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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7-08-14

암 대체요법, 생존율 낮다 초기 암 치료에만 사용, 철저한 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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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인 양방 치료법 대신 대체요법만으로 암을 치료하는 환자들은 사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예일대 의대 ‘암 결과, 공공정책 및 효과 연구(COPPER) 센터’와 예일 암센터 연구원들은 미국 국립암연구소 저널 최근호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 보고를 발표했다.

대체요법은 의사면허를 가진 의료전문가가 시행하는 표준 치료 대신 적용하는 다른 치료법을 말한다. 이에 비해 보완 의료는 표준 암 치료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실시하는 침 치료와 같이 표준 치료로 간주되지는 않으나 표준 치료와 병행해서 시행되는 의료를 일컫는다.

미국에서도 기존의 암 치료법과 대조되는 대체요법(alternative medicine)에 관심을 갖는 환자들과 가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환자와 의료 제공자 모두에게 어려움을 준다. 기존의 암 치료법이 암을 가장 잘 퇴치할 수 있는 방법으로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대체요법을 통한 암 치료 효과에 대한 평가 연구가 매우 제한돼 있어 대체요법을 활용할 것인가를 결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체요법만으로 암을 치료했을 때 사망률이 높다는 조사 연구가 나왔다.  ⓒ ScienceTimes
대체요법만으로 암을 치료했을 때 사망률이 높다는 조사 연구가 나왔다.

암환자 840명 비교 분석

그럼에도 현재 많은 암환자들이 기존 암 치료법에 덧붙여 대체요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 그러나 기존 치료법 대신 대체요법만을 유일한 치료법으로 사용하는 환자들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다.

예일 암센터 치료방사선과 제임스 유(James B. Yu) 부교수는 “비효율적이고 증명되지 않은 대체요법만으로 암을 치료하다 병세가 악화돼 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들을 보고 이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기존의 암 치료법에 비해 대체요법이 환자의 생존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미국 국립 암 데이터베이스[NCDB (National Cancer Database)]에서 유방암, 전립선암, 폐암 및 대장암 환자 840명을 조사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미국외과학회 암치료 위원회와 미국 암 학회가 공동으로 축적한 자료로, 미국 전역에서 새로 진단된 암의 약 70%를 확보하고 있다. 연구팀은 기존의 양방 암 치료를 받은 560명의 환자와 대체의학을 선택한 280명의 환자를 비교했다.

연구대상자들은 2004년에서 2013년 사이에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었다. 이들이 양방의 화학요법과 수술 및 방사선 치료 대신 대체요법 치료를 받은 결과를 수집해 보니 사망 위험이 더 크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이 같은 사실은 유방암과 폐암 및 대장암 환자들에서 같은 결과가 나왔다.

친숙하고 색조가 잘 어우러진 허브 치료법 이미지는 기존의 약과 비교해서 덜 위협적이거나 위험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이는 의도적인 마케팅 전략이라는 시각도 있다. Credit : Wikimedia Commons / kerkanno
친숙하고 색조가 잘 어우러진 허브 치료법 이미지는 기존의 약과 비교해서 덜 위협적이거나 위험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이는 의도적인 마케팅 전략이라는 시각도 있다. Credit : Wikimedia Commons / kerkanno

초기 암 치료에 대체요법 적용은 철저한 검토 필요

연구팀은 대체요법을 선택한 환자들의 사망률이 더 높다는 결론을 내리고 초기 암 치료에서 대체요법 사용은 더욱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논문 제1저자인 스카일러 존슨(Skyler Johnson) 방사선 종양의는 “입증된 암 치료법 대신 대체의료법을 사용하면 생존율이 떨어진다는 증거가 있다”며, “생존과 관련해 암 치료 결정을 내릴 때 환자나 의사 모두에게 이 정보가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논문 공저자인 캐리 그로스(Cary Gross) 교수(역학)는 이 분야에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체요법을 이용한 암 치료는 공개적으로 알려진 것이 거의 없어 환자들이 의사 결정을 할 때 어둠 속에서 길을 찾는 것과 같다”며, “새로운 유형의 면역치료법이나  비타민 고용량 요법 등에 대해 얘기할 때 어떤 치료법이 효과적이고 그렇지 않은지를 더 많이 알고 있어야 환자가 정보를 바탕으로 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침은 암치료 보완요법으로 쓰이고 있기도 하다.  Credit : Wikimedia Commons / Kyle Hunter
침은 암치료 보완요법으로 쓰이고 있기도 하다. Credit : Wikimedia Commons / Kyle Hunter

자연’이라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다

현재 미국 내 주요 암센터에서는 침술과 같은 요법을 표준 암 치료법의 보완요법으로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몇몇 보완ᆞ대체의료(CAM)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인정받았으나 이와 달리 효과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해로운 치료법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CAM에 대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도 많다. 그러나 시간과 연구비 문제, 연구자와 연구기관 찾기, 법적인 문제 등으로 기존의 치료법과 같은 장기적이고 대규모 연구가 이뤄지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 국립 암연구소는 CAM 적용에 대해 몇 가지 주의를 주고 있다. 먼저 ‘자연’이라는 말이 들어갔다고 해서 다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것. 예를 들어 살균작용이 있고 우울증 등의 치료에 쓰였던  세인트존스 워트(성 요한의 풀)는 항암제 작용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에 쓰이는 ‘카바 카바’란 허브 역시 간에 해를 끼칠 수 있다. 고용량 비타민C도 항암 화학제와 방사선 치료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건강한 사람에게도 지나치게 많은 비타민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암 환자가 보완ᆞ대체요법을 활용하려면 먼저 의사와 간호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고 효과가 입증됐는지를 꼼꼼히 살펴보라고 권한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7-08-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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