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생명과학·의학
심재율 객원기자
2017-09-27

날씨 따뜻하면 폭력범죄 늘어 열파지수 높으면 최고 23% 급등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미국 경찰 사이에는 오래전부터 이런 말이 돌았다.

‘밖이 더우니 엄청 바쁘겠군!’

날씨가 따뜻하면, 폭력적인 범죄나 사소한 치안문란행위가 늘어나는 것을 오래동안 겪어왔기 때문에 이런 말이 생겼다.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범죄 데이터를 10년간 분석해보니, 폭력적인 범죄와 경범죄에 해당하는 치안문란행위는  날씨가 따뜻하고 상쾌할 때 더 높았으며, 특히 평소보다 따뜻한 겨울철에 급격히 상승했다.

드렉셀 대학(Drexel University) 공중보건학교의 레아 쉬나시(Leah Schinasi) 박사와 가산 함라(Ghassan Hamra) 박사가 최근 '저널 오브 어번 헬스'(Journal of Urban Health)에 발표한 이번 연구 결과는 필라델피아에서 2006년부터 2015년이에 발생한 10년간의 범죄기록을 바탕으로 했다.

경찰들이 느끼듯이 기온이 높을 때 폭력범죄율은 높았다. 전체적으로 1년 중 날씨가 가장 따뜻한 5월에서 9월 사이에 범죄가 높았으며, 이 중에서도 아주 더운 날에 가장 높았다.

필라델피아의 폭력범죄 10년간 분석    

예를 들어 사람의 편안한 정도를 나타내기 위해 온도와 습도를 계량적으로 분석해 만드는 열파지수(heat index)가 화씨 98도일 때 폭력범죄 비율은 열파지수가 화씨 57도일 때에 비해 9%가 높았다.

경범죄에 해당하는 치안문란행위의 경우도 열파지수가 화씨 98도일 때가 화씨 57도일 때에 비해 7% 높았다.

연중 기온이 낮은 기간인 10월부터 4월 사이에 ‘온화한 기온’ vs ‘추운 기온’에 따른 ‘높은 범죄비율’ vs ‘낮은 범죄비율’을 비교하면 더욱 놀랍다. 이 기간 중 중간 열파지수는 화씨 43도이다.

하지만, 이 기간중 열파지수가 화씨 70도로 오르면 폭력범죄의 발생비율은 평균 무려 16%나 높았으며, 치안문란행위의 경우 무려 23%나 치솟았다.

필라델피아 경찰  ⓒ Pixabay
필라델피아 경찰 ⓒ Pixabay

연구원들은 범죄율의 비정상적인 발생을 확인하기 위해 계절평균에 대한 일일 기온의 변화를 관찰했다. 예를 들어 차가운 달 중 시즌 평균보다 화씨 55도가 높은 날에는 치안문란행위의 비율이 7% 높았다.

쉬나시 박사는 “이번 발견은 사회적 행동을 생각하면 매우 이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온이 지나치게 춥거나 더우면, 사람들은 실내에 머무른다. 그러나 기온이 따뜻하면, 사람들이 더 많이 밖으로 나오면서 범죄의 기회가 많아진다”고 덧붙였다.

좀 더 쾌적한 날씨가 더 많은 범죄가 발생하는 것에 비춰볼 때, 더운 기간 중 상대적으로 선선한 날에도 더 많은 범죄가 발생하지 않느냐고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더운 계절 중 기온이 시즌 평균보다 낮게 떨어져도 범죄율은 비교적 정체된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볼 때 그 같은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쉬나시는 범죄가 더 많이 발생하는 지점이나 특정한 구역이 있는지, 예를 들어 사회간접시설 같은 특별히 폭력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곳이 있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뜻한 날에 범죄가 높아지는 것을 보면, 점점 더 기온이 올라가는 기후변화의 효과가 우려된다. 두 사람의 연구는 지금 따뜻하다고 생각하는 날씨가, 앞으로 기온이 전체적으로 상승해서 ‘보통 날씨’로 변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만든다.

치안인력 배치 및 활용에 도움 줄 듯    

쉬나시는 “범죄율의 변화를 비롯해서 공공보건에서 기후변화가 가져올 효과를 인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범죄율과 기온 사이의 관계에 대한 경찰관들의 오랜 속담을 뒷받침하는 이번 연구결과는, 경찰들의 치안유지활동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치안인력을 배치하고 할당할 때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계절별 특성과 지역적 기후를 감안하면 치안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열파란 '비정상적이고 불쾌한 느낌을 주는 덥고 습한 날씨'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장마가 끝난 후 후덥지근한 날씨가 계속되곤 한다. 열파기간 중 사망자 수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 미국 국립기상대(National Weather Service NWS)는 고온다습할 때 국민들에게 열파에 대비할 수 있는 열파지수를 개발했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7-09-27 ⓒ ScienceTimes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