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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7-08-25

아이 자존감 키워 주려면? 과제 수행 실패가 자존감에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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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자아 의식(sense of self)은 좀더 나이든 학동들이나 어른들과 유사하다는 심리학자들의 연구가 나왔다. 이 연구 결과는 개인으로서 자기 가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일찍 발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편, 어린이들이 경험한 실패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일찍 좌절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안드레이 심피언( Andrei Cimpian) 미국 뉴욕대 심리학과 부교수는 “어린이들의 자아 개념은 나이든 아동이나 성인들과 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며, “어린이들은 자신이 추상적인 특성과 능력을 가진 것으로 생각할 수 있고, 자존감에 영향을 미치는 자기 가치에 대해 추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의 자아의식이 예전에 생각했던 것과 달리 어른들과 유사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Credit : Pixabay
어린이들의 자아의식이 예전에 생각했던 것과 달리 어른들과 유사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Credit : Pixabay

어린이, ‘의연한 낙천주의자’ 아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에 대한 추론에서의 이 정도 성숙 수준은 어린이들이 실패와 맞닥뜨렸을 때 의기소침해질 수 있고, 이전의 이론에서 묘사했던 ‘의연한 낙천주의자’는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심피언 교수는 이번 새 연구에 비추어 어린이들에게 동기를 유발하고 학교생활과 같이 중요하지만 때로는 어려운 일에 참여할 때 어린이들을 지원하는 방법들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학술지 ‘아동 발달’(Child Development) 최근호에 게재됐다.

학자들은 오랫 동안 어린이들은 자신에 대해 구체적이고 행동적 측면에서 생각하고, 어른이나 나이든 아동들과는 달리 개인으로서 자신의 특성과 가치에 대해 추론할 수 없다고 믿어왔다.

연구팀은 어린이들이 (예를 들면 ‘나는 똑똑하다’와 같이) 일반적인 특성과 능력 측면에서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개인으로서 자신의 포괄적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지, 아니면 (예를 들어 ‘나는 좋은 성적을 얻었다’와 같이) 구체적인 행동과 결과에 초점을 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그런 믿음을 테스트해 봤다.

어린이들은 이전의 발달이론에서 주장했던, 사소한 실패에 개의치 않는 '의연한 낙천주의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어린이들은 이전의 발달이론에서 주장했던, 사소한 실패에 개의치 않는 '의연한 낙천주의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Credit : Pixabay

4~7세 어린이 대상 자기 가치감 조사

연구팀은 의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4세부터 7세 사이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참가 어린이들에게는 심리학 연구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몇가지 다양한 가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가상 시나리오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과제(예를 들어 퍼즐을 푸는 것과 같은)를 완성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물었다. 어떤 케이스에서는 어린이들에게 (예를 들면 해를 그리는 것과 같이) 과제가 쉽다고 말했고, 다른 케이스에서는 (말을 그리는 것과 같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부 어린이들에게는 어른(부모나 교사)의 요청에 따라 과제가 완료되었다고 알리고, 다른 어린이들에게는 과제가 자기주도적으로 수행됐다고 말했다.

새 연구 결과 4세 정도의 어린이는 스스로의 능력과 자기 가치감에 대해 유연하게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redit : Pixabay
새 연구 결과 4세 정도의 어린이는 스스로의 능력과 자기 가치감에 대해 유연하게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redit : Pixabay

어른들의 개입 부정적 영향 미쳐

그런 다음 그들 자신의 능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예를 들면 해/말을 그려보니 자신이 그림을 잘 그리는 것처럼 느끼는지 혹은 잘 그리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는가?)과 함께, ‘퍼즐을 완성하는 것이 좋은 소년/소녀처럼 느껴지는가 그렇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통해 포괄적인 자기 가치감을 물었다. 조사가 끝날 무렵 어린이들은 긍정적인 시나리오를 시연하고 연구원들이 그 결과를 정리했다.

조사 결과 4세 정도 어린이들은 자신들의 행동 맥락에 따라 스스로의 능력과 가치감에 대해 유연하게 추론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어린이들은 어렵지 않은 쉬운 과제를 푸는데 실패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자신의 능력을 낮게 평가했지만 자기 가치감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았다.

반대로 (자기주도적인 것과 대치되는) 어른들이 요구한 과업을 수행하는데 실패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포괄적 자기가치감에 대해 낮게 평가했으나 능력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았다. 달리 말하면 어른들의 개입은 과제와는 독립적으로 자존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른들의 개입이 어린이의 자기 가치감에 상처를 줄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Credit : Pixabay
어른들의 개입이 어린이의 자기 가치감에 상처를 줄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Credit : Pixabay

좌절 않도록 하는 학습 환경 필요

심피언 교수는 “이 같은 증거는 어린이의 자아개념과 나이든 아동 및 어른들의 자아개념 사이에 놀라운 연속성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연구 결과 매우 어린 나이에도 다른 사람들이 어린이들의 자기 가치감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부모와 교사 모두 어린이들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자기 가치감에상처를 받고 용기를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생산적인 학습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7-08-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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