 “도시나 교외, 시골 어디에 살든 대기오염에 노출되는 한 건강은 위협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7-12-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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