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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7-07-18

폭력성, 정신병 첫 징후시 '最高' 정신질환자의 폭력 범죄 비율은 매우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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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아무 관계 없는 초등생 어린이를 살해하거나 지나가는 행인들을 공격하는 정신병 관련 폭력이 자주 보도되고 있다. 이 같은 폭력 행동은 실제 발생 횟수 비율이 매우 적은 편이나, 충동적이고 예측되지 않은 것이어서 가족이나 일반인들에게는 불안요소의 하나가 되고 있다.

정신병이 발병할 위험이 높은 젊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연구에서 폭력 가능성을 식별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됐다. 이 방법은 향후 폭력 행동을 할 위험 증가를 예측하거나 실제 정신병 발병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컬럼비아대 의료원 게리 브루카토(Gary Brucato) 박사와 래기 거기스(Ragy Girgis) 교수팀은 ‘신경정신약물학’(Neuropsychopharmacology) 최근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정신병 위험이 높은 집단에서의 폭력적 행동에 관한 종적 연구’(A Longitudinal Study of Violent Behavior in a Psychosis-Risk Cohort)]을 발표했다.

알코올과 약물 남용, 정신병 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하지 못 하는 것, 젊은 나이, 망상과 환각같은 정신병적 증상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들이 정신병 증상을 가진 사람들의 폭력 위험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Credit : Pixabay
알코올과 약물 남용, 정신병 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하지 못 하는 것, 젊은 나이, 망상과 환각같은 정신병적 증상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들이 정신병 증상을 가진 사람들의 폭력 위험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Credit : Pixabay

선별검사로 폭력 위험 파악 가능성 입증

일반 대중들은 통상 정신병이 있는 사람들은 폭력적 행위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정신질환자들이 저지르는 폭력 범죄의 비율은 매우 적다. 그럼에도 여러 연구에서는 정신병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않으면 낯선 사람이나 가족 내 폭력을 포함한 ‘대량 폭력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한다.

컬럼비아 의대 정신과 주임교수인 제프리 리버만(Jeffrey A. Lieberman) 교수는 “폭력이 정신질환에 의해 촉발되고, 따라서 그런 경향이 있는 사람들을 확인해 치료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심리상태를 잘 파악할 수 있는 민감한 도구를 이용한 선별검사로 정신장애 초기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큰 폭력 위험 상태에 있음을 알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신병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폭력적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해칠 생각이 있었느냐'같은 직접적인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정신병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폭력적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해칠 생각이 있었느냐'같은 직접적인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Credit : Pixabay

정신병 위험 높은 젊은이 200명 2년 간 추적 조사

이번 연구에서는 2년 동안 정신병 위험이 높은 200명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연구에 참여하기 전 6개월 동안 폭력적인 행동을 한 사람이 12명(6%), 연구 참여 당시 폭력적인 생각을 한 사람이 56명(28%) 그리고 8명(4%)이 2년 간의 추적 조사 중 폭력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평가 결과에 따라 연구진은 치료를 하고, 생각을 폭력 행동 계획으로 발전시킨 추가적인 10명에 대해 선제적인 조치를 취했다.

이번 연구 결과 폭력적 생각과 최근의 폭력 행동 모두가 정신병적 증상을 나타낸 지 평균 7일 이내에 발생한 폭력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개인의 증상 서술에 포함된 정보만이 폭력 행동을 예측했고, ‘다른 이를 해치기를 원하는가 그렇지 않은가’하고 묻는 직접적인 질문은 그렇지 못 했다. 저자들은 정신질환에서의 폭력에 관한 이전 연구들이 폭력 행동을 예측하지 못 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으로 생각한다.

19세기 후반에 활동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동료화가 고갱과 함께 지내던 중 사이가 나빠져 자신의 귓불을 자르는 행동을 저질렀다. 스스로 정신병원을 찾아가기도 했던 그는 37세 때 권총으로 자살을 시도해 이틀 후 사망했다.  Credit : Pixabay
고흐의 자화상. 19세기 후반에 활동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동료화가 고갱과 함께 지내던 중 사이가 나빠져 자신의 귓불을 자르는 행동을 저질렀다. 스스로 정신병원을 찾아가기도 했던 그는 37세 때 권총으로 자살을 시도해 이틀 후 사망했다. Credit : Pixabay

폭력적인 생각, 충동적이고 기회에 따라 나타나

‘다른 사람을 해칠 생각을 가져보았는가?’라는 직접적인 질문은 200명의 참가자 중 아무에게서도 폭력적 관념에 대한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 했다. 그러나 ‘스스로의 관념이나 생각을 통제하지 못 한다고 느낀 적이 있느냐’는 우회적인 질문은 56명으로부터 폭력 관념에 대한 보고를 이끌어냈다.

또한, 연구 초기의 폭력적인 생각의 대상들이 나중에도 그 대상이 되지는 않았다. 이는 공격이 계획된 것이라기보다는 충동적이고 기회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며, 그 사람의 정신병적 증상의 결과다.

논문 제1저자인 임상 심리학자 게리 브루카토 정신의학과 연구원은 “이 사람들은 자신들이 폭력적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느낀다”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은 마음에 거슬리는 것들로서 자신의 것이 아니고 또 현실적이라고 믿지 않기 때문에 보고하지 않거나 의미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를 수행한 래기 거기스 교수(왼쪽)와 논문 제1저자인 게리 브루카토 박사. Credit : CUMC
연구를 수행한 래기 거기스 교수(왼쪽)와 논문 제1저자인 게리 브루카토 박사. Credit : CUMC

처음 정신병적 문제가 나타났을 때 폭력 위험 가장 높아

알코올과 약물 남용, 정신병 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하지 못 하는 것, 젊은 나이, 망상과 환각같은 정신병적 증상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들이 정신병 증상을 가진 사람들의 폭력 위험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기 연구들에 따르면 최초의 정신병적 사건이 나타났을 당시의 기간이 폭력적 행동의 위험이 매우 높은 시기이며, 폭력적인 행동이 이 때 최고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의 시니어저자인 래리 거기스 정신과 조교수는 “이번 연구는 정신병 위험의 전조 증상이 있는 개인들은 폭력 생각에 대한 선별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중요한 것은 효과적인 선별검사법을 입증한 것”이라며, “이번 연구와 평가방법들이 정신병적 증상의 맥락에서 폭력 생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임상 현장에 적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의 자살 생각과 마찬가지로 정신병이 약화된 단계에서 폭력 생각 경험을 모호하게 만들면 환자가 이에 대해 자유롭게 보고한다”고 설명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7-07-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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